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학력평가, 교육성과 평가위해 존속돼야

자유기업원 / 2009-02-26 / 조회: 3,744       한국재경신문 , @

교과부는 2월 16일 전국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학력평가는 지난 10년 동안의 평준화 교육정책과는 차별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학력평가 조작과 왜곡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학력평가를 조작하고 왜곡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학력평가를 폐지할 경우 학생들의 교육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는 잣대가 없다. 따라서 학력평가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철저하게 개선해야 한다.

교과부는 2008년 10월에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지난 16일에 발표했다. 전국적인 학력평가가 1998년에 중단 된 이후, 10년 만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초6, 중3,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일제히 시행되었다. 그동안 전교조 등은 ‘경쟁을 유발하고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 수준의 전수평가를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학력평가를 감히 시행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의 기초학습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학력진단평가조차도 전교조의 반대로 제대로 실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전면 시행과 결과 발표는 지난 10년 동안의 교육정책과는 근본적인 차별성을 실감하게 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학력평가

학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은 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전교조 등의 야만적인 이데올로기적 공격 때문에 학력에 관한 객관적인 지표조차 가질 수 없었다. 그 결과 교육문제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도 학력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이 이데올로기적 추상의 범위 내에서 격한 갈등과 대립을 되풀이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관한 내역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국민 모두에게 발표함으로써 교육의 성과뿐 아니라 문제점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시행상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교육문제를 논의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갖추게 된 셈이다. 이점만큼은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학력평가로] 전국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관한 내역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국민 모두에게 발표함으로써 교육의 성과뿐 아니라 문제점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10년 만에 치룬 전국적 학력 평가는 시행과정에서 두 가지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첫째는 전교조와 전교조를 지지하는 일부 학부모단체가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의 전면 실시를 반대하였다. 단순한 반대 의견 표명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시험 자체를 거부하였다. 그 과정에서 시험 거부에 적극 관여한 전교조 교사가 처벌되기도 하였다. 또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취지나 의도가 국민에게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였고 국민차원의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하였다. 그 결과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학생들의 시험경쟁을 촉진하여 성적을 향상시키려는 기제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는 시행 및 채점에 대한 관리와 대처가 철저하지 못해 평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물론 2008년도의 전국적 시행은 원래 실험적 성격을 가지고 추진되었다. 시·도별 혹은 지역별 결과 발표 등도 계획에는 없었다. 5%의 표집평가에 대해서만 체계적인 시행과 결과분석을 하기로 하였고, 나머지 95%는 시·도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도하고 채점도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시행과정에서 학생들이 백지시험지를 낸다거나 성적이 뒤처지는 학생들의 집단 결시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특히 시험성적을 조작하여 부풀린다거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를 의도적으로 줄여서 보고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와 교사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며,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교육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력평가 문제점 보완하면 돼

차제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하여 드러난 문제점을 말끔히 해결함으로써 오는 10월에 실시되는 2009년도 평가는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금번 평가결과를 가지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국민적 이해수준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교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서열을 조장하고 사교육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력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파악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국민기초학력을 보장하는 한편, 뒤쳐진 학교와 뒤쳐진 지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잘하는 학교와 잘하는 지역을 표창하고 그 사례를 보급하는데 있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개선함으로써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각 시·도 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 뿐만 아니라, 시·도 지사와 시·군·구청장이 자기 지역 학생들의 성적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책 마련 등에 나서고 있는 현상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력이 뒤쳐지는 학교와 지역 그리고 학생 개인에 대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 교과부의 정책도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전국의 40만교사와 1만개 학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임실군과 같은 시험결과 조작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전면적인 ‘재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평가 결과 처리에 조작이나 불성실한 점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한편 문제 발생의 소지를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

국부적인 문제는 학력평가 폐지 사유 아니다

현재 국부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결과 조작이나 왜곡은 결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중지하거나 폐지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나라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인식돼 왔던 성적 부풀리기나 기초학력 미달자 은폐하기 등의 나쁜 관행을 철저하게 뿌리 뽑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문제점은 드러났을 때 고칠 수 있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개선함으로써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평가결과는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평가결과는 전국 180개의 지역교육청별로 공개된다. 그리고 개별학교 단위의 평가 결과에 대해 공개하지는 않지만,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거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과 학교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교과부에서 강구한다고 한다. 이렇게 평가 결과를 낙후된 지역이나 학교 그리고 뒤쳐진 학생들에 대한 대책 수립에 활용하는 방침에 대해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교조도 지엽적인 문제점을 핑계 삼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 학생이나 학습능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의 실제적인 학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학교 및 학생을 ‘한줄 세우기’ 하는 것이라고 지레 비난하고 거부하자는 여론도 있었다. 이번의 평가결과 발표 및 결과 활용 방침은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그동안의 비판이나 거부 행동이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비교육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평가결과를 ‘뒤쳐진 학생에 대한 우선 지원’에 활용한다는 교과부의 방침은 양극화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으로 파악된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지엽적인 문제점을 핑계 삼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 학생이나 학습능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의 실제적인 학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만 하는 것은 국민을 짜증나게 할 뿐만 아니라 교원사회로부터도 외면 받게 될 것이다.

학력평가, 교육을 하향평준화에서 상향평준화로 전환하기 위한 것

그리고 학생들의 성적을 보통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의 3등급으로 구분하여, 16개 시․도교육청 혹은 180개 지역교육청별로 공개하는 조치는 미흡하기는 하지만 지역사회와 교육행정기관의 책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종래에는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었지만, 이제는 교육청이 먼저 경쟁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지역사회도 학교교육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이 정립되었다.

앞으로의 과제는 학교와 교사들도 학생들을 위해 다투어 노력하는 체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교과부는 2011년부터는 학교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012년부터는 학업성취 향상도 결과를 공시하고, 학업성취 향상도가 높은 학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제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와 교사도 노력해야 하고, 교육행정기관과 지역사회도 학생의 학력 향상과 학교의 교육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강화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뒤쳐지는 학생과 학교 그리고 소외된 지역과 계층에 대한 배려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하향평준화로부터 상향평준화를 학교교육의 방향이 전환되면서 공교육 정상화의 길도 밝아 올 것이다. 여기서 교육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저자소개: 이명희 교수는 일본 츠쿠바대학(筑波大學)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와 공주사대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자율과 책무의 학교개혁: 평준화의 논의를 넘어서’, ‘교과교육평가의 이론과 실제’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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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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