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Murray N. Rothbard,
The Politics of Political Economists
11 April, 2016
정치경제학자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무엇인가? 미제스는 경제 통계학, 즉 양적인(quantitative) 경제학은 보다 급진적인 정치적 이해관계를 형성한다고 주장했으나, 스티글러(George Stigler) 교수는 이에 반대했다. 경험적 연구는 학자들이 경제학에 대한 열의를 느끼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이 문제에 있어 미제스의 견해를 검토하기 보다, 스티글러 교수가 간과한 통계학의 특징을 주목하고 싶다.
우선적으로, 통계학은 필연적으로 경제체제에 대한 정부계획을 요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시장 경제에서 개인 사업체는 통계를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단지 가격과 비용에 대해서만 알면 사업을 꾸려 나갈 수 있다. 비용은 계산은 대체로 기업 내부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경제에 대한 일반적 정보, 즉 통계학에서 다루는 요소들은 큰 효용이 없다.
요컨대 자연적인 시장에서 통계학에 대한 수요는 매우 낮다. 반면, 정부개입은 그것이 단편적이든, 완전히 사회주의적이든, 언제나 엄청난 양의 통계적 수집을 필요로 한다. 통계학은 정부관료가 경제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지식을 제공한다. 오직 양적인 차원의 손익계산만 고려하는 탁상행정이 기업가의 직관적이고 질적인 지식을 대체한다. 정부개입의 확대는 곧 통계의 확대를 수반한다.
1940년대 이후 미국에서 통계를 수집하고 배포하는 데 있어 정부활동이 엄청나게 확장한 것 역시 분명 경제를 규제하고 조작하는 정부 역할이 확대되는 것과 겹쳐서 일어났다. 연방정부는 사회 여러 부분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사회적 문제를 처리하여, 경기변동과 실업을 해소하고, 국민 총생산을 계산하기 위한 등의 목적으로 통계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왔다.
현대 시대에 비해 과거 정부의 규모와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었다는 점 역시 통계학의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아직 경제학과 사회과학이 충분하게 발달하지 못했고, 따라서 사회적 조건을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보의 양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실업의 수준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실업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영국의 페이비언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험적 경제연구를 촉진했다는 사실은 너무 잘 알려져 있어서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19세기 후반부터 자유방임주의적인 고전적 정치경제체제에 대한 경제사학적 그리고 통계학적 반란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국가는 역사학파로 유명한 독일이다. 개입주의자들은 과학적, 실증적, 계획적 경제학과 통계학을 근거로 정부가 사회공학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통계학은 정부의 눈이며, 정부로 하여금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하여 경제사회의 전체구조를 조망하고 발전시킬 동력을 제공한다는 믿음이었다. 그렇게 하여 혁명이나 퇴보의 위험 없이 평화적인 사회발전이 가능하며, 자연적 독점을 방지하고 경쟁의 효율을 유지하는 기능을 정부에게 부여할 수 있다고, 따라서 사회구성원들에게 최적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통계학자들은 생각했다. 예컨대 시장경제의 가격지수 통계를 수집함에 따라 정부가 가격의 안정적 유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끊임없는 광범위한 정보 수집, 분석, 정리가 필요했으며 통계학의 임무는 매우 막중하다고 여겨졌다.
국가의 성장과 번영이 실증적 통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믿음은 20세기에 매우 팽배해졌다. 1930년대의 뉴딜정책 역시 실증자료에 기초해 수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통계 자료가 없다면 연방정부는 전례 없는 광범위한 경제계획을 꾸릴 수 없었을 것이다.
정부계획이 통계에 기초하기 때문에 정부개입의 증대는 통계학의 부흥을 야기한다. 그리고 이 관계는 반대로도 적용된다. 즉 통계학의 성장은 정부개입과 계획의 증대를 야기한다. 통계학 자체가 정치경제학적 목적으로 개발되지는 않았을지라도, 그것은 언제나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개입주의자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해준다.
정부개입과 통계학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른 이유도 지적해볼 수 있다. 확실하진 않지만 통계학자들은 사실을 담고 있는 정보를 항상 다룬다는 점에서 사회문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따라서 비교적 조급한 경향을 보인다. 그들은 단편적이지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는 모든 형태의 정부계획을 옹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사료되다. 경험적 경제학 연구에 몰두하던 일련의 경제학자 상당수가 노골적인 사회주의자 혹은 공산주의자가 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외부개입이 없어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효과가 나타나는 자유방임주의와 달리 계획경제의 효과는 너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통계학자들은 이것이 이론적으로 더 낫다고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전체구조에 대한 통찰이 아니라 특정 사례에만 몰두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며 그들은 정부개입주의를 옹호하게 된다. 실례로 뉴딜정책을 연구하는 경제사학자들은 연방정부의 '유연하고' 실용적인 접근을 높게 평가한다.
통계학과 정치적 개입주의는 둘 다 '문제 영역'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친근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경제와 사회에서 이상적이지 못한 영역을 찾고자 노력한다. 물론 문제 영역은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가난, 실업, 건강 등 문제시하고 싶은 모든 영역이 곧 문제가 된다. 사회문제를 연구하면서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이든지 시급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여기게 된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직 엄격하게 연역적인 선험적 경제학 이론만이 목적, 수단, 자원배분, 기회비용 등의 경제적 개념을 제대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 해결 역시 선험적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번역: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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