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에 ] 재산권과 북아프리카의 사막화

자유기업원 / 2006-06-22 / 조회: 8,077

이집트ㆍ리비아ㆍ에티오피아 등이 자리 잡고 있는 북아프리카 지방은 대부분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로마가 지배하던 시기에는 나무가 우거진 비옥한 땅이었다고 한다. 로마시대 이전에도 본래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관개에 기초한 수력 문명이었기 때문에 사막도 옥토로 만들어 놓곤 했다.

그러던 이 땅이 오늘날과 같이 사막으로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인간과 무관한 자연스러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차츰 잘못된 인간의 제도 때문에 사막화가 진행되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관개가 이루어지려면 재산권이 분명히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강이나 지하수를 퍼서 먼 곳까지 나르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데, 그 과실을 투자자인 토지 소유자가 누리지 못한다면 누구도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일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000년 전에 이 지방이 비옥한 땅일 수 있었던 것은 로마가 토지 소유자나 투자자의 재산권을 존중해 주었기 때문이다.

로마로부터 권력을 빼앗은 아랍과 오스만 제국의 통치자들은 불행히도 시민들의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전쟁에 나가는 장군이 금은보화를 집에 두지 못하고, 전쟁터에 직접 가지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토지는 모두 왕의 것이었기 때문에 이용권은 국가가 언제든지 환수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누구도 물을 끌어다가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일에 투자하지 않게 되었다.

토지의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경제활동은 유목이었다. 그 중에서도 먹성과 생명력이 강한 염소 유목이 적격이었다. 그런데 염소는 키가 작은 풀까지도 뜯어 먹는 특성이 있었고, 그러다보니 염소 숫자가 늘수록 땅은 황폐화되어 급기야 사막화에까지 이른 것이다.

고고학자들이 이 지방에 발굴한 1,000년 전 로마의 관개시설은 지금도 복원이 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는 물이 없어서 사막화가 된 것이 아니라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은 탓에 인간이 토지를 황폐화시킨 것임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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