한국 보수주의 진영의 소장 논객들이 진보주의 진영에 날리던 비판의 화살을 내부로 돌렸다. 보수주의자들의 보수주의 비판이다.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완패했다. 국토방위와 산업화에 열정을 쏟으며 대한민국을 지켜냈지만 민주화나 문화적 다원성, 인권 등 삶의 질을 가꾸는 가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박효종(서울대 국민윤리학) 교수의 진단이다. 박 교수를 포함해 함재봉(연세대 정치학 교수).김정호(자유기업원 원장).복거일(소설가)씨 등 7명의 보수주의자들이 한국 보수주의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분석한 '한국의 보수를 논한다'(바오 출판사)가 최근 출간됐다.
박 교수는 '보수주의자들의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비판했다. 그가 제시한 칠거지악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죄 ▶과거 추억과 향수를 살리지 못한 죄 ▶지키기만 하고 가꾸지 못한 죄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한 죄 ▶특권 오.남용의 죄 ▶'자기 실현'에만 탐닉하고 '자기 초월'을 못한 죄 ▶베풀지 못한 죄 등.
그는 "한국의 보수주의들은 '백설공주'에 나오는 왕비처럼 매일 거울을 보며 '도대체 이 나라를 세우고 지킨 사람이 누구지?'하는 질문만 반복해 왔다"면서 "그런 가운데 민족주의, 민주주의, 통일, 개혁 등의 용어를 모두 진보진영에 빼았겼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특권층에게 요구되는 봉사정신은 2%가 부족한 게 아니라 아예 98%가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김정호 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보수주의자들의 모순된 점을 지적했다. 보수주의자들은 국가의 규제를 반대하면서 정작 그 연원이 박정희 정권 시대에서 비롯된 점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세계를 향해 문호를 개방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정책을 편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함재봉 교수의 분석은 김 원장과 다소 차이가 난다. 함 교수는 "한국의 보수가 현실주의에 입각한 부국강병론을 통해 가장 모범적인 근대적 산업국가를 건설했다"고 평가하면서 "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한 이론 정립과 역사 쓰기에 실패함으로써, 또 진보 세력이 내세우는 도덕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항할 이론을 제시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복거일씨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보수라는 용어가 부정적으로 쓰이는 이유는 보수의 핵심적인 집단이 과거의 잘못들로 오염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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