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장관님, 경제철학이 뭡니까?"

자유기업원 / 2008-09-05 / 조회: 3,786       부산일보,15면

이른바 '환율 대란'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그동안 환율 정책을 놓고 혼선을 빚어온 현 정부의 정책대응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구두개입도 먹히지 않고 외환보유액으로 '실탄'을 뿌려도 그 효과는 잠시뿐, 곧바로 원화환율이 올라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정부의 미숙한 경제운용에 날선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무능하다' 비판 제기=익명을 요구한 경제연구소의 한 박사는 "현 경제팀은 경제를 보는 철학이나 방향이 처음부터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 무능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소신도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그는 "우리 산업구조는 환율을 정부가 유도하면서 수출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단계를 넘어섰다. 환율이 오르면 가격경쟁력이 다소 높아질지라도 수입원자재나 자본재 가격은 올라간다. 기업들도 가격경쟁력에 안주하려는 경향을 띤다. 경제의 함수는 복잡하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취임 초 '구두개입'을 통해 고환율을 유도한 바 있고, 물가가 다급해지니 다시 저환율로 유턴했었다. 그러나 환율을 정부의 개입으로 움직이려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돼 환금성이 높은데다 심리적 쏠림현상도 커 세력들의 '사냥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정책, 모범적 실패작?=미 켄터키대 김윤배 교수는 4일 자유기업원 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경우 자본이동의 자유를 천명한 상황에서 환율은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며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수개월간 정부의 환율정책은 모범적 실패작(실패의 전형이라는 뜻)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추세가 불만족스러울 때 이를 외환시장 개입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외환보유액만 축낼 뿐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것이 국제금융경제학계의 대체적 명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서브프라임 위기확산, 고유가 등 예측이 어려웠던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다는 입장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결과론적 얘기다. 만약 대외변수가 급변하지 않고 환율도 안정됐다면 정부의 환율개입이 문제가 됐겠나. 이 시점에서 지나친 비판은 정책의 유지를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지나친 소신으로 충돌=강 장관이 취임 초 고환율을 유도한 것은 지나치리만치 경제에 대한 강한 '소신'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강 장관은 "환율을 그대로 놔두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 말하는 등 환율 주권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런 신념은 국회답변 과정에서도 자주 노출돼 야당, 심지어 여당으로부터도 공격을 받고 있다. 3일 국회에서 "감세로 인해 세수가 작으면 재정지출도 작아진다. 재정지출이 작아지면 성장에 효과가 있나"라는 김효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강 장관은 "수리경제학에서는 감세보다 재정지출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그러나 비수리경제학에서는 (기업의욕을 고취시키는 등)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고 답변했다.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강 장관은 "부자와 서민이 똑같이 나눠 갖자는 것 때문에 소련이 망했다"고 답변, 사석도 아닌 자리에서 너무 직설적인 표현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으면 정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찾기 힘들다. 이런 현상이 정부가 자초한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전략의 부재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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