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보수는 윤창현, 진보는 김상조를 좋아해

자유기업원 / 2008-12-26 / 조회: 3,411       미디어오늘, @

미디어오늘이 올해 1월1일부터 12월21일까지 전국 단위 중앙 일간지와 경제지 18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언론사의 성향과 논조에 따라 취재원 구성이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금산분리를 찬성하고 한겨레는 반대한다. 독자들도 모두 알고 있고 이 신문들도 자신들의 입장을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윤창현을 인터뷰하고 한겨레는 김상조를 인터뷰한다. 그 반대의 경우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들 신문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논조에 맞는 취재원을 골라 그들에게 자신들이 바라는 답변을 얻어낸다. 취재의 형식을 띄고 있긴 하지만 질문하기 전부터 답변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

금산분리란 금융과 산업을 분리한다는 말이다.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지배할 경우 특정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하거나 자금을 빼돌려 금융회사가 부실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예탁자 보호를 위해 만든 최소한의 원칙이다. 문제는 이 원칙 때문에 삼성그룹의 경우 당장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데 있다.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고리가 끊기면 이건희 전 회장 일가의 지배력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보수·경제지들은 국내 자본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매각을 앞둔 우리은행이나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을 외국 자본에 넘기지 않으려면 국내 자본, 이를 테면 삼성 같은 재벌 대기업 집단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들 신문들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같은 사람들을 앞에 내세워 왔다. 윤 교수는 뉴라이트 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진보 성향 신문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신문은 금산분리 원칙이 후퇴되면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게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신문들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같은 사람들 입을 빌려 그들의 주장을 담아낸다. 금산분리 완화를 둘러싼 논쟁은 그래서 언뜻 재벌과 재벌 친화적인 학자들, 그리고 재벌 개혁을 외치는 시민단체 소속 학자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언론이 그 들러리를 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상조 교수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면 지난 1년 동안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각각 78건과 102건의 기사에서 김 교수를 인용했는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각각 8건과 9건, 10건에 그쳤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도 11건과 6건에 그쳤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를 각각 23건과 41건의 기사에서 인용했는데 ‘조중동’은 모두 1건씩에 그쳤다.

재벌 문제 권위자인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도 한겨레의 단골 취재원이다. 한겨레의 경우 79건의 기사와 칼럼에 김 교수의 주장이 실렸는데 ‘조중동’, 매경·한경에는 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김 교수의 이름이 실리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나 전창환 한신대 교수,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홍종학 경원대 교수 등도 경향신문과 한겨레에만 등장하는 취재원이다. 한편,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진중권 편애도 두드러졌다. 이 신문들은 올해 진중권 중앙대 교수를 직간접적으로 인용하거나 진 교수의 동정을 담은 기사를 각각 49건과 33건씩 썼다. ‘조중동’은 13건과 13건, 10건에 그쳤다.

반면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원장이나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보수·경제지들이 선호하는 취재원들이다. 좌 원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출신이고 김 원장이 소속돼 있는 자유기업원 역시 전경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아일보는 자유기업원을 30차례 인용했는데 한겨레는 4차례에 그쳤다. 좌 원장의 경우도 매일경제는 12차례나 인용했지만 한겨레는 단 한차례도 인용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보수 진영 전문가 풀이 협소한데다 대중적 인지도나 호감도도 떨어지는 편이라 보수·경제지들은 특정 교수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경련이나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기업 단체들이나 삼성경제연구소 같은 기업 부설 연구소 또는 증권사 연구원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정부 관료들이 이 신문들 논조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외부 취재원을 활용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삼성경제연구소에 대한 맹신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 1년 동안 18개 신문이 이 연구소를 인용해 쓴 기사는 모두 3197건에 이른다. 매일경제가 272건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이 신문의 경우 휴일을 빼면 날마다 연구소에 대한 기사를 한 건 이상씩 내보낸 셈이다. 동아일보가 255건, 한국경제가 234건, 조선일보가 202건, 중앙일보가 196건 등이고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20건과 89건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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