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CFE 뷰포인트]투자개방병원 왜 필요한가?

자유기업원 / 2009-05-21 / 조회: 3,588       한국재경신문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영리법원제도’는 의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의료업의 진입 제한을 풀어 의사가 아닌 사람과 법인에 의료사업을 개방하는 것이다. 병원에 자본 투입을 허용하여 병원을 영세한 자영업 형태에서 기업 형태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병원은 새로운 자본을 차입할 수 있어 투자를 늘릴 수 있으며, 이러한 투자확대는 우리 사회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의료 상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개방될 예정인 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영리법인병원 허용’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과거 십 수 년 전부터 지금까지 찬반의 입장 차는 좁혀 들고 있지 않다. 오히려 사회 각층의 관심이 커지면서 오해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여러 각도의 해석이 있겠으나 필자는 ‘영리’라는 단어 사용에서 문제를 접근해보고자 한다. 2008년 4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병의원의 93.1%(전체 의료기관 대비 법인 제외 개인 병원, 의원)이 영리를 추구하고 있다. 즉 영리병원은 새로울 것이 없는 지극히 일반적인 형태다. 투자와 수익 배분이 존재하며 최대 40%의 세금을 납세하고 있으니 무늬만 영리병원이 아니다.

이렇듯 기업의 생리를 가졌음에도 “비영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결과는 경쟁력의 약화에 의한 소비자 후생 수준의 답보였으며 부산물로는 불투명성과 폐쇄성을 가져왔다. 그러므로 영리병원 도입 반대라든지 의료영리화 심지어 의료민영화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 자본 유입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영리병원 제도’란 ‘지금까지 의사 개인의 자본 또는 차입으로 의료 사업을 하던 방식에서 하나의 방법이 추가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즉 ‘영리병원제도’란 ‘의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의료업의 진입 제한을 풀어 의사가 아닌 사람과 법인에 의료사업을 개방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영리병원’이 아니라 ‘출자개방병원’ 또는 ‘투자개방병원’ 이 옳은 용어 사용이다. 말 그대로 병원에 자본 투입을 허용하여 병원을 영세한 자영업 형태에서 기업 형태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병원의 자본 유입은 왜 필요한 것인가? ‘투자개방병원’의 도입이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몇 가지 입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

‘영리병원제도’란 ‘의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의료업의 진입 제한을 풀어 의사가 아닌 사람과 법인에 의료사업을 개방하는 것이다. … 병원에 자본 투입을 허용하여 병원을 영세한 자영업 형태에서 기업 형태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우선 병원의 입장이다. 현 의료법 하에서는 의사가 개원을 하기 위해서 개인의 자본 또는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확장을 할 경우라도 차입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차입이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의사는 부채를 안고 진료를 할 수 밖에 없어 매달 돌아오는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을 감내해야만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불경기에는 은행권의 대출마저도 쉽지 않다. 이자와 대출 상환금에 못 이겨 과잉 진료와 청구, 각종 리베이트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 ‘투자’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된다면 상환의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의사는 안정적인 병원 운영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병의원 폐업률은 12%에 달했다. 은행 차입금에 허덕이다 결국 문을 닫은 것인 것이다. 외부 자본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면 병원의 급격한 도산을 막아 폐업에 의한 의료 접근성 하락이 줄어들 것이며 의료인은 진료에만 전념함으로써 의료 소비자들이 건강보험체제하에서 현재보다 훨씬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독점적 지위 남용 폐해 줄여 소비자들에게도 이익

두 번째로 의료소비자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투자개방병원 제도가 주주의 압력에 의해 의료 남용의 결과를 초래, 의료비가 상승하고 의료의 본질이 훼손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떻게 운영하는가의 문제로 귀속된다. 영세하게 운영되던 병의원 운영에 경영 전문가가 참여, 경영의 효율화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병원의 대형화, 체인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와 기업식 운영으로 비용을 크게 줄이게 되어 장기적으로 치료비를 대폭 낮출 수 있다. 미국의 의료기업인 OCA나 TLC 가 고가의 치열 교정과 라식 수술을 큰 부담 없이 소비자에 공급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투자개방병원(영리병원)은 기업이건 개인이건 병원 경영의 주체가 되도록 함으로써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실현하며 더 이상 독점적 지위의 남용 폐해를 줄이는 첫 걸음이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자본 참여를 개방한다면 의료 보장성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료의 오남용 역시 시스템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싱가포르의 래플즈병원의 경우 외부인으로 구성된 진료감사위원회가 있어 의료의 오남용으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너나 할 것 없이 정보력을 갖춘 시대에 진료 오남용으로 병원의 이미지를 추락시켜 소비자의 외면을 자청할 병원은 없다.

또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품질과 가격, 다양한 형태의 병원들이 생겨날 것이다. 고급의료보다는 저가격을 표방하는 병원들이 훨씬 더 많이 생기게 될 것인데 왜냐하면 저수가 정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AD 투자개방병원의 또 한 가지 목적은 독점적인 의사의 사업권을 일반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 현재의 의료법은 의사에게 환자 진료권 뿐 아니라 병원 사업의 독점권까지 주고 있다. 리베이트 관행 등 병원들의 불합리한 관행들 대부분이 의사들의 사업 독점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투자개방병원은 기업이건 개인이건 병원 경영의 주체가 되도록 함으로써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실현하며 더 이상 독점적 지위의 남용 폐해를 줄이는 첫 걸음이다.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의료인에게는 안정적 병원 운영을, 의료소비자에게는 질 높은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개방병원이 현 정부에서 주목받는 것은 다름 아닌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 역시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한바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였고 지금의 정부도 불황을 타개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의료를 인식하고 있다.

OECD 헬스데이터에 의하면, 2006년 OECD국가의 평균 의료서비스 시장규모는 GDP의 8.9% 수준이다. 반면 국내 의료 서비스 시장 규모는 GDP의 5.6%로 OECD국가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이를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키울 경우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의료서비스산업의 취업계수는 제조업의 4배로 그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투자개방병원’은 의료 서비스 선진화의 첫 걸음이자 ‘의료개방’에 대처하는 우리 병의원의 경쟁력 강화의 시발점이다. 시장 원리에 따라 자본, 경영, 기술의 최적 결합이 이루어지고 병원에 기업식 경영 체질을 만드는 것이 다양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의료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의료계에는 ‘의료관광’이라는 화두가 던져져 있다. 해외 환자들의 유인 알선 행위가 합법화 된 것인데, 위축되어있는 의료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단지 병의원의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전문 코디네이터, 메디컬 투어 컨시어지 등의 인력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있다.

미국 미네소타 주의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요 클리닉의 경우, 병원과 호텔의 혼합 형태로 도시 인구의 절반이 메이요 클리닉 또는 메이요 유관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인구 7만의 작은 도시지만 이곳은 세계 각국 왕족과 거부는 물론 유명 인사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 되었고 그 작은 시골 마을에 국제공항까지 생겨났다.

세계 수준의 의료 기술을 지금부터라도 국부 창출에 기여한다는 취지의 의료관광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 부양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하지만, 여전히 영세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 보폭을 넓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진료 서비스의 양과 질을 개선한다는 것은 시설 및 규모의 확장, 즉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는 개인의 자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유입 없이는 세계인에게 주목받는 의료 관광국가, 대한민국은 사상누각의 위험성도 없지 않다. 의료관광의 빅 3라 할 수 있는 태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투자개방병원이 본격화 된 직후부터 의료관광국가로의 면모를 다지며 지금의 의료관광대국으로서의 도약이 가능했다.

우리는 수년간 ‘영리 병원’이라는 잘못 된 용어 사용에서 오는 오해로 수없이 충돌하였다. 그것은 오해를 넘어 이념의 대립을 초래하였고 그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보았다.

‘투자개방병원’은 의료 서비스 선진화의 첫 걸음이자 머지않은 장래에 대두될 ‘의료개방’에 대처하는 우리 병의원의 경쟁력 강화의 시발점이다. 시장 원리에 따라 자본, 경영, 기술의 최적 결합이 이루어지고 병원에 기업식 경영 체질을 만드는 것이 다양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의료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아가 병원은 충실한 수익과 투병한 회계를 통해 세수를 창출에도 기여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투자개방병원 허용에 대한 갑론을박의 날을 세울 때가 아니다. 10년 후 나와 후손들이 무엇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찾아야 할 때이다. 그 답은 의료서비스 산업의 선진화로 귀결될 것이며 세계 의료 4강의 신화로 나타날 것이다. 투자개방병원이 바로 지금 절실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저자소개: 박인출 회장은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1992년 예치과 창립했으며, 현재 70개 예 네트워크 (치과, 한의원, 성형외과) 대표이자 의료경영지원회사인 메디파트너㈜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네트워크병의원들의 협의체인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의 초대회장을 맡고 있으며 (사)코리아의료관광협회 초대 회장으로 국제의료서비스 및 의료서비스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저서에는 ‘병원을 경영하라’, ‘환자도 고객이다’, ‘Ye류 치과마케팅’ 등이 있다.

박인출 /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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