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세제의 거주 중심 전환, 시장을 더 경직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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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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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와자유 제 27호, 주택세제의 거주 중심 전환, 시장을 더 경직시킬 수 있다.pdf
◩ 핵심 요약
◆ 주택 수 기준을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방향은 합리적이지만, 세율과 과세표준까지 동시에 올리면 단순화의 효과가 상쇄될 수 있음. ◆ 장기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전면 전환하면 직장 이동·부양·교육·임대차 등 다양한 주거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주거 이동성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 ◆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액공제 한도와 세부담 상한 조정이 중첩되면 일부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음. ◆ 주택 수 기준을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방향은 합리적이지만, 세율·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동시에 높이면 과세기준 단순화의 효과가 실질적인 증세에 가려질 수 있음. ◆ 장기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전면 전환하면 직장 이동·가족 돌봄·교육·임대차 등 불가피한 비거주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주거·노동 이동성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 ◆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과세표준 확대, 세액공제 한도와 세부담 상한 인상이 중첩되는 만큼 개별 조치가 아니라 전체 세 부담의 결합효과를 평가해야 함. ◆ 해외 주요국은 실거주주택을 우대하면서도 금액 한도, 기간 비례공제, 장기보유 인정과 처분 유예를 함께 둠. 한국도 보유·거주 병행 공제와 충분한 경과조치가 필요함 |
1. 개편안의 성격: 가액 기준 합리화와 거주 중심 강화의 결합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세제 방향을 “비거주주택과 일정가액 이상의 주택에 대한 세 부담 정상화”와 “거주용 1주택 보호”로 제시했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체계를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바꾸는 한편,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의 장기공제는 보유기간보다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재설계한다. 임대주택 특례, 일시적 2주택,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까지 동시에 손질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은 개별 세목의 조정보다 주택의 보유·거주·임대·매도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패키지 개편에 가깝다(재정경제부, 2026a; 2026b).
거주용 1주택을 보호한다는 목표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실제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는 주택과 투자·임대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을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거주 여부는 납세자의 소득과 담세력, 주택 보유의 투기성을 완전하게 보여주는 기준이 아니다. 동일한 자산가액과 소득을 가진 1주택자라도 직장, 가족 돌봄, 교육이나 사업상의 이유로 직접 거주하지 못하면 공제 수준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택 수 기준을 폐지하는 것은 여러 채의 저가주택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가 1주택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문제를 완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기본공제 축소,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일부 세율 인상과 세부담 상한 확대가 함께 추진된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주택 수 기준의 합리화”와 “비거주·고가주택의 부담 강화”, “실거주 유도”가 결합된 정책유도형 세제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각 제도의 명분이 아니라 여러 변화가 동시에 적용됐을 때 납세자와 주택시장에 나타나는 결합효과다(재정경제부, 2026a).
2. 주요 개편 내용과 쟁점
<표 1> 2026년 부동산세제 개편안의 주요 내용
구분 | 현행 | 정부안 | 핵심 쟁점 |
1주택 장기공제 | 보유 연 4% + 거주 연 4%(최대 80%) | 2028년 보유 2% + 거주 6% 2029년 이후 거주 연 8% | 보유기간의 경제적 의미 축소 |
장기공제 한도 | 별도 금액 한도 없음 |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 | 고가·장기보유자의 세 부담 증가 |
종부세 기본공제 | 1세대 1주택 12억원 | 거주 14억원 비거주 9억원 | 동일가액 주택의 거주 여부별 차등 |
| 공정시장가액비율 | 주택분 60% | 2027년 70% 3주택자 등 2028년 80% | 과세표준의 단계적 확대 |
종부세 세율 | 주택 수별 차등 | 2028년부터 가액 기준 일원화 6~12억원 구간 1.0%→1.3% | 주택 수 기준 폐지는 긍정적이나 세율 인상 병행 |
세액공제·상한 | 보유공제, 금액한도 없음 세부담 상한 150% | 거주공제로 전환800만원 → 600만원 한도세부담 상한 200% | 세 부담 증가 속도 확대 |
일시적 2주택 | 조정대상지역 3년 | 2년 | 정상적인 주택 교체 제약 |
매입임대 아파트 | 중과 배제·장기공제 우대 | 2028년 축소, 2029년 이후 폐지 | 정책 신뢰와 임대공급 문제 |
자료: 재정경제부(2026a; 2026b; 2026c)를 바탕으로 작성. 정부안은 국회 심의 전 단계임.
◩ 주택 수에서 가액 기준으로의 전환은 타당
종합부동산세율을 합산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면 지방의 저가주택이나 소형 임대주택을 여러 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중과되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주택 한 채의 가격은 지역과 입지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보유 주택 수만으로 담세력을 판단하는 것은 수평적 과세형평에 맞지 않는다. 과세기준은 주택의 개수가 아니라 합산 자산가액과 납세능력에 연계하는 것이 조세중립성에도 부합한다.
가액 기준은 지방주택과 세컨드홈을 둘러싼 왜곡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방의 저가주택 한 채를 추가로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주택 중과를 적용하면 수도권 고가 1주택 선호가 강화되고 지방주택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정부가 지방 세컨드홈 특례를 확대하는 방향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특정 지역·특정 주택만 예외로 추가하기보다 주택 수 중과 자체를 가액 기준으로 단순화하는 편이 제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재정경제부, 2026a; 2026b)
◩ 다만 가액 기준 전환이 세 부담 인상의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됨
정부안은 과세기준을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과세표준 6억~12억 원 구간 세율을 1.0%에서 1.3%로 높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일반 1주택자 등에 대해 60%에서 70%로, 3주택 이상 보유자 등은 2028년부터 80%로 높인다. 세부담 상한도 직전 연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조정한다. 기준의 합리화와 실질적 부담 확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주택 수 기준 폐지의 긍정적 효과가 과세표준과 세율 인상에 의해 상쇄되지 않는지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재정경제부, 2026a; 2026b)
◩ 개별 조치보다 패키지의 결합효과가 중요
종부세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와 세부담 상한은 최종 세액을 결정하는 서로 연결된 요소다. 한 요소의 변화가 작아 보여도 여러 조치가 중첩되면 세 부담은 비선형적으로 커질 수 있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줄고 과세표준 반영비율이 높아지는 동시에 보유기간 공제까지 축소된다. 정부와 국회는 제도별 세수효과뿐 아니라 주택가격·거주기간·소득계층별 실효세율 변화와 납세자 유형별 사례를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재정경제부, 2026b; 2026c)
3. 보유공제의 거주공제 전환이 초래할 문제
<그림 1> 1세대 1주택 양도세 장기공제 구조의 단계적 전환

주: 그래프의 4%·4%는 현행 및 2027년의 연간 공제율이다.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은 각각 계산하며, 각각 10년을 충족해야 보유 40%와 거주 40%를 합한 최대 80%가 된다. 예를 들어 10년 보유하고 5년 거주했다면 공제율은 보유 40%와 거주 20%를 합한 60%다. 2028년에는 보유 연 2%·거주 연 6%, 2029년 이후에는 거주 연 8%로 전환된다. 자료: 재정경제부(2026a; 2026c)를 바탕으로 작성.
◩ 거주 여부는 투기성과 납세능력의 완전한 대리변수가 아님
자신의 주택을 임대하고 직장 인근에서 전세로 거주하거나,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해외·지방 근무, 재건축과 임대차계약 때문에 직접 거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이 경우 비거주는 투자 목적의 선택이라기보다 노동·가족·주거 여건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 비거주 주택도 다른 가구에 임대되고 있다면 주거서비스를 공급하는 자산이다. 비거주를 곧바로 투기적 보유로 간주해 기본공제와 장기공제를 축소하면 정상적인 생활상의 이동과 임대공급까지 불리하게 취급할 수 있다.
◩ 거주 판정 확대는 세제의 복잡성과 입증비용도 높임
정부안은 취학·근무상 형편, 등록임대, 재개발·재건축 공사기간 등 일정한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예외를 마련한다. 불가피한 사정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예외가 늘어날수록 납세자는 자신의 생활사정이 법령상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서류로 입증해야 한다. 과세당국도 실제 거주와 형식적 주소 이전을 구분해야 하므로 행정비용과 분쟁 가능성이 커진다. 단순한 세제를 지향한다면 거주 여부에 따른 격차를 크게 벌린 뒤 복잡한 예외를 덧붙이는 방식보다 보유와 거주를 함께 반영하는 일반 규칙이 더 적절하다. (재정경제부, 2026b)
◩ 보유세의 목적과 거주유도형 과세 사이에 법체계상 긴장이 생김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는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가격안정과 지방재정의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규정한다. 과세표준 역시 원칙적으로 납세자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에 기초한다. 종부세의 기본 성격은 주택의 사용방식이 아니라 보유가액과 보유에 따른 담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보유세인 셈이다.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제8조)
그런데 정부안은 같은 가격의 1주택이라도 직접 거주하면 기본공제 14억 원, 거주하지 않으면 9억 원을 적용하고 장기보유 세액공제도 거주기간 공제로 바꾸려 한다. 거주를 법률상 의무로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세 부담의 큰 격차를 통해 자기 소유 주택에 직접 입주하도록 사실상 강하게 유도한다. 이 경우 종부세는 고액 부동산의 보유 형평을 조정하는 세금에서 납세자의 주거 형태를 규율하는 행태교정세로 성격이 이동한다. 동일한 가액의 주택과 동일한 담세력을 가진 납세자를 거주 여부만으로 다르게 취급한다는 점에서도 수평적 형평성과 조세중립성 사이의 충돌이 발생한다. (재정경제부, 2026a; 2026c)
정부안이 종합부동산세법 자체의 개정을 전제로 하므로 현 단계에서 곧바로 하위법령이 상위법을 위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행 목적조항을 그대로 둔 채 비거주 여부를 핵심적인 부담 기준으로 확대하면 법률의 목적과 실제 과세기능 사이에 내부 정합성 문제가 생긴다. 또한 실제 거주의 판단기준, 일시적 비거주와 예외기간처럼 세 부담을 좌우하는 본질적 요건을 대통령령에 폭넓게 위임한다면, 과세요건을 법률로 명확히 정해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와도 긴장이 커질 수 있다. 국회 심의에서는 거주용 주택의 핵심 요건과 예외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시행령에는 기술적 세부사항만 위임해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38조·제59조; 헌법재판소, 1992)
◩ 장기보유공제에는 명목이익 과세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음
장기간 누적된 주택가격 상승분에는 물가상승과 화폐가치 변화에 따른 명목이익이 포함된다. 양도 시점에 여러 해의 누적 차익을 한꺼번에 과세하는 구조에서 장기보유공제는 명목이익 과세와 누진세율의 집중효과를 일부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거주기간만을 인정하고 보유기간을 사실상 배제하면 장기보유의 경제적 의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OECD, 2025).
장기보유공제가 일정 기간까지 매도를 미루게 하는 측면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제를 없애거나 거주요건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거래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매각 시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 보유자는 오히려 처분을 더 늦출 수 있다. 매물 잠김을 줄이려면 보유기간 공제를 전면 배제하기보다 양도세율과 공제구조를 단순화하고, 장기간 발생한 명목차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OECD, 2025).
◩ 여러 부담 강화 조치가 중첩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줄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에서 70%로 높아진다. 종부세의 장기보유 세액공제는 거주공제로 전환되고 2027년 800만 원, 2028년 이후 600만 원의 금액 한도가 적용된다. 세부담 상한이 150%에서 200%로 올라가면 이러한 변화가 실제 세액에 반영되는 속도도 빨라진다. 제도 하나만 보면 단계적 조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동일한 납세자에게 여러 부담 강화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재정경제부, 2026a; 2026b).
주택은 일부만 매각해 세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비유동자산이다. 소득이 적은 고령자나 은퇴자는 자산가액은 높지만 세금을 낼 현금흐름이 부족할 수 있다. 정부가 납부유예 요건을 완화한 것은 필요한 보완이나, 납부유예는 세 부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처분·상속 시점까지 미루는 제도다. 보유세 강화가 필요하더라도 소득 대비 세 부담, 분납과 유예, 장기거주자의 현금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재정경제부, 2026a; 2026b; 2026c).
4. 시장에 미치는 예상 경로
◩ 거래 확대와 임대공급 축소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
비거주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면 일부 보유자는 매도에 나설 수 있고 단기적으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유세 강화가 거래 확대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양도 시 부담이 크거나 향후 세제가 다시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 납세자는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할 수 있다. 주택가격, 금리, 거래량과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므로 보유세만으로 시장의 매물 규모를 설계하기는 어렵다(OECD, 2022; OECD, 2025).
◩ 임대주택의 비용은 임대인에게만 머물지 않을 수 있음
비거주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임대시장에 공급된다.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사업의 기대수익이 낮아져 신규 공급이 줄거나, 가능한 범위에서 세 부담이 임대료와 보증금에 반영될 수 있다. 반대로 일부 임대주택이 매매시장에 나오면 자가구매자에게는 공급 확대가 될 수 있다. 어느 효과가 더 큰지는 지역별 임대수요와 공급탄력성에 따라 다르므로, 세입자 보호를 명분으로 임대인의 세 부담만 높이는 접근은 실제 귀착을 점검해야 한다. (OECD, 2022; OECD, 2025)
<그림 2> 거주유도형 부동산세제의 예상 전달경로

주: 시장 파급은 가능한 경로를 정리한 분석적 도식이다. 특히 강남 등 핵심지에서는 자기 소유 주택으로의 실입주가 전월세 매물 회수와 실거주 수요 집중을 동시에 일으킬 수 있으며, 효과의 크기와 방향은 지역별 수요·공급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료: 재정경제부(2026a), OECD(2022; 2025)를 바탕으로 작성.
◩ 강남 등 핵심지에서는 전월세 매물 잠김과 가격 상승의 역설 가능
거주공제와 종부세 기본공제의 차등은 강남 등 고가 핵심지역에서 예상과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강남에 보유한 주택을 임대하고 다른 지역에서 전월세로 살던 소유자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기 집으로 들어가면, 강남의 임대주택 한 채가 시장에서 회수된다. 그 소유자가 종전에 살던 임차주택이 시장에 다시 나올 수는 있지만 지역·학군·주택 품질이 달라 강남 임대주택을 그대로 대체하지 못한다. 지역 간 대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강남 전세·월세 매물의 잠김과 임대료 상승 압력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재정경제부, 2026a; OECD, 2022).
거주기간이 종부세와 양도세 혜택의 핵심 기준이 되면 소유자는 핵심지 주택에 장기간 실입주하고 매도를 미루려는 유인도 갖게 된다. 실거주 수요가 강남 주택으로 집중되는 동시에 임대매물과 매매매물이 함께 줄어들면, 세제상 거주 프리미엄이 주택가격에 자본화되어 강남 집값을 더 높이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비거주주택의 부담을 높이면 곧바로 매물이 늘고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단선적인 가정이 지역별 시장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효과의 크기는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행 전 지역별 임대공급과 가격에 대한 영향평가가 필요하다(OECD, 2022; OECD, 2025).
◩ 한시적 양도세 완화는 거래 시점을 왜곡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2027년과 2028년에만 완화하면 납세자는 시장 상황보다 세제 적용기간에 맞춰 매도 시점을 정하게 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2027년에는 2주택자의 중과가 +5%p, 3주택 이상은 +10%p로 축소되고 2028년에는 각각 +10%p와 +15%p가 적용된 뒤, 2029년에는 다시 +20%p와 +30%p로 환원된다. 특정 기간에 매물이 집중되고 종료 이후 다시 잠기는 현상을 피하려면 중과제도 자체를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 (재정경제부, 2026a; 2026b)
◩ 일시적 2주택 기간 단축은 정상적인 이사까지 제약
기존 주택의 처분에는 세입자 계약기간, 잔금과 입주 일정, 거래 부진, 신규주택 준공 지연 등 납세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이 작용한다. 조정대상지역의 일시적 2주택 특례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면 투기 억제보다 정상적인 주택 교체와 노동 이동을 제약하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시기에는 2년 안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종전주택을 처분하지 못해 세제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재정경제부, 2026a; 2026b; 2026c).
◩ 임대주택 특례 축소는 정책 신뢰와 공급효과를 함께 평가해야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중과배제와 장기보유공제 우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조치는 임대주택에 대한 과도한 특례를 정비한다는 논리를 갖는다. 그러나 과거 정부의 유인에 따라 등록하고 장기임대 의무와 임대료 규제를 부담한 사업자에게 사후적으로 조건을 바꾸면 정책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신규 등록분의 혜택을 조정하더라도 기존 계약과 의무 이행분에는 충분한 경과조치를 두고, 세제혜택의 비용뿐 아니라 실제 임대기간과 공급량, 임대료 안정효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재정경제부, 2026a; 2026b; 2026c).
5. 해외 사례: 거주 우대와 완충장치의 결합
OECD는 다수 회원국이 주된 거주주택의 양도차익에 전액 또는 조건부 감면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실거주주택은 소비재와 자산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고, 이사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을 전부 과세하면 주거 이동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거주 우대 자체는 국제적으로 낯선 제도가 아니다. 다만 주요국은 거주 여부만으로 과세를 이분화하기보다 금액 한도, 실제 거주기간에 비례한 공제, 장기보유기간, 이사 후 처분 유예 등을 결합한다(OECD, 2022; OECD, 2025).
<표 2> 주요국의 주된 거주주택 양도차익 과세 비교
국가 | 주요 제도 | 기준 | 시사점 |
미국 | 주된 거주주택 양도차익 중 개인 25만 달러, 부부합산 50만 달러까지 제외 | 양도 전 5년 중 2년 이상 소유·거주 | 거주요건과 명확한 금액 한도를 결합 |
영국 | 실제 주된 거주기간에 비례하여 Private Residence Relief 적용 | 마지막 9개월은 거주기간으로 간주 | 거주·비거주를 이분법보다 기간 비례로 처리 |
독일 | 취득 후 10년 이내 부동산 매각차익 과세가 원칙 | 자가거주 또는 매각연도와 직전 2개 연도 거주 시 예외; 10년 초과 보유도 과세대상에서 제외 | 거주요건과 장기보유기간을 함께 인정 |
일본 | 주된 거주주택 양도소득에서 최대 3,000만 엔 특별공제 | 종전 거주주택은 퇴거 후 3년이 지난 해의 말까지 처분 시 적용 가능 | 이사 후 매각에 충분한 유예기간 부여 |
자료: IRS(2025·2026), HMRC(2026), 독일 소득세법(EStG) §23, 일본 국세청(NTA, 2025), OECD(2022; 2025)를 바탕으로 작성.
해외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보유세 수준과 거래세, 임대시장 구조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통적인 시사점은 분명하다. 거주주택을 우대하더라도 납세자가 직장 이동이나 이사 과정에서 즉시 주택을 처분하도록 강제하지 않고, 장기보유와 비례적 공제를 통해 경직성을 줄인다는 점이다. 한국 개편안도 거주공제 강화 자체보다 다른 부담 강화 조치와 완충장치가 균형을 이루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OECD, 2022; OECD, 2025)
◩ 해외 사례의 의미
· 실거주주택 우대 자체는 국제적으로 일반적이지만, 금액·기간 기준을 명확히 하여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함.
· 영국은 실제 거주기간에 비례해 감면하고 마지막 9개월을 자동 인정하여 이사와 처분 사이의 시차를 보호함.
· 독일은 실거주 예외와 별도로 10년 보유기간을 인정하여 장기보유 주택의 투기성이 낮아졌다고 봄.
· 일본은 종전 거주주택에 대해 퇴거 후 일정 기간 내 처분을 인정함. 한국도 보유기간 인정, 일시적 2주택 기간과 기존 임대주택의 경과조치를 함께 설계해야 함.
6. 결론 및 정책제언
2026년 부동산세제 개편안은 주택 수 기준을 주택가액 기준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진전된 요소가 있다. 주택의 개수보다 합산가액을 중심으로 담세력을 평가하는 방향은 지방의 저가주택과 소형 임대주택에 불리했던 기존 중과체계를 완화할 수 있다. 거주용 1주택의 기본공제를 확대하고 고령자의 납부유예를 보완한 조치도 실수요자의 부담을 고려한 부분이다(재정경제부, 2026a). 그러나 장기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바꾸고 비거주 1주택의 기본공제를 축소하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과 세부담 상한까지 동시에 높이면 과세기준 합리화보다 부담 강화가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 강남 등 핵심지에서는 소유자가 자기 집으로 입주하면서 전월세 매물이 회수되고 실거주 수요가 집중되어 임대료와 집값을 오히려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일시적 2주택 기간 단축과 임대주택 특례 축소, 한시적 양도세 완화가 결합되면 주택의 정상적인 교체와 임대공급, 매도 시점이 세제 일정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재정경제부, 2026a; 2026b; OECD, 2022).
세금은 국민에게 한 주택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야 하는지를 지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고액 부동산 보유의 형평을 조정하려는 종부세가 거주 여부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수단으로 바뀌면 보유세의 목적과 조세중립성 사이에 충돌이 생긴다. 주택세제의 목표는 특정한 주거 형태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능력에 비례하는 단순하고 안정적인 과세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주택가액 기준의 단순화, 보유·거주 병행 공제, 명확한 법률상 요건과 충분한 경과조치를 통해 주택의 보유·임대·매매와 거주 결정이 세제혜택보다 가구의 필요와 시장의 가격신호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다음은 7가지 정책 제언이다.
◩ 가액 기준 일원화는 유지하되 보유세 원칙을 명확화
주택 수 대신 합산 주택가액을 과세기준으로 확립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이 매년 정책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중장기 경로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종부세의 목적조항과 보유세 성격에 맞게 거주 여부는 제한적인 우대 요소로만 반영하고, 가액 기준 전환과 세율 인상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보다 과세기준 단순화의 효과를 먼저 평가할 필요가 있다.
◩ 보유공제와 거주공제를 병행
실거주기간을 더 우대할 수는 있으나 장기보유기간도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한다. 현행 보유 4%·거주 4%의 비율을 조정하더라도 보유공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식은 피하고, 장기 누적차익의 명목이익을 조정하는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축소 재검토와 과세요건의 법률상 명확화
거주 14억 원과 비거주 9억 원의 격차를 완화하고, 불가피한 비거주를 복잡한 예외규정으로 입증하도록 하기보다 기본공제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거주용 주택의 정의, 실제 거주 판정, 인정기간과 핵심 예외는 종부세법에 명확히 규정하고 대통령령에는 기술적 세부사항만 위임해 조세법률주의와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 일시적 2주택 특례기간 3년 유지
세입자 계약과 거래 부진, 준공·입주 일정 등 현실을 고려해 현행 3년을 유지해야 한다. 거래가 크게 위축된 지역이나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추가 연장을 허용해 정상적인 이사와 주택 교체가 세금 때문에 제약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양도세 중과 완화를 구조개혁으로 전환
2027~2028년의 한시적 완화보다 주택 수에 따른 중과를 폐지하거나 장기보유 주택을 중과 대상에서 제외해 매도 시점의 왜곡을 줄여야 한다. 단기 투기성 거래는 보유기간에 따라 과세하되 장기간 보유한 주택까지 주택 수만으로 중과하는 방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 기존 임대주택에 대한 정책 신뢰 보호
신규 등록분부터 혜택을 조정하되 과거 정책에 따라 장기임대 의무를 부담한 사업자에게는 당초 약속한 세제조건을 원칙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임대주택 특례의 성과는 조세지출액뿐 아니라 공급기간, 임대료와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를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 세 부담 분포와 지역별 시장효과를 사후 평가
법 시행 이후 주택가격 구간·연령·소득·거주 여부별 종부세 실효세율뿐 아니라 강남 등 핵심지역의 전월세 매물, 임대료, 실입주 전환과 매매가격 변화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예상과 달리 전월세 매물 잠김, 핵심지 수요 집중이나 임대공급 감소가 나타나면 공제·세율과 경과조치를 자동 재검토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참고자료
· 대한민국. 「대한민국헌법」 제38조·제59조.
· 대한민국.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제8조. [시행 2026. 1. 1.]
· 헌법재판소. 1992. 12. 24. 90헌바21 결정(과세요건법정주의·과세요건명확주의).
· 헌법재판소. 2024. 5. 30. 2022헌바189등 결정(2020년 귀속 종합부동산세 사건).
· 재정경제부. 2026a. 「2026년 세제개편안: 개조식」. 2026. 8. 3.
· 재정경제부. 2026b.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본」. 2026. 8. 3.
· 재정경제부. 2026c. 「2026년 세제개편안: 문답자료」. 2026. 8. 3.
· OECD. 2022. Housing Taxation in OECD Countries. OECD Tax Policy Studies, No. 29.
· OECD. 2025. Taxing Capital Gains: Country Experiences and Challenges. OECD Taxation Working Papers, No. 72.
· Internal Revenue Service. 2026. Publication 523: Selling Your Home; Topic No. 701, Sale of Your Home.
· HM Revenue & Customs. 2026. Private Residence Relief (HS283); Tax When You Sell Your Home.
· Bundesministerium der Justiz. Einkommensteuergesetz (EStG), §23 Private Veräußerungsgeschäfte.
· Japan National Tax Agency. 2025. No.3302 マイホームを売ったときの特例; No.3314 過去に居住していたマイホームを売ったと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