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盧정부 종부세 기막혀 ‘현실 참여 경제학’ 뛰어들었죠”

자유경제원 / 2014-11-26 / 조회: 1,439       문화일보
[경제] His Story게재 일자 : 2014년 11월 26일(水)
“盧정부 종부세 기막혀 ‘현실 참여 경제학’ 뛰어들었죠”
현진권 자유경제원장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국금융IT빌딩 7층 집무실에서 최근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이 지난 21일 자유경제원 세미나실 벽에 걸려 있는 하이에크, 미제스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 얼굴 사진을 배경으로 자유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증권가가 몰려 있는 동여의도의 한국금융IT빌딩.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자유경제원 사무실 입구에 내리자마자 정면에 ‘자유경제원-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자유경제원 관련 최근 뉴스 스크랩이 몇 개 붙어 있는 양쪽에 대표적인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와 루드비히 폰 미제스의 글이 그들의 얼굴과 함께 걸려 있었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면, 개인의 소유와 재산권 같은 도덕적 기본원리를 파괴하려는 신조에 저항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하이에크), “우리 모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유주의 대 반자유주의라는 지적 싸움에 끌려 들어가게 되어 있으며,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고 홀로 도망치거나 외면할 수 없다.”(미제스) ‘저항’, ‘지적 싸움’ 이런 단어들이 잔상으로 남은 채 문을 열고 들어가니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이 집무실에서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인터뷰는 준비해온 질문 순서의 맨 마지막에 있는 ‘어떻게,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로 시작됐다. 그가 걸어온 인생은 우리나라 자유주의의 현주소를 압축해 보여준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1981년에 졸업한 현 원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캐롤라이나대 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를 마친 뒤 카네기멜런대 대학원에서 정책분석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카네기멜런대는 신고전파 경제학을 이끌어가는 학교 중의 하나였다. 그는 “수학과 통계학은 경제학 공부의 기초 언어였기 때문에 이를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현실의 경제학이 아니라 가격 메커니즘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구조 속에서 열심히 수학을 풀고, 통계학적으로 검증했다”고 회고했다. 

1990년 박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교통개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에서 재정전문가로 10년여간 연구를 한 현 원장은 자신이 배운 경제학으로는 한국의 현실을 풀고 정책 제안을 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고 했다. 특히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2004~2012년) 시절인 2004년 노무현정부 때 도입된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는 ‘칠판 경제학’에서 ‘현실 경제학’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2006년 4월 우파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진보 시민단체의 노선과 달리 시장경제의 가치를 확산하고 이 범주 내에서 정책 방향을 주창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시민단체 활동과 함께 현 원장은 자연스럽게 하이에크나 미제스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접하게 됐다. 그는 “경쟁이나 기업가정신 등과 같이 전통 경제학에서 전혀 취급하지 않았던 개념들이 시장경제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개념인지 알게 되었다”고 했다. 

자유주의로의 사상적 전환점에서 가장 중요한 계기는 정부의 시장 개입 타당성을 비판하는 입장인 법경제학, 공공재이론과 대치되는 공공선택이론이 현실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현 원장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정당화하는 대표적인 개념인 ‘경제의 외부효과(externality)’는 정부가 시장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심어주는 도구로 사용됐는데, 법경제학은 재산권만 제대로 배분되면 외부경제라는 개념이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정부 개입이 필요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개인들 간의 자발적인 거래로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될 수 있다는 법경제학의 결론은 정부와 시장에 대한 현 원장의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는 이어 “정부가 국민들의 전체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에 접근한다고 보는 공공재이론과 달리 공공선택이론은 정책이 경제적 합리성이 아닌 정치과정을 통해 이뤄진다는 접근법을 갖고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통해 정책이 수립되는 과정을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이명박정부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역임하면서 공공선택이론을 더 신뢰하게 됐다. 그는 “현실 속에서 정책이 청와대, 행정부, 국회, 이해집단 등 여러 주체 간 자기 이익이 서로 부딪히면서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나오는 것을 보면서 공공선택론의 구조가 현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현 원장은 자유주의자로서의 자신의 삶을 돌아본 뒤 “자유주의자는 고독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자유주의자가 ‘고독한 이유’에 대한 그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의 최소화, 경쟁 중시, 공공 부문의 민영화, 사익 추구, 재산권 보호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경제학 진영은 공동체와 공공성, 사회적 형평성, 경제민주화 등을 내세우며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진보좌파 경제학 진영보다 소수이고, 사회적 영향력도 미약하다는 것이다. 또 우파 보수정권이 철저한 시장경제 원칙을 관철하지 못하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이념을 내세우는 진보 진영의 화두에 휘둘리면서 오락가락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다. 그러다 보니 자유주의자는 우파 진영 내에서도 각을 세우는 ‘외로운’ 존재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주류 경제학 내에서도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케인지언(케인스주의 경제학을 추종하는 학자들)’이 다수파라면 경쟁과 시장경제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하이에크, 미제스 등 ‘오스트리안(Austrian) 경제학파’를 추종하는 현 원장과 같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소수라는 것이다.

현 원장의 육성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들어보자. “좌파 진영은 노태우정부 때부터 비정부기구(NGO) 운동을 통해 사회의 기본적인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쭉 해왔다. 가장 기폭제가 돼서, 단숨에 우리 사회의 획을 바꿔놓은 게 노무현정부다. 다른 진영이지만 이를 굉장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했다. 그때 대한민국의 사고가 왼쪽으로 약간 치우쳤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민주제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의 51%만 시장 친화적으로 생각하면 큰 문제가 없다. 결국 1% 싸움인 것이다. 이 축을 좌측으로 놓느냐 우측으로 놓느냐의 싸움이다. 노무현정부 때는 좌측으로 만들어 놨다. 우파 정부가 들어서면 똑같이 우측으로 좀 치우치도록 만들어 놓으면 괜찮은데, (우파 정부는) 이런 사고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 혼란하게만 했다. 중도실용이니, 정의사회니 하면서 (보수 진영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흔들어 놨다. 이 정부도 초기 1년 동안 경제민주화로 허송세월했다.” 

이런 입장이기 때문에 현 원장은 좌우 진영 모두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먼저 좌파 진영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정부 기능 중 재분배 기능을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를 경제적 강자와 약자로 편 가르기 한다는 것이다. “재분배 기능을 강조하다 보면 조금씩 사회주의적인 요소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경제민주화다. 경제민주화가 듣기는 좋지만 구조는 딱 하나다. 경제적 약자와 강자를 편 가르기 하는 것이다. 이 두 계층을 절대 화합할 수 없는 적대적 관계로 묘사하기 위해서 나오는 용어가 양극화다. 양극화는 극과 극만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화합할 수 없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굉장히 정책을 제한하기 쉽고,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강자는 세금으로 치고, 경제적 약자는 복지로 배려하자는 것이다. 이게 우리 사회에 굉장히 많이 남아 있다. 동반성장이라든지, 균형발전이라든지 이런 미사여구를 사용하는 정책 수단을 보면 전부 이런 것이다.” 현 원장에게 자유주의 경제학이 결과적으로 경제적 강자(대기업, 부자)를 옹호하는 사상 아니냐고 묻자 “이런 편 가르기를 불식시켜야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며 “경제 성장을 통해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면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 과거보다 좋아지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진보 진영 담론에 비해 경쟁을 최고 가치로 내세우는 자유주의 진영이 소수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 원장은 인간의 본성이 사회주의에 더 가깝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류 역사를 보면 원시공동체 사회가 20만∼30만 년 갔고, 자본주의는 기껏해야 200년밖에 안 됐다. 특히 한국은 자본주의가 60년밖에 안 됐다. 본능은 말 몇 마디만 던지면 사람들이 열광하게 되어 있다. 그게 형평, 공동체를 이야기하면 깊게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하는 이유다.” 자유주의 진영이 소수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경쟁과 시장경제 등 자유주의는 새로운 정보, 새로운 체제여서 설명이 필요하다. 이성을 작동시켜서 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대중에게 접근하기가 너무 힘들다. 하지만 남북한을 보면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것이 국민을 더 잘 살게 하는 체제라는 게 쉽게 증명된다.”

자유주의 경제학 진영이 소수인 이유는 보수 정부의 시장경제 원칙에 대한 불철저함에도 원인이 있다는 게 현 원장의 판단이다. “마거릿 대처나 로널드 레이건을 보면 사상에서 하나하나 정책이 나왔다. 레이거노믹스라는 말 자체가 세금을 낮춰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대처리즘은 공기업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공기업은 스스로 효율성으로 갈 수 있는 에너지가 없지만 민간기업은 효율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확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큰 철학이 핵심인데, 이 정권은 사상과 철학이 없다. 최경환 부총리가 들어오면서 ‘확 풀자, 경기 활성화할 수 있다, 적자 폭을 넓히겠다’고 하는데 이런 것이 정권 초기에 나온 게 아니고, 올해 갑자기 나왔다. 그래서 아마추어리즘이다.” “가장 핵심은 사상이다. 사상 없는 권력은 아무 의미가 없고, 사상 없는 가르침도 의미가 없다”는 게 현 원장의 결론이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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