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정당 國庫보조금 監査가 절실한 이유

자유경제원 / 2014-11-24 / 조회: 1,378       문화일보
[오피니언] 포럼게재 일자 : 2014년 11월 24일(月)
정당 國庫보조금 監査가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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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 자유경제원 원장

정당 국고(國庫)보조금의 투명성 문제가 심각하다. 세금으로 집행되는 행정부 예산에 대해선 매년 국회에서 깐깐한 심사를 한다. 오랜 기간 이런 감시 기능이 진행돼 행정부 예산 집행은 비교적 투명하다. 그래서 행정부 기관장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정도가 감사(監査) 결과로 단골로 보도된다. 행정부 집행 예산에서 티끌 하나라도 잡아내려는 국회의원들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사명이다.

정당의 국고보조금 규모는 지난해까지 1조9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국고보조금 제도가 도입된 1980년 이후 한 번도 사용 내역에 대한 감사는 없었다. 이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 민주주의는 절대 힘을 허락하지 않고,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지배한다. 그러나 국회는 행정부에 대해 막강한 권력을 가짐에 따라, 정당의 국고보조금은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다. 이제 국회가 최고의 권력기관이 됐다.

감시받지 않는 정부 보조금은 반드시 부패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내부 고발자의 말에 따르면, 정당의 국고보조금은 먼저 쓰는 사람이 주인이라고 한다. 정경유착을 막기 위해 도입됐던 국고보조금은 마치 자연 속의 공유(共有) 자원과 같이 본질적으로 낭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진다. 공유 자원은 효율적 사용이 불가능한 재화이므로, ‘공유 자원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이라고 말한다.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행위는 부도덕한 소수 개인의 행위가 아니고, 정당 집단의 구조적 문제다. 이제 민주주의 권력의 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

과거엔 행정부의 과잉권력을 시정하기 위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이를 민주화란 용어로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우리 스스로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이제 국회 권력의 과잉화로 인해, 국가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표 계산 결과가 민주주의로 오해되고, 국회의원의 권위와 과잉권력은 국민에게 ‘너, 나 알아?’ 하는 말로 다가왔다. 우리의 정치 구조는 국가 미래를 위해 작동하지 않고, 국회의원 그들만의 특혜를 위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국회가 공익을 위하지 않고 사익이 앞서는 우리의 정치 구조는 ‘정치 실패’에 직면하고 있다.

정당의 국고보조금에 대한 감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조 속에서 달콤한 낭비를 즐기는 정당에 대해 감시의 제도적 틀이 작동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실패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행정부 권력을 제한하는 것을 민주화로 알았지만, 국회 권력의 과잉화로 인해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는 엄격하지만, 본인 스스로 자제하는 정화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우리의 국회 구조로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

국회의 과잉권력으로 인한 정치 실패 문제를 자생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정당의 국고보조금 문제는 불투명한 국회 예산의 조그만 영역일 뿐이다. 국회의 모든 예산집행도 행정부에서 감사받는 것처럼, 실질적으로 감사 및 평가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민주주의 권력 구조의 견제와 균형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행정부에 대한 민주화 달성이 곧 민주주의 구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 민주주의 구조를 훼손하는 집단은 국회 권력이다. 과거 민주화를 앞세워 행정부를 규탄했듯이, 이제 국회를 민주화의 이름으로 압력을 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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