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공한 정부엔 ‘성장론ㆍ시장주의’ 공통분모 있었다

자유기업원 / 2008-02-22 / 조회: 4,433       헤럴드경제, 17면

[월례토론회] 성공한 정부엔 ‘성장론ㆍ시장주의’ 공통분모 있었다
성공한 정부와 실패한 정부로부터 배우자
헤럴드경제-자유기업원 공동주최
사회 :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려면 시장주의에 입각해 법과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와 자유기업원이 21일 ‘성공한 정부와 실패한 정부로부터 배우자’라는 주제로 마련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미국과 영국 아일랜드 사례에 비추어 새 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감세(減稅), 작은정부, 노동 유연성 정책에 주력해야 ‘성공한 정부’ 반열에 오를 것으로 지적됐다.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과 성항제 헤럴드경제 선임기자, 민경국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박동운 단국대 상경대 명예교수 등은 무엇보다 성장론에 바탕을 둔 시장주의 통치철학을 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 레이건 정부, 영국 대처 정부, 아일랜드 등은 성공한 정부로, 아르헨티나와 일본, 독일, 그리고 한국의 노무현 정부는 실패한 정부로 알려져 있다. 성공한 정부의 공통분모, 그리고 실패한 정부의 공통분모는 무엇인가.

▶성항제 선임기자

=성공한 정부는 예외 없이 감세, 규제 완화, 작은정부, 생산적 노사관계 및 노동 유연성 확보에 주력했다. 정부조직 축소와 공공 부문 민영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규제 혁파, 기업 경영의 뒷다리 잡는 식의 불법 노조활동에는 정공법으로 대응한 것이다. 중장기 국가 비전과 구체적 실행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국민 부담을 줄이려는 자산가격 안정화 정책 역시 소비 확대의 지름길이다.

▶박동운 교수

=아르헨티나, 일본, 독일 등 실패한 나라들은 포퓰리즘이나 평등주의에 사로잡혀 시장경제를 활성화하지 못했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재정지출을 증가시키고, 조세를 인상하면서도 정부조직을 슬림화하지 않아 경제 활성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은 11년 장기 불황을 정부 지출로 극복하고자 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가 160%까지 올라가게 된다.

▶민경국 교수

=성공한 나라의 경제 자유도는 실패한 나라들보다 훨씬 높다. 미국 8.1(5위), 영국 8.1(5위), 아일랜드 7.9(9위)다. 반면 독일 7.6(18위), 스웨덴 7.5(22위), 일본 7.5(22위), 한국 7.3(32위)이며, 아르헨티나는 5.4(124)다.

▶김정호 원장

=얼마나 시장경제의 원칙을 따랐는가가 판가름했다. 성공한 지도자는 자유와 자기책임의 원칙, 법치주의, 개방의 원칙을 고수했다. 반면 실패한 지도자는 인기에 영합하고, 재분배에 몰두했다. 일본 역시 지역 간 재분배에 몰두했던 것이 불황의 큰 원인이다.

-미국 레이건 정부와 영국 대처 정부 출범 당시 심각했던 문제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성과를 거뒀는가.

▶박 교수

=미국 공화당 레이건 정부는 민주당 카터 정부를 밀어내고 들어섰다. 80년 실업률은 7.1%, 인플레이션은 12.0%나 됐다. 레이건은 81년 1월 취임사에서 ‘정부는 우리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 정부 자체가 문제다’고 선언, 곧바로 작은정부 만들기에 착수했다.

▶민 교수

=경제학적으로는 케인지언 정책에서 자유주의 시장경제정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레이건 정부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정책의 슬로건이 변한다는 점이다. 즉 ‘정부의 성장을 막아야 경제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바뀐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은정부 개념이 여기서 출발했다. 인플레는 80년 10.4%에서 88년 4.2%로 감소했고, 실업도 7%에서 5.4%로 줄었다. 손상된 자존심을 살리고, 비관주의와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아메리칸 드림을 부활시킨 것이 레이건 정부였다.

▶김 원장

=영국 대처 정부는 세율을 대폭 낮추고, 재정 규모를 감축했다. 통화 공급을 긴축 기조로 바꿨으며, 노조 특권을 없앰으로써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였다. 대부분 국영기업이던 대기업들을 민영화했다. 대처는 이 시대를 이끈 진정한 영웅이다. 국민의 99%를 상대로 외로운 투쟁을 벌여 설득한 까닭이다.

▶성 선임기자

=영국은 외환 자유화(79년), 금융빅뱅(86년) 등 금융 자유화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 4%대 이상의 안정 성장과 1만달러 소득(84년), 파업 감소(81년 1344건에서 90년 630건)를 이뤄냈다. 철의 여인이란 별칭답게 정책의 구체화와 함께 ‘웅변은 남에게 맡기고 나는 행동만 하겠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정부조직 축소라는 하드웨어, 경제시스템 개선이란 소프트웨어 개선과 함께 교육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3박자가 어우러져 영국의 경제자유도는 32위/54개국(70년), 9위/100개국(90년), 6위/130개국(2004년)에 이르렀다.

-아일랜드는 최근 유럽의 최빈국에서 세계 경제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김 원장

=80년대 후반부터 조세와 재정적자 감축을 시작했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였다. 소득세 및 법인세를 대폭 낮췄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다만 노사정의 사회연대협약에 대해서는 노사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논란이 있지만 이 협약을 통해 파업을 자제하고 노동의 유연성을 높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민 교수

=87년을 기점으로 경제상황은 전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셀틱 타이거가 고삐를 풀고 나선 것이다. 10년 전 처음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연 후 올해에 무려 5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성공요인은 규제 개혁과 세제 개혁, 작은정부의 덕택으로 결과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생산성 향상이 임금인상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경제대국이던 아르헨티나가 몰락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에 빠진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성 선임기자

=아르헨티나가 98년 1인당 소득이 8080달러에 이르렀음에도 2003년엔 3206달러로 뒷걸음질친 것은 이른바 페론주의라 지칭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와 그에 따른 부패 탓이다. 과도한 사회복지, 노조 지상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도 극에 달했다. 사법부도 봐주기 재판,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했다. 브라질, 체코, 필리핀 등에서도 나타나는 중진국이 덫이라 할 만하다.

▶민 교수

=아르헨티나 몰락 원인은 크게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배척해야 한다면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반미 민족주의다. 두 번째는 사회정의를 내세워 노동자와 빈민의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이다. 그 결과 ‘귀족노조’의 원조를 양산했다. 세 번째는 부정부패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즉 법과 질서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결함이 큰 원인이라고 본다.

▶박 교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일본 정부와 기업이 구조 개혁과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또 하나의 이유는 일본이 유지해온 종신고용제도, 연공급 임금제도, 기업의 해고 기피 성향이라는 잘못된 노동관행 때문이다.

▶김 원장

=모방경제의 한계에 봉착했지만 구조 개혁보다는 통화팽창정책으로 일관했다. 부동산과 주가의 버블이 생겨났고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 불황을 겪게 됐다. 일본열도개조론이라고 하는 지역균형발전전략도 한몫을 한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하게 된 근본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김 원장

=경제문제 원인을 가진 자와 대기업, 수도권 탓으로 돌려 국민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재분배를 추진했다. 그 결과 미래가 불안해지고, 투자도 줄어들게 됐다.

▶성 선임기자

=기본적으로 성장보다 분배, 그것도 정부가 모든 것을 하겠다는 정부 지상주의가 패착이었다고 본다. 못 가진 자에게 일방적으로 나눠주는 일방적 선심성 정책을 고집, 자립형 분배복지정책을 소홀히 했다. 소모적 복지 분배로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키운 것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은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기업이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함에도 정부가 늘려 보겠다는 발상은 근시안적 대중영합주의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박 교수

=노무현 대통령은 건전한 통치철학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 세계는 시장경제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도 ‘성장의 목적은 분배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평등주의 실현에 집착했고, 좌파 인사들로 정부를 구성해 반시장정책만을 펴왔기 때문이다.

▶민 교수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보면 한국경제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이 분명해진다. 친노동정책, 복지정책은 유럽 식이고, 포퓰리즘은 아르헨티나 식이다. 교육의 하향평준화는 독일 식이다. 시장은 악이고 정부는 선이라는 생각, 이것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켰고 국가 부채를 증대시켰다.

-차기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이것만은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한 가지만 지적해달라.

▶성 선임기자

=감세, 규제 완화, 작은정부 표방은 긍정적이다. 공기업 민영화 등에 대해서도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 노동의 유연성 확보는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꼭 정립해야 할 과제로 법과 원칙의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 기업에서 가장 우려하는 게 노동 분야로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구현은 어렵다. 최근 세계적 흐름인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물가 안정에도 전념해 주기 바란다.

▶박 교수

=과감한 규제 완화 및 철폐다. 한국은 골프장 하나 만드는 데 도장을 780개나 찍어야 할 정도로 ‘규제공화국’이다. 이명박 정부가 ‘대한민국 7.4.7’ 비전을 실현하려면 중국과 아일랜드처럼 서둘러 규제를 완화, 철폐해 해외 직접투자 유치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김 원장

=무엇보다 토지와 주택, 농지와 관련된 규제는 꼭 풀어야 한다. 해외투자도 토지문제와 연계돼 있다. 원칙에 충실하지 않은 실용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려면 건전한 통치철학, 시장경제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정리=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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