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바드의 <인간 경제 국가>: 자유의 경제학

Henry Hazlitt / 2019-07-19 / 조회: 11,584


cfe_해외칼럼_19-148.pdf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Henry Hazlitt,

Man, Economy, and State: The Economics of Freedom

11 June, 2019


라스바드의 <인간 경제 국가>는 경제학을 공부해본 적 없는 지적인 비전문가도 수월히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면서도, ‘효용’, ‘독점’, ‘국제무역’, ‘노동’, ‘농업’, ‘재정’, 그리고 ‘선형계획’ 등 다양한 경제 개념을 단편적인 연구가 아니라 하나의 일관된 구조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는 동시에 내용적 깊이는 주류 학설의 조악한 편집을 지향하는 오늘날의 경제학 교과서들과는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 대단히 성공적인 작업물이다.


라스바드의 설명에 따르면 경제학을 언어 논리에 기초한 연역과학으로 이해한다면 이러한 통일된 체계가 성립될 수 있다: "경제학이 몇 가지 단순하고 명백한 공리에 근거한 연역적 논리로부터 출발한다면, 경제학의 다양한 세부 분야들은 궁극적인 엄밀함을 잃지 않으면서 지적인 비전문가에게도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 전체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제스로 대표되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방법이다. 사실, 미제스의 제자인 라스바드는 <인간 경제 국가>의 기초를 미제스의 명저 <인간행동>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다: “경제학에서 건설적인 일을 한다는 것은 <인간행동>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면 거의 불가능하다. … 어떤 의미에서 <인간 경제 국가>는 내가 이해한 미제스 경제학 구조의 상세한 의미를 설명하고, 그것 사이의 작은 틈을 채워 넣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경제학에 라스바드는 어떤 이바지를 했는가? 라스바드 본인이 <인간 경제 국가>에서 자평한 바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학의 총체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단순한 "공리들"로부터 연역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인간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쓴다는 것이 행동의 근본 공리이다.", "인적 및 천연자원은 다양하다.", 그리고 "여가는 소비재의 일종이다." 이 같은 토대주의적 방법론은 대단히 고전적인, 속된말로 구닥다리라고 할 수 있지만, 라스바드는 그러한 비난을 받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다. 그는 사람들 사이의 경제적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크루소 경제학"으로부터 출발하고, 화폐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물물교환부터 설명할 정도로 기본에 충실히 하는 태도를 고수했다.


둘째, 소비와 생산을 설명하기 위해 프랭크 페터의 지대이론(지대를 단위 서비스의 고용가격으로 정의함)을 도입했다. 그 결과 그는 자본화를 재화의 예상되는 미래 지대의 현재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 … 생산에 대한 우리의 분석의 ‘급진적’ 특징 중 하나는, 한계가치 생산성 및 자본화에 대한 주류 학설을 완전히 대체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셋째, 완벽히 새로운 독점이론을 제시했다: ”독점은 국가의 특권 부여로 의미 있게 정의될 수 있다. 독점가격은 국가의 보조금에서 기인한다. 한마디로, 자유시장에 독점은 없다.”


이상이 라스바드 본인의 <인간 경제 국가> 요약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자신의 모든 공헌을 완전히 설명했다고 보지 않는다. 내 생각엔 시간이 경제활동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재평가한 것 역시 뛰어난 업적이다. 이는 미제스, 페터, 그리고 뵘-바베르크 이후 최초인데, 라스바드는 시간이 모든 생산과 목적달성에 반드시 필요하고 “희소한” 수단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또 <인간 경제 국가>가 정말 빛이 날 정도로 명쾌하다. 이 책에는 순수시간이론에 대한 엄밀한 설명은 물론, 왜 물물거래에 비해 화폐경제가 막대한 이점을 가지는지, 왜 “국제”무역에 대한 별도의 이론이 불필요한지, 왜 국가의 “무역수지균형문제”를 따지는 게 무의미한지, 노동조합이 시장경제를 어떻게 교란하는지, 그리고 왜 자유시장이 “무정부적” 혹은 “무계획적”이라는 비난과 달리 “진정으로 경제적 균형과 질서 수립이 가능한 유일한 조직”인지에 대한 통렬한 설명이 담겨있다.


더불어, <인간 경제 국가>의 주안점이 미제스의 저서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일 것이다. 미제스는 경제학의 인식론적 근본문제들을 철두철미하게 탐구했지만, 라스바드는 그런 기초적인 사안들에는 비교적 더 적은 부분을 할애했으며, 그 대신 헨리 조지, 마샬, 피셔, 슘페터, 나이트, 케인즈, 수리경제학, 월트 로스토, 그리고 갤브레이스 등을 반박하는 데에 미제스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이 점은 <인간 경제 국가>에서 가장 자극적이고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라스바드는 통계학과 수리경제학을 가차 없이 공격한다. 그는 모든 ‘지수’들이 자의적이고, 비과학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리경제학자들이 다루는 방정식들이 공허하고 기만적이라고 공격한다: “인간행동에는 양적인 상수가 없다. 필연적으로, 모든 인간행동학적-경제학적 법칙들은 양적이 아니라 질적이다.”


부분적으로 나는 <인간 경제 국가>에서 몇 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라스바드가 저작권을 영구적인 것으로 본 반면 특허권은 인정하지 않은 것, 정부의 부채 지급 거부를 큰 악이 아니라고(심지어 그것이 미래 정부의 차입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효용까지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 그리고 명예훼손, 중상모략, 심지어 협박까지 불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이 그러하다. 이런 점들은 마치 다른 사람에 의해 추가된 것 마냥, 책의 중심 논의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인간 경제 국가>는 진정으로 1949년 루드비히 폰 미제스의 <인간행동> 이후 경제 원리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일반이론이다.


번역: 김경훈

출처: https://mises.org/wire/man-economy-and-state-economics-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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