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8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올랐지만, 미국에서는 16강 경기보다 미식축구 경기의 시청률이 더 높았다. 미식축구가 생소한 한국에서와 달리 미국에서 미식축구는 미국의 4대 스포츠 중 하나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거기에 더해 미식축구는 상업적으로 가장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경기 슈퍼볼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슈퍼볼을 통해 어떤 경제적 가치들이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미국 슈퍼볼은 미국의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이다.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 우승팀과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우승팀이 서로 맞붙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슈퍼볼 우승팀은 선수단의 몸값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개최지는 6000억에 가까운 경제효과를 얻고, 슈퍼볼 광고를 위해 많은 회사들이 수천억을 들여서라도 광고를 하려고 한다.
미국 슈퍼볼 개최지는 경기장 규모, 보안, 선수들의 훈련, 관광객들의 숙소 등 까다로운 조건을 걸쳐 선정된다. 그럼에도 미국의 주지사들이 나서서 슈퍼볼을 개최하려는 이유는 경기가 개최되는 것만으로 최소 5000억 이상의 경제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슈퍼볼 경기를 보려고 개최지에 온다. 그렇지만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숙소도 잡고, 맛있는 식당들에 가서 음식을 먹고, 쇼핑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경기를 보러오는 사람이 7만명이 넘어가니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또 슈퍼볼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광고시간이다. 초당 3억원의 돈을 내며 광고를 해야 하지만, 하고 싶어도 광고를 쉽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스포츠 사업에 후원을 잘 하지 않는 애플도 슈퍼볼에는 광고를 할 정도다. 슈퍼볼 역사상 가장 인상 깊은 광고 중 하나가 애플의 광고이다. 애플은 1984년 슈퍼볼 광고에서 '매킨토시’라는 컴퓨터를 선보였다. 당시 애플은 매킨토시의 혁명적인 기술을 홍보할 방법으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이용했다. 기술의 발달을 광고 속에 효과적으로 담아냈고 애플이 기술로 개인의 자유를 높인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였다. 방송 직후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이 광고는 미국 슈퍼볼 역사상 최고의 광고로 인정된다. 뉴욕타임스는 '40년 전 애플의 광고가 슈퍼볼을 영원히 바꿨다’라는 기사를 냈는데, 이 기사가 왜 미국 슈퍼볼에 기업들이 투자를 멈추지 않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 한국에서는 미식축구가 인기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한국기업은 매년 슈퍼볼 광고를 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를 생각해보면 현대자동차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자동차를 판매한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슈퍼볼 경기에 광고를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대 NFL공식 스폰서를 할 정도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큰 금액들을 광고에 투자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소나타 광고를 하였을 때는 광고 직후 인터넷에서 검색 트래픽이 600%가까이 증가하였고, 슈퍼볼이 열린 2월달의 자동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91.4%나 증가하였다. 현대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른것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미국 슈퍼볼 광고가 현대차에 엄청난 이득을 안겨줬다는 것은 객관적인 데이터 수치가 증명한다.
슈퍼볼의 또 다른 빅이벤트는 하프타임 공연이다.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비욘세, 브루노 마스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공연을 하지만, NFL은 그 누구에게도 공연료를 지급한 적이 없다. 심지어 2021 하프타임 공연을 한 위켄드는 사비 78억을 더 쓰면서까지 완성도를 높였다. 세계적인 가수들이 돈을 받지 않고 슈퍼볼 공연에 기꺼이 나가는 것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곡을 알리고 위상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슈퍼볼 경기를 보면 그냥 수많은 스포츠 경기 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한 경기를 위해 세계적인 가수들, 기업들은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를 하고 싶어한다. 거기에 정치인들은 공약으로 슈퍼볼 개최를 말하기도 한다. 단순한 스포츠 경기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자유 시장 경제 체제가 활발한 미국이라는 나라를 슈퍼볼 경기 개최를 통해 이해될 수 있는 것 같다. 슈퍼볼은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무한한 가치의 경쟁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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