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 (11) - 너무 의욕적이고 기업이 큰 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 열리다

자유경제원 / 2015-04-01 / 조회: 2,410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첫번째 기업가는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이다. 자유경제원 최승노 부원장이 정리하였다.


너무 의욕적이고 기업이 큰 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 열리다

  

   
▲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 있다. 그는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집에 초대한다고 데려와 쇠침대에 눕히고는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잘라 버렸다. 

기업이 너무 크다며 규제를 하고 심지어 해체하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자본주의와 물질적 풍요에 대한 미움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경제의 원리를 파괴하는 일이다. 경제를 이해하지 못한 반기업 실험주의의 상징적 규제가 그 당시 강제 실행됐다. 바로 부채비율 200%다. 1999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낮추라는 것이다.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을 식게 만든 최악의 규제였다. 이런 흉측한 규제가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 재벌 증오에서 나온 산물이다. 

장사는 본질적으로 남의 돈으로 하는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을 통해 타인자본을 활용한다. 의욕이 왕성한 기업가는 자기 돈만으로 사업하지 않는다. 회계에서 부채는 자기자본과 함께 총자산에 포함한다. 부채를 두려워해서는 기업가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외채를 빌려와 투자했다. 남의 나라 돈으로 산업화를 이룬 것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해당 기업이 리스크를 감수할 일이지 정부가 통제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이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늘리는 의욕을 가지지 못하도록 그 싹을 잘라 버렸다. 대기업들은 그렇게 해서 성장의 의지를 상실하게 되었다. 성장 패러다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4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삼성이 1998년 말 275.7%에서 1999년 말에는 166.5%로, 현대그룹은 449.3%에서 190.1%로, LG그룹은 341.0%에서 182.6%로, SK그룹은 354.9%에서 167.3%로 각각 줄었다. 대우그룹은 부채비율 축소에 실패했고, 1999년 그룹 전체가 붕괴되는 비운을 맞았다. 대우는 부채가 너무 많아서 망한 것이 아니다. 부채를 억지로 줄이라며 금융권이 자금을 회수하도록 한 정부의 잘못된 반성장 정책에 의해 무너졌다. 

우리 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전과 그 이후가 확연히 다르다. 저성장이 고착화되었고, 이제 고도성장은 역사 속의 전설이 되었다. 대마불사의 시대가 갔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고도성장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재벌해체기를 맞은 후 우리 경제는 급속히 힘을 잃었다. 경제를 이끌던 기관차를 스스로 해체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당시 관료들은 시장을 핑계대면서 사실은 시장을 통제해 나갔다. 관료들은 대우같은 글로벌 기업이 우리 경제에 있고 없고 큰 상관이 없을 것으로 계산했을 것이다. 

그런 기업을 만들기 위해 선배들이 얼마나 큰 공을 들이고 노심초사했는지 알바 아니었다. 여러 그룹이 문을 닫고 기업들은 과잉투자라며 몰매를 맞았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는 활기를 잃었다. 활기를 죽이기는 쉽지만, 다시 살리기는 어렵다. 요즘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계속 지시하고 있다. 투자하고 성장하라고. 과거 피눈물을 흘리며 온 몸을 던져 만들었던 것을 요즘 정치인들은 앉아서 남의 얘기하듯 한 번 만들어 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계속 떨어졌고 사내유보금은 늘었다. 기업은 투자 의욕을 상실했고 더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은 이번에는 투자하지 않고 돈을 갖고 있으면 세금으로 뺏겠다며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눕혀 강제로 성장판을 잘라 저성장을 체질화시켜 놓고 이제 와서 왜 투자하지 않느냐고 괴롭히고 있다.

만약 우리 기업이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않고 소극적인 경영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몇몇 군소업체, 외국의 하청업체 정도의 중소·중견 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 우리 경제가 지금처럼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경제에는 연습이 없다. 정부의 간섭은 가급적 작을수록 좋다. 정부개입보다는 시장이 자유롭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잘못된 정책을 너무 쉽게 실험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그 결과가 실로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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