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하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은 스포츠 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유니폼은 한 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심볼로서 응집력을 높이고 스포츠 팬은 스스로가 몰입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팀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 스포츠 팬에게 유니폼은 단순한 의류 상품이 아닌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활약했을 때와 부진했을 때의 수많은 감정과 추억이 담겨있는 소중한 물건이다. 따라서 최근 더 이상 못 입게 된 유니폼으로 가방을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리폼 업체가 스포츠 팬들 사이 소소한 화젯거리이다. 못 입게 된 유니폼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한 디자인에 따라 크로스백, 토트백 등 다양한 용도의 가방으로 재탄생되고 열쇠고리 옵션을 추가해 각자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 또한 탄탄한 안감을 덧대서 제작하기 때문에 많은 짐을 넣어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아 경기를 직접 관람하러 갈 때 들고 가는 일명 ‘직관가방’으로 활용하기도 제격이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히 기존의 제품을 재생하거나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기존 제품에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가치 상향 재활용을 의미한다. 업사이클링은 자원문제 및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인 동시에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구매 유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동력과 추가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앞서 언급한 업사이클링 리폼 업체도 마찬가지다. 가격 측면뿐 아니라 택배를 통해 유니폼을 직접 발송해야 하는 복잡한 프로세스와 수작업인 만큼 작업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존재하나 스포츠 팬들은 추억이 담긴 유니폼의 재탄생에 화답하듯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는 공급자가 소비자의 욕구, 즉 니즈 파악에 성공하여 공급과 수요의 균형점이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공급자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시장경제 체제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소비자의 니즈 파악이 이루어진다. 공급자 사이의 경쟁을 통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상황과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상대적으로 비싼 업사이클링 제품을 기꺼이 구매하는 것도 적절한 공급과 수요의 균형점에서 소비자가 수용하는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시장경제가 자연적으로 가격을 결정해 준 것을 의미한다. 시장경제 체제가 제품의 질 향상은 물론 경제의 성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다만, 이윤추구를 위한 공급자의 경쟁이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는 세력들도 존재한다. “유한한 자원으로 무한한 경제 성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이는 환경 오염의 주범일 뿐이다.” 단편적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위의 말에 공감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단편적인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의 공급자는 이러한 시장동향에 따라 소비자가 지속 가능한 재활용성을 고려한 제품을 구매하도록 끊임없이 경쟁할 것이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단순 판매 상품이 아닌 지속 판매 상품이라고 가정하여도 과연 시장경제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대중의 환경 인식을 개선하고 업사이클링 산업과 연계된 일자리 창출을 하는 등 자원의 재사용을 넘어선 공동체 내에서의 선순환을 가능케 할 수 있지 않을까. 시장에서 경쟁이 이루어질 때 사회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공급자 간의 경쟁이 생산성을 향상할 뿐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의 선순환을 불러일으킨다면 이보다 효율적인 체제가 있을까. 적정한 시장경제 체제하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단순히 시장경제의 기능과 한계에 주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시장경제가 불러일으키는 공동체 내 선순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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