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파독 광부·간호사처럼 `자신 위해` 열심히 일한 개인이 경제성장 주인공"

자유경제원 / 2015-04-27 / 조회: 2,598       한국경제

'봄밤 그리고 대화'

현진권 자유경제원장 "파독근로자 성공, 한국인 해외 진출 자신감 심어줘"
이애란 북한음식문화원장 "남한에선 소유권의 소중함 모르는 사람 많아"
이영훈 서울대 교수 "조선 왕조 패망한 근본 원인은 산림 파괴 때문"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 야외 소공원에서 지난 25일 열린 정규재tv ‘토크파티’에 참석한 시민들이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 야외 소공원에서 지난 25일 열린 정규재tv ‘토크파티’에 참석한 시민들이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국의 경제성장사에서 ‘내 삶을 정부에 맡기지 않겠다’고 나섰던 ‘개인의 힘’이 간과돼왔습니다.”(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지금은 국가에 내놓으라고만 하지 자신이 책임지라고 하면 싫어합니다.”(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 야외 소공원에서 정규재tv 주최로 열린 토크파티에서는 한국 경제성장사와 조선 후기 경제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봄밤 그리고 대화’로 이름 붙인 이번 행사엔 50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선 ‘자신 위해’ 열심히 살면 누구든 애국자

참석자들은 최근 흥행한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파독(派獨) 광부·간호사들을 언급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경제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경제발전 뿌리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진권 원장은 “일반적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은 박정희나 정주영, 이병철 등 정치·경제 엘리트가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시장경제체제에서 ‘자신을 위해’ 소리 없이 열심히 일한 개인의 역할을 찾기 위해 파독 근로자의 활약상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지난 22일 독일 에센에서 열린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렘코 브뢰케 네덜란드 레이던대 한국학과 교수의 ‘외국인이 보는 파독 광부들’ 발표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파독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돈을 벌어온 경험이 이후 한국인들의 중동 등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브뢰케 교수의 분석은 우리 내부에서 미처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이었다”고 평했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파독 간호사 김병연 씨.기사 이미지 보기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파독 간호사 김병연 씨.

당시 파독 간호사로 1966년부터 1973년까지 독일에서 일한 김병연 씨(73)는 “한 번도 독일에서 고생하거나 희생한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해 한국에 돌아와 집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었다”며 “얼마 전 영화 ‘국제시장’을 본 남동생이 ‘누나가 부쳐준 돈으로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김씨의 얘기를 들은 탈북자 출신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은 “북한에서도 해외로 근로자를 많이 파견했지만 일해서 얻은 부(富)는 모두 국가가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남한에선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면 누구든 애국자가 될 수 있다”며 “그런데 자기가 가진 소유권의 고귀함을 잘 모르고 ‘무상복지’ 운운하며 자꾸 국가에 (자기 권리를) 반납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생산성 낮아 극심한 경제적 위기 겪은 조선 후기

토크파티에서는 한국 역사에서 조선 후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 최근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라는 책을 펴낸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농업 생산성이 꾸준히 하락하는 현상이 관찰됐다”며 “일본의 침략으로 조선 후기의 자생적 발전 가능성이 짓밟혔다는 학계의 일반적인 통념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선은 체제적 모순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소득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며 “조선왕조가 패망한 근본적 원인은 산림 훼손 등 회복 불가능한 환경 파괴였다”고 분석했다.

 
 

반면 조선과 마찬가지로 17세기에 산림이 황폐해지는 환경 위기를 겪은 일본은 마을 단위로 산림에 대한 소유권을 나눠줘 조선에서와 같은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조선 지배자들의 ‘산림천택(山林川澤)은 천하공유(天下共有)’라는 성리학적 도덕관념이 소유권 제도 창출을 막아 산림을 황폐화했다”며 “이는 오늘날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조선왕조 후기에 국가의 재정상태가 붕괴됐던 것 아니냐”는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의 지적에 정규재 주필은 “고종이 44년간 통치하는 동안 한성판윤(지금의 서울시장)이 1000명 넘게 바뀌었다고 한다”며 “왕이 관직을 팔아서 국가 재정을 조달했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였다”고 진단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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