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우체국

윤지원 / 2024-05-09 / 조회: 195

불과 몇 년전까지, 타인에게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수단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점차 인터넷 상의 중고거래 수요가 증가하자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수단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그 결과는 어떤 것을 낳았을까? 사람들의 편리함? 택배기사의 급증?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타인에게 손쉽게 연락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를 살아갔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과거에는 지금 우리에게 흔하디 흔한 연락수단들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존재하더라도 사용 대상이 지금의 일반 시민들이 아닌 상위 계층이었을 것이다. 그런 과거에서 연락을 보낼 수 있는 수단은 한정적인 수단밖에 남지않는다. 이 말을 바꿔말하면 그 한정적인 수단이 현재에 오며 더 이상 사람들에게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 된다.


앞서 말한 택배사업의 증가와 간편한 연락수단의 발전, 이것들로 인해 현재 가장 큰 난관을 겪고있는 곳이 있다. 우리가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모두가 아는 그 곳. 그곳은 바로, 우체국이다. 우체국 우편사업의 수지는 최근 몇 년사이 지속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우체국의 적자가 이어지는 이유가 앞서 말했던 택배사업의 증가와 연락수단의 발전만 있을까? 우체국은 과거부터 주말과 공휴일 휴무, 창구는 9시부터 18시까지 이용가능하도록 해왔다. 이러한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근무를 해야하는 직장인과 대한민국의 학구열로 인해 매일 같이 저녁 늦게 학원을 가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큰 걸림돌이 된다. 일이 다 끝난 후 우체국을 가려고하면 우체국은 문을 닫았고, 그나마 시간 여유가 되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우체국이 문을 닫은 상황.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우체국을 방문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직장인의 점심시간은 우체국의 점심시간과 겹쳐 그마저도 상황이 좋지않다. 이러한 점에서 우체국은 다른 택배 사업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당장 언제 어느시간에 가든 택배를 보낼 수 있는 편의점 택배가 전국 곳곳에 널려있는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우체국을 갈 이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편과 준등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몇 년간 ‘아이돌’ 사업이 발전하며 사람들은 랜덤으로 지급되는 포토카드를 거래하기 위해 준등기와 우편을 많이 사용해왔다. 하지만 2021년 5월부터 준등기의 가격이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되자 사람들은 순식간에 준등기에서 준등기를 대체 할 수 있는 다른 수단으로 옮겨갔다. 일명 반값택배, 끼리택배. 편의점에서 편의점으로 택배를 주고받는 형식의 택배로 바로 자택으로 전달되지 않고 직접 편의점으로 가야하는 대신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준등기의 가격이 인상할 때 기준으로 최저 가격은 1600원으로 준등기보다 저렴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가격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중고거래의 사기가 점점 많아지자 사람들은 타인에게 주소와 같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꺼려하게 되었다. 이때, 준등기는 보낼 때와 받을 때 모두 타인에게 나의 개인정보를 공개해야하는 것과 다르게 반값택배와 끼리택배는 오직 연락을 전달 받을 전화번호만 있으면 물건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타인에게 불필요한 나의 정보를 전달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우체국의 적자는 현재와 같은 시대의 흐름이 이어지면 절대 막을 수 없을 것이고, 해결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시대가 발전하는 반면 우체국은 그 시대의 흐름에 따라오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 아닌 시골에 있는 우체국들은 현재 적자로 인해 많은 곳이 폐업위기에 처해있다. 현재는 비교적 사람이 적은 곳에 있는 우체국들이 문을 닫고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언제 도심 속에 있는 우체국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것이 10년 후 일지, 당장 내일이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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