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KB 종합검사는 강정원 낙마 명분쌓기 불과"

자유기업원 / 2010-01-12 / 조회: 1,984       시사서울

자유기업원 "‘관치금융‘의 망령 드리운 KB금융지주 사태" 비난

[시사서울=이진영 기자]

"이번 KB금융지주 사태는 단순한 금융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KB금융지주회사가 사기업이므로, 사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은 한국 금융시스템과 금융기관에 대한 해외 신뢰도 추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금융기관의 경영상의 문제는 시장과 주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하며, 금융당국은 감독을 이유로 금융기관의 경영에 개입하는 타성을 버리고 규제를 하더라도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규제여야 한다"

KB금융 회장 선임 문제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관치금융‘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KB금융지주 사태에 대해 자유기업원이 12일 비난 논평을 발표했다.

자유기업원은 홈페이지 CFE Viewpoint난을 통해 조동근 교수(명지대학교 경제학과)가 쓴 "‘관치금융’의 망령 드리운 KB금융지주사태"라는 논평을 게재했다.

이 논평에서 자유기업원은 "이번 KB금융지주 회장후보 사퇴로 정부가 지분을 갖지 않은 민간 금융기관이라 할지라도 ‘관(官)의 눈 밖에 나면 끝‘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재차 확인됐다"며 이것을 "관치금융’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강정원 KB국민은행장

금융당국의 ‘의중’을 살피지 않은 괘씸죄

지난해 12월 KB회장직 선출과 관련하여 "사외이사들끼리만 모여서 회장 내정자를 선출하는 것이 말이 되는냐"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자유기업원은 "금융당국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 ‘판단의 기준’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선임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면 합당한 절차에 따라 당국이 시정을 요구하면 되는데 당국은 시정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대신 의중을 내비침으로써 피(被)규제기관이 이에 따르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해 음성적으로 퍼진 정부의 ‘외압설‘을  비난했다.

또한 "KB금융지주는 ‘사(私)기업’이며 그 주인은 ‘주주"임을 재차 강조하며 "감독당국이 또는 그 어떤 권력기관이라 하더라도, KB금융지주 이사회가 관계 법령과 회사 정관에서 정한 적법 절차에 따라 선출한 회장 후보를 사퇴시킬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할 현행법상을 들며 "은행법(제22조)과 금융지주회사법(제40조)에 의하면,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의 이사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그 구성원의 1/2 이상을 사외이사로 해야 한다"며,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은 ‘정관’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고 있어 이번 강정원 행장의 내정은 절차상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자유기업원은 "일부 사외이사에게 잘못이 있다면 문책하면 된다"면서, "‘회장추전위원회’라는 시스템 자체를 부정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금융 당국이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절차와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선임된 내정자를 낙마시킨 것은 그 자체가 경영에 개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소유만 민간일 뿐, 즉 민유(民有)일뿐 경영은 관(官)이 한 것이라고 말하며 ‘관치금융’ 부활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KB 금융지주에 대한 ‘보복성’ 종합검사

금감원은 이번주 14일부터 실시되는 KB금융 종합검사에는 금감원의 최정예 조사인력 35∼40명이 투입된다고 발표했다.

이에대해  자유기업원은 "KB금융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뜻을 거스르고 강정원 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한 것이 1라운드, 금융당국이 고강도 ‘사전검사’를 통해 강 회장 내정자를 낙마시킨 것이 2라운드라면, 14일부터 시작될 금융감독원의 KB금융에 대한 ‘종합검사’가 3라운드"라며, "금융당국은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일부 사외이사를 ‘정조준’함으로써 ‘낙마’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번 종합검사 대상은 크게 4가지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뱅크(BCC) 인수건, 커버드(covered bond) 본드 관련 손실, 부적절한 영화 투자에 따른 손실, 금전적 지원을 통한 사외이사 장악 의혹 등이 있다.

BCC 인수건은, 2008년 8천억원을 투자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 지분 30.5%를 인수했지만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해 주가 폭락으로 2천5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사건이다. 따라서 종합검사를 통해 국민은행이 해외 중소은행에 불리한 조건으로 무리하게 대규모 투자를 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의미이다.

또한 ‘커버드 본드’ 관련 손실건은, 2009년 5월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채권)를 높은 프리미엄(비싼 수수료)을 주고 발행해 은행에 손실을 끼쳤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마찬가지로 종합검사를 통해, 당시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회복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낮아져 추가담보 없이 국민은행 신용만으로 발행해도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을 비싼 발행비용을 지불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이에 대해 자유기업원은  " ‘보복검사’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조사대상 중 투자관련 손실에 대한 검사는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과거의 투자 사례를 복기(復棋)해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서 "나머지 2개의 조사대상은 사적(私的)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강 행장이 2007년 국민은행 자회사를 동원해 지인이 감독을 맡은 영화에 15억 원을 투자하도록 했고, 흥행부진으로 은행에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과 더불어 KB금융지주 일부 사외이사의 취임 직전 또는 직후에 용역 의뢰 등의 방식으로 지원해 이사회를 장악하려 했다는 의혹 등 의문점에 대해서는 물론 엄정한 검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자유기업원은 검사자체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현재는 과거의 미래로써 투자 당시에는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의 투자 사례를 복기(復棋)해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는 ‘경영상의 판단’(managerial judgement)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BCC 투자는 차익(差益) 목적의 투자가 아닌 ‘해외 진출 차원’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커버드본드 발행건도 유사한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의 잣대가 아닌 당시의 잣대로 보면, 가장 적절한 발행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금융당국이 판단해야할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자유기업원은 "이미 금융당국은 금융감독과 관련해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또 다른 이유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금융당국은 황영기 전(前)KB 금융지주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2005~2007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을, 사후적(2009년 9월)으로 문제 삼아 황 회장을 물러나게 했다"며, "2008년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이 검사했을 당시 문제없다고 결론 낸 것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은 큰 실책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금융기관의 경영실태 내지 임원의 적격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권의 발동은 감독당국의 고유권한이지만 금융 감독의 본연의 업무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와 금융시장의 안정성 제고"라고 말했다.

이어서 "금융 감독이 상대를 혼내 주거나 자신의 의중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여서는 안되지만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목된 항목들은 ‘보복검사’의 여운을 짙게 드리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것은 2007∼2008년도의 일을 새삼 지금 문제 삼는 것이 타당한 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며 금융 감독 시스템이 투명하고 일관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자유기업원 설명이다.

역작용을 부를 수 있는 회장 선출과정

한편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총 재임기간을 제한하고 자격요건을 엄격히 하는 등 현행 제도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후보 및 회장후보 선출 과정에 ‘주주대표’의 참여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사외이사제도는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로 도입되었다.

이에 대해 자유기업원은 "사외이사제도의 ‘큰 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한 미조정(微調整)의 경우, 금융당국이 나설 것이 아니라 이를 해당 기관들이 정관에 반영하도록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장 선출과정’에의 주주대표의 참여는 오히려 역기능을 발휘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민간 금융지주회사의 주주 분포 상 주주대표로 선임될 만한 주주는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이다. 따라서 이들 주주대표가 감독당국의 의사에 반(反)하는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한 "주주대표 참여는 주주대표성을 강화하기는커녕 사외이사 및 회장 선출 과정에서 감독당국의 영향력이 전달되는 통로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며 회장 선출 과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감독을 이유로 경영에 개입하려는 타성을 버려야

KB 금융지주사태의 근저에는 정책당국의 민간 금융기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놓여져 있다. “금융은 자유방임으로 두기엔 너무 중요하다”는 것이다. “멋대로 경영하다 공적자금을 받는 작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식이다.

따라서 아무리 민간 금융기관이라 하더러도 회장이 친정체제를 쌓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자유 기업원은 "이 같은 인식은 옳지 않다"며 "금융기관의 자산 건선성이 위협받는 것은,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가 그랬고, 최근 미국 발(發)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의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니라며 "정치적인 이유에서 대출부적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이 권장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월가의 탐욕’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며 "경영권은 정치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친정체제 구축의 시각에서 보아서는 안 되고, 경영은 성과로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주주와 금융시장이 이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2008년 중 인구가 ‘1천만 이상’이면서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들을 추출해, 이들의 ‘헤리티지 경제자유도’를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면서 <표-1>를 제시했다. 

<표-1>를 보면 고소득국의 평균 인구는 약 7천4백만명으로 우리의 1.5배이며, 일인당 국민소득은 약 3.8만 달러로 우리의 2배를 넘는다. 사전적 예측대로 고(高)소득국과 우리나라 헤리티지 경제자유도 는 “금융산업자유도, 반(反)부패지수, 노동시장자유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유기업원은 "이중 ‘금융산업자유도’는 금융산업의 국가소유 및 중앙은행 독립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며 "정책당국이 민유관영(民有官營)의 구시대적 사고를 지우지 않는 한, 금융산업자유도는 개선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 당국의 의중‘이라는 속어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금융산업의 질적 발전을 기할 수는 없다"며 "더 나아가 이들 하위 경제자유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고소득국으로의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KB 금융지주 사태는 한국 금융시스템과 금융기관에 대한 해외의 신뢰도 추락을 가져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유기업원은 "KB금융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인 바, 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CEO를 낙마시키고 이미 공시한 주주총회 일정을 취소한다면 어떤 투자자가 한국 금융기관과 기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를 자문해 봐야 한다"며 "금융 감독을 지렛대로 경영에 개입하는 타성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유기업원은 "시장의 몫으로 돌려야 할 것은 시장으로 돌려야 한다"면서 "금융 감독 당국의 힘은 단호하되 절제되고 정제된 사후 규제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끝으로 "힘이 남용되면 시장의 분노를 초래할 수 있다. 소리 없는 강물이 더 무서운 법"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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