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비싼 땅값에 경제 멍든다

자유기업원 / 2007-04-18 / 조회: 6,015       매일경제, 1면

샐러리맨들이 붐비는 서울 명동의 A음료체인점. 외국계 프랜차이즈인 이곳에서는 천연 과즙을 살짝 얼린 음료 한 잔을 3800원에 판다. 하지만 미국 뉴욕의 맨해튼 지점에서는 똑같은 과일음료 한 잔이 3.57달러(3328원ㆍ세금 포함)다. 서울의 가격이 뉴욕 맨해튼보다 비싼 근본 이유는 땅값(임대료)이다. 명동에선 한 잔당 1330원(35%ㆍ3월 매출액 기준)이 임대료로 들어가지만 맨해튼에선 임대료가 665.6원(20%)에 불과하다. 땅값이 비싼 나라에 사는 죄로 명동의 샐러리맨들은 과일음료 한 잔을 마실 때마다 잔당 665원씩을 더 내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비싼 땅값 때문에 '바가지'를 쓰고 있다. 과일음료 한 잔에도 '비싼 땅' '좁은 땅'의 업보가 녹아 있다. 생활물가와 임대료, 대출금 상환이 걱정되는 중산서민층뿐만이 아니다. 기업들도 "더 이상은 못 견디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중국 다롄시 창신다오에 조선소를 짓고 있는 STX가 그런 예다. 강덕수 STX 회장은 "중국에서 확보한 100만평 규모 용지를 한국에서 확보하려고 했다면 투자액(10억달러) 전부를 땅 사는 데 집어 넣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의 중국행으로 한국은 2만개 일자리 기회를 놓치게 됐다. 국내 제조업 근로자 평균임금 1691만원(2005년)을 적용하면 연간 3382억원에 이르는 소득원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대다수 한국인들은 '비싼 땅' '귀한 땅'을 숙명처럼 짊어진다. 그러나 토지 전문가들은 "한국인이 비싼 땅에 비좁게 사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잘라 말한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대지, 공장용지, 공공용지 등 도시적 용도로 쓰이는 땅의 비율(국토이용률)은 6.1%(6101㎢)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본은 7%, 영국은 14.4%(DEFR 기준)에 이르며 다른 선진국들도 10% 수준을 웃돈다. '산이 많아 국토이용률을 높이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52억평의 개발 가능 공간이 남아 있다.

채미옥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사가 급해 개발하기 힘들거나 군사시설보호구역, 수질보전구역 등으로 묶인 곳을 빼고도 개발가능지(관리지역 내 개발가능지)가 51억9574만평(1만7176㎢)에 달한다"고 말했다. 땅을 비싸고, 귀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토지를 야금야금 공급해 왔다는 점이다. 수요에 비해 토지 공급량이 턱없이 모자르다 보니 조금씩 공급되는 땅을 놓고 투기가 벌어지기 일쑤였다. 확실한 해법은 땅 공급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이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땅은 얼마든지 있다"며 "토지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면 단기적인 부작용이 있을지언정 중장기적으로는 엄청난 경쟁력과 편익이 국가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영국처럼 국토이용률을 14.4%로 끌어올리면 집, 공장, 학교, 도로 등을 지을 수 있는 땅이 136% 늘어난다. 분당신도시(19.6㎦)를 420여 개 지을 수 있는 땅이다.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넓게 살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현재의 지목 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도시적용지는 34.7평에서 81.9평으로, 1인당 택지와 도로용지는 각 15.5평에서 36.6평으로 불어난다.

특별기획팀
부동산부 = 이진우 기자 / 김인수 기자 / 유통부 = 심시보 기자 / 경제부 = 김규식 기자 / 김태근 기자 / 국제부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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