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좌파 싱크탱크인 공공정책연구소 (Institution of Public Policy Research)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 '덤으로 주어진 시간(On Borrowed Time)’에는 헛소리가 너무도 많아 대체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게다가 영국은행에게 앞으로 5년 동안 주택 가격 상승을 0%로 제한하라는 터무니없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IPPR은 주택 공급 계획 체계를 자유화하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있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담보 대출 채무자들의 신용 공급을 제한하여 주택 가격을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 이 정책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둘 다 어림도 없는 소리다.
첫째, 주택 가격 상승을 제한하면 주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상승한다. 논리는 간단하다. 주택 가격을 동결하면 (실질 가격은 10% 하락) 임금이 주택가격을 따라 잡을 것이다. 이는 솔깃한 만큼 틀렸다.
경제학자들이 가격 변화 추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가격은 수많은 이유로 하락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지역에 계속 방화가 일어난다면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게 거의 분명하다. 그러나 그 지역의 주택 가격은 구입하기에 알맞게 떨어진 게 아닐 것이다. 안전을 놓고 타협한 것이라면 동일한 가격을 지불한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대공황이 왔다고 해서 차, 음식, 집을 살 여력이 생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용 공급을 제한한다고 해서 집을 살 여력이 생기는 게 아니다. 가격이 30% 떨어졌지만 임금도 마찬가지로 삭감되었고 노동자들은 해고되었다.
담보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지면 주택 구매자들에게 좋을 게 없다. 대출을 받으려면 더 많은 담보가 필요하고 이자율은 더 올라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정책은 퇴행적일 것이다. 만약 자금이 이미 충분히 있어서 담보대출이 필요 없다면 (아니면 아주 조금만 필요하다면) 같은 주택을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많이 힘들어질 것이다.
또한 인센티브 문제가 있다. 주택 가격의 제한이 일시적이라 가격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 기대된다면 시장은 가격이 오르도록 압박할 것이다. 그 압박에 대응하려면 은행은 신용을 훨씬 더 축소해야 한다. 그러면 대다수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여력도 줄어든다.
그러나 IPPR이 주택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자 하는 이유가 주택 구매력만은 아니다. 경상수지적자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수입과 지출은 당연히 맞아 떨어져야 한다. 수지가 적자라면 돈을 빌리든지 아니면 외국에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부족분을 지불해야 한다. 마크 카니(Mark Carney)가 언급한대로, 현재 영국은 “외국인들의 호의”에 기대어 경상수지적자를 메우고 있다.
만약 영국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려 외국인들의 호의를 배신한다면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미래 성장은 불투명해진다. 즉, 급하게 수출을 늘리거나 수입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다. IPPR은 지속적으로 영국으로 흘러 들어오는 외화 때문에 파운드 강세가 지속되고 수출품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한다. 그 해답은 가격 상승을 제한해서 영국 자산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잘못 되었다. 외국 자본의 유입이 없으면 파운드화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러면 수출품은 가격 경쟁력이 생길 지 모르지만, 수입품 또한 비싸진다. 다시 말해서, 수출 할 때는 돈을 덜 받고 수입할 때는 돈을 더 주어야 한다. 우리는 더 가난해질 것이다.
IPPR이 트럼프의 미사여구에 넘어간 것 같다. 수입은 비용이 아니라 혜택이다. 수출은 수입품을 지불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오루크(P.J O’Rourke)가 재치 있게 표현한 대로, “수입은 크리스마스 아침이고 수출은 1월 달 카드대금 청구서다.”
그렇다고 해서 자산의 가격 하락은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가격은 하나의 신호다. 가격이 높고 상승하면, 시장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신호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는 집세와 대출금 상환에 더 많은 돈을 쓰고도 더 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받게 된다.
그 보고서의 작성자가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한다는 너무나도 명백한 해결책을 거부했다는 것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주택 공급 부족은 없다는 이안 멀헤언(Ian Mulheirn)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신봉해 왔다. 오히려, 담보대출이 주택 가격의 주 결정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외견상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주택은 인위적으로 공급부족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이다. 주택은 본질적으로 수명이 대단히 긴 내구 소비재다. IFS의 스튜어트 애덤(Stuart Adam)이 말한 대로,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집은 “대단히 큰 냉장고나 차”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차의 가격은 이자율에 따라 요동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가격이 오르면 생산을 늘려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에 제약이 많은 주택시장에서는 신용공급이 가격에 무언의 영향을 준다.
미국의 대도시 한 곳을 보자. 휴스턴은 2000년대 초 급격한 물가 인상과 경기 하락을 피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지역 개발을 허용했다. 후에 임금이 상승하고 인구가 증가했지만, 2012년에서 2016년 사이 휴스턴의 중간 주택 가격은 단지 5천만 원 정도 상승했다. 그에 비해,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뉴욕시티의 중간 주택 가격은 평균 2억 원 이상 상승했다.
이상적인 세상에서 주택 가격은 안정되거나 떨어질 것이다. 국가의 간섭과 통제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더욱더 부유하게 만들도록 시장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본 내용은 https://capx.co/restricting-mortgages-is-regressive-nonsense/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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