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데이비드 프리드먼 "정부가 시장실패 다 바로잡을수 없어…시장경제 틀만 제공해야"

자유경제원 / 2014-05-11 / 조회: 1,463       한국경제신문

데이비드 프리드먼 "정부가 시장실패 다 바로잡을수 없어…시장경제 틀만 제공해야"

 

인터뷰 -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
구성원 각자가 이익만 쫓다가 모두가 손해보는 게 시장실패
눈앞의 표 얻어야하는 정치권, 이익단체 대변해 정부에 압력
공교육, 선택의 자유 박탈…지나친 정부개입 시장 역행

 

 

자유주의 경제학 및 통화주의의 대부 밀턴 프리드먼의 아들.’

데이비드 D 프리드먼 미국 샌타클래라대 법학 교수(69·사진)에겐 늘 이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 미국 시카고대 교수(2006년 별세)의 장남이기 때문이다. 그는 1973년 펴낸 첫 저서 ‘자유체계’로 자유주의 경제학계의 스타 학자로 떠올랐다. 아버지보다 더 과감한 자유주의 경제학자란 평을 들을 정도로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유경제원 초청으로 지난 8일 한국을 방문한 프리드먼 교수를 인터뷰했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시장 실패와 정부 개입을 두고 논란이 많은 가운데 그는 “정부 개입은 결코 시장 실패를 막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유권자들의 외면 속에 눈앞의 이익만 좇는 정치권력과 정부 관료들의 개입이 시장을 오히려 왜곡시킨다”고 꼬집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시장실패란 무엇인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가 타인에게 해를 끼치고,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게 시장 실패다. 군 입대를 기피하거나 교통체증, 병목현상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런데 시장 실패는 비단 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무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정치, 사회 문제도 시장 실패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선 최근 2년간 시장 실패를 정부 개입으로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경제민주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나서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면 시장 실패를 막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정부 개입 찬성론이 힘을 얻고 있다. 자유주의 경제 옹호론자들이 이들에게 밀리는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다. 그런데 정부 개입 찬성론자들이 간과하는 건 시장 실패 중에서는 굳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당신은 정치에서도 시장 실패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그렇다. 앞서 얘기했듯이 시장 실패는 모든 영역에서 벌어진다. 정치에서도 시장 실패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유권자들은 자신의 한 표가 직접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현실을 외면해 버린다. 정치인들은 먼 미래를 이야기하며 장밋빛 희망을 심어주지만, 사실은 다음 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으려고만 한다. 결과적으로 정치 영역의 시장 실패로 근시안적인 의회를 만들고 정부 정책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정치에서의 시장 실패가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인가.

“당연하다. 의회와 정부 정책은 ‘지금 당장’에만 관심이 있다.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료들에게 20년, 30년 뒤는 중요하지 않다. 유권자들도 이를 잘 알지만 현실을 외면한다. 그렇다 보니 다수의 유권자가 침묵하는 가운데 이익단체들만 로비를 통해 정치인을 압박하고 정부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농업과 자동차 등 전통적인 1·2차 산업 노조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미국에서 정부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산업계 이익단체들이 바로 이들이다. 미국에서 농업인구 비율은 5%도 안 되고, 자동차 산업도 모든 제조업을 대표하지 못하지만 정부의 주요 결정에 입김이 강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신기술 발전, 신산업 개척을 위한 정책이 나오기가 어려워진다.”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 한정돼야 하나.

“정부는 자유시장경제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틀만 제공하면 된다. 그 역할의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각 개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혼란을 막는 중재자 역할만 해야지 힘을 남용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

▷정부 개입이 시장을 악화시킨 대표적 사례는 무엇이라 보나.

“공교육이다. ‘오바마 케어’와 같은 의료보험 제도도 문제가 심각하지만 공교육 시스템이야말로 가장 큰 정부 개입의 악순환 사례라고 본다. 나는 두 자녀를 모두 홈스쿨링(학교에 보내지 않고 부모가 집에서 교육하는 것)으로 교육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택하도록 했다. 선택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그런데 공교육은 이런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한다. 선택의 자유를 어려서부터 배우지 못하면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을 깨우치지 못한다.”

▷한국에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 규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만 앞세운다면 국민은 정부를 불신한다. 반면 ‘이해할 수 있는 규제’에 대해선 찬성한다.”

▷선친에 대해 평가한다면.

“집안에선 매우 편안하고 따뜻한 아버지셨다. 자율을 중시하셨지만 그 대신 스스로 결정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게 아버지의 가르침이다.”

 

■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밀턴 프리드먼의 장남, ‘불완전한 미래‘ 등 저술


 
미국 시카고학파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의 장남으로 1945년 태어났다. 하버드대에서 화학과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시카고대에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전공을 경제학으로 바꿨다. 현재 샌타클래라대 법대에서 21세기 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에 대해 강의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자유 체계’(1973)와 ‘불완전한 미래’(2008) 등이 있다. 개인 블로그(daviddfriedman.blogspot.com)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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