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Murray N. Rothbard,
What Is the Proper Way to Study Man?
8 May, 2019
자연과학의 엄청난 성과 때문에, 인간행동 연구에도 자연과학의 방법론이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그러나 후술할 세 인물은, 인간의 '행동(action)’과 물리적 대상의 '행위(behavior)’ 사이의 본질적 차이점에 주목하며 양 영역에는 상이한 과학적 방법론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조명한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 – 경제학의 인식론
경제학은 언제나 독자적인 방법론을 보유했지만, 거의 모든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방법론의 타당성에 대한 논쟁은 등한시되어 왔다. 그러나 적절한 방법론이 부재한 탐구는, 그럴듯하지만 사실 총체적으로 거짓에 불과한 결론을 도출하는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의 경제학이 매우 다양한 방법과 심지어 서로 모순되는 접근법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과학의 적절한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1933년에 출판된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경제학의 인식론적 문제들'은 경제학 방법론 연구에 있어 매우 기념비적인 업적이다. 나사우 시니어, 존 케언스, 카를 멩거 등이 경제학이 어떻게 타당해지는지 이미 입증하였지만, 경제학 방법론에서 실증주의와 상대주의의 모든 흔적을 완전히 없앤 최초의 인물은 바로 미제스였다. 물리적 대상에 있어, 자연과학은 상수관계에 대한 경험적 관찰에서 시작하여 잠정적인 가설을 확립하는데, 이러한 가설은 근본적으로 언제나 검증과 수정의 대상이 된다. 관련 요소를 분리하고 일정하게 유지할 방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식이 있고, 의지를 가지며,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수단을 사용하며 행동하는 인간은 통제된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인간역사상의 기록 역시 인간 행동의 복잡한 결과라는 점에서 원인을 추론해낼 수 없다. 오직 선험적 공리로부터 연역적으로 추론하는 방식으로만 경제학 법칙을 파악할 수 있음을 미제스는 증명하였다.
미제스의 '경제학의 인식론적 문제들’과 거의 동시기에 발표된 라이오넬 로빈스의 '경제과학의 본질과 중요성에 대한 논고’라는 책도 있다. 이 책은 미제스와 같은 전통을 공유하지만, 훨씬 덜 심오하고 덜 근본적이다. 이러한 중대한 격차는 오로지 미제스의 책을 통해서만 메워질 수 있다.
폴 팽르베 – 수학적 방법론 비판
저명한 프랑스 수학자 폴 팽르베는 윌리엄 제본스의 수학적 경제학에 대한 눈부신 비판을 전개했다. 제본스의 연구는 수학적 방법론의 경제학 침공의 첫 사례이자, 그나마 덜 해로운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팽르베는 이미 수학적 방법론의 위험성과 오류를 간파해냈다. 의도적이지 않고, 각 물리적 대상의 성분이 모두 균질한 자연과학의 영역에서 수학적, 양적 방법론은 매우 적합하다. 반면에, 모든 인간행동은 의도적이라는 점에서 그 각각은 서로 균질하지 않다. 따라서 수학적으로 인간행동을 분석할 수는 없으며, 언어적 논리를 통해서 접근해야 한다. 오늘날의 수학적 경제학자들이 오스트리아학파의 비판에 대해 그것이 수학에 무지하다며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저명한 수학자의 주장은 매우 중요하다.
펭르베의 논리를 우리는 루이 조머가 편집한 '유럽경제사상 논문 모음집’에서 접해볼 수 있다. 이 책은 19세기에 발표된 유럽의 중요한 경제학 논문 7개를 편집한 것이다. 펭르베의 글 외에도, 멩거와 비저 등의 논문 역시 수록되어 있다.
리하르트 폰 미제스 – '빈도’로서의 확률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형제 리하르트 폰 미제스는 20세기 초반 확률 혁명의 주도자였다. 고전적 확률 이론은 잠재적 사건에 대한 수치적 확률에 근거한다. 예컨대 주사위를 던져서 3점을 얻을 확률은 6분의 1이다. 6개의 가능성이 있고 그 가능성들은 서로 동등하다고 가정되기 때문이다. 리하르트는 이 접근법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사위의 각 항이 나올 확률이 공평하게 6분의 1임을 사전에 확신할 수는 없으며, 그 가능성을 실제로 알기 위해서는 오직 주사위를 여러 차례 던짐으로써 관측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무지에 근거한 확률이론이 아니라, 지식에 근거한 '빈도’로서의 확률이론이 탄생했다. 새로운 확률이론에 따르면, 주사위에서 3점을 얻을 확률이 6분의 1이라면 그것은 주사위를 아주 많이 던져서 실제로 3점을 얻은 비율이 6분의 1에 상당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물론 리하르트의 이 주장은 예시이다. 그의 이론은 동전 혹은 주사위 던지기처럼, 그 품질이 균질한 경우에는 수학적 확률 가능성이 적용될 수 있음을 함의한다. 그러나, 그 성격이 서로 매우 다른 인간의 행동과 같은 실제 개별사례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을 비롯하여 인간행동에 대한 연구에 있어 수학적 확률이론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명백해진다.
리하르트 폰 미제스의 저작 '확률, 통계, 진리’의 제3판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이 판본에서 리하르트는 단순히 자기 이론을 전개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에 대한 다양한 현대적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논리실증주의 학파의 카르나프와 라이헨바흐 등이 인간행동이라는 광대한 사건에 속하는 개별적 사례에 대한 수학적 정립 시도를 완전하게 파괴한다.
번역: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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