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국내 경제 전문가 중 절반 `한국경제 올 하반기에 경기저점 통과`

국내 경제 전문가 중 절반은 한국 경제가 올 하반기쯤 경기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일 민간.국책연구소 임원급 경제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절반이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세계 경제는 내년 상반기에 저점을 통과할 것(41.2%)이라는 예측이 가장 많았으며, '연말까지 우리 경제나 세계 경제 모두 침체국면에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2.2%가 '가능성은 있지만 그리 높지 않다'고 예상했고, 재발할 경우 그 근원지는 동유럽(76.5%), 미국(17.6%) 등이 될 것으로 답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에 대해선 추경 효과를 감안할 때 - 2.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전망은 정부의 전망치(-2.0%)보다는 다소 낮지만, 4대 민간경제연구소(-2.6%)와 주요 외국계 금융기관의 성장률 전망치(-2.9%)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산술 평균해 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 0.9%로 내다봤다. 이는 국제통화기구(IMF)가 지난 3월에 발표한 마이너스 0.5%에 비해 다소 부정적인 수치다.

취업자 수의 경우 전문가들은 연간 28만9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연초에 예상한 감소폭인 20만 명에 비해 약 9만 명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경상수지의 경우, 당초 정부가 예상한 흑자폭(130억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연간 186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은 연말에 1238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측했고, 국제 유가(두바이유)는 연 평균 배럴당 52.7달러로 현재 수준의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수출 급감과 내수 부진 장기화 등 실물경제 침체(47.4%)를 꼽았으며,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15.8%) ▲외화유동성 부족(10.5%) ▲가계대출 부실화(10.5%) ▲경직적 노사관계(10.5%) 등을 지적했다.

또 '현재의 경제상황이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어떤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더 심각하다'는 의견(44.4%)이 '덜 심각하다'는 의견(38.9%)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에 응한 전문가는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금재호 한국노동연구원소장, 김재열 국민은행경제연구소장, 김학수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박동철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이사,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송병준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상무,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장, 이장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본부장, 전영길 한국기업지배구조센터 부원장, 차문중 한국개발연구원 부장, 최성환 대한생명경제연구소 상무, 최승노 자유기업원 실장, 홍범교 한국조세연구원 부원장,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등이다.

[박정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