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이슈+] 재벌의 새 감시자? ′폭풍의 핵′ 국민연금

자유기업원 / 2011-04-27 / 조회: 1,170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김영진 기자] 국민연금이 대기업들의 새로운 감시자로 부상할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기관 투자자에 머물 것인가?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연기금 주주권 강화‘ 발언과 관련, 재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27일 트위터에 "반발은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곽 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건강한 기업 생태계 없이 지속가능한 경제는 없다"며 "연기금 주주권이 건강한 자본주의 생태계를 만드는 촉진자"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그의 발언이 "대한민국 자본주의 진화시키는 첫날"이라며 "연기금 주주권 행사 반발은 당연히 예상했고 그래도 가야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곽 위원장은 2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토론회에서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를 겨냥해 "국민연금은 지분(5.0%)이 삼성생명(7.45%)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이건희 회장(3.38%)보다도 많은데 경영진에 대한 경제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의문스럽다"는 발언을 했다.

이 같은 곽 위원장의 발언에 재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치논리에 의한 관치 목적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지나친 경영권 간섭은 경영 안정화를 훼손해 기업 가치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곽 위원장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발언과 배경, 파장을 질의·응답식으로 진단한다. 
 




국내 연기금은 어떤 기업에 투자하고 있나?

▶ 국민연금은 포스코와 하이닉스, KT, 제일모직, KB금융지주 등의 최대주주이며 139개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신한금융은 2대주주이다. 하지만 그동안 의결권과 같은 주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다.

곽 위원장은 토론회에서 "신한금융의 2대 주주이면서도 경영권 분쟁에서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은 불합리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국내 연기금의 주식 투자 규모는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지.

▶ 2000년 2조원이던 국민연금 주식 보유액은 지난해 말 54조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상장사 시가총액의 4.6%에 이른다. 기금이 한 달 1조원씩 늘어나는 데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렸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5% 이상 가지고 있는 상장기업은 2006년 79개사에서 지난해 말 139개사로 늘어났다.

현재 324조원인 기금 적립액은 2020년 924조원, 2043년 2500조원으로 늘어난다. 국민연금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지분 보유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지난 10년간 국민연금 보유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두 배가량으로 커졌다. 앞으로 10년간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시가총액 비중이 10%에 가까워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배경은?

▶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는 "주주권 행사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당시 연기금의 주식투자는 국회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했다. 또한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의 2.2%에 불과해 재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후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국민연금기금 운용 규정 및 시행규칙‘에 의결권 행사 규정을 명문화했다.

하지만 정부 여당과 야당 간의 논란으로 연기금의 주식·부동산 투자와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한 기금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하고,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처벌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후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액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선진국 연기금들은 어떻게 주주 권리를 행사하고 있나?

▶ 캘퍼스(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 미국 사학연금(TIAA-CREF),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 캐나다 국민연금(CPP) 등 선진국 주요 연기금들은 오래 전부터 좋은 기업지배구조의 정착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차원에서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고 있다.

경영자 협의나 이사후보 추천 등 주주 제안과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이다. 또한 포커스 리스트(경영성과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 명단)를 작성해 경영개입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자 연대나 주주 소송, 입법 운동 등 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미래기획위원회가 ‘연기금이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어떤 취지인지?

▶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취지다.

곽 위원장은 토론회에서 "국내의 인재와 자원이 집중되고 있는 대기업이 우리 국민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신수종 분야의 개발이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미온적인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국가 전체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신한금융지주의 경영권 분쟁 사태 때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일본계 주주 등과 달리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결국 경영진 3인방 간의 다툼이 극단으로 치달아 3명 모두 물러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의 필요성을 밝혔다.

미래기획위원회의 제안 직후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 정부가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연금사회주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의 저축을 무기로 기업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황인철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공적연금이 보유한 주주권을 활용해 기업을 뜻대로 하겠다는 것은 연금사회주의‘에 다름 아닌 것"이라며 "시장경제 시스템 아래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정부가 국민의 저축을 무기로 기업을 통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기업 지배주주를 뛰어넘어 정부가 지배주주가 되면 말 그대로 공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의 연기금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발언으로 당분간 정계와 재계는 그 방향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기자 yjkim@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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