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주택 수분양자들에게는 ‘로또분양’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주변 시세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분양 이후 결국 주변 시세로 판매하여 시세차익을 얻는 현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못한 정책이 되고 있다.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는, ‘1%의 수분양자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실질적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분양가 상한제 정책으로 공급자를 규제하고 시장의 자율경쟁체제를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월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열림홀에서 송언석 국회의원실과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이 공동주최하는 ‘분양가 상한제,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김경환 서강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총 2가지 주제의 발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주제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시장 독점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서는 한정석 경제성장연구소 소장이 발제를 맡았고,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두 번째 주제인 분양가 상한제의 개선방향에 대해 발제했고, 이에 대한 토론은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맡았다.
한정석 소장은 <HUG의 보증사업 독점 문제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한 소장에 의하면 HUG는 주택보증 시장을 실질적으로 독점하고 있으며, △막대한 보증 수수료 이익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인하 불가 △급속한 재정 건전성 위험 도달과 같은 문제점을 초래한다. 또한 그는 “HUG의 자본 대비 보증잔액인 보증배수는 법정 보증배수 한도인 50배에 육박하여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기업 운영의 경쟁중립성이 중요하며, 단순히 제2의 HUG를 하나 더 만드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관 1곳, 외국 기관 1곳 등 최소 2곳 이상을 지정하여 경쟁을 유도하고 혼합 시장에서 OECD 공기업 운영 기준에 맞는 ‘경쟁중립’ 규칙제정이 필요하다는 해결책으로 발표를 끝맺었다.
심교언 교수는 동일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며 역시 HUG의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심 교수는 “HUG의 비정상적인 재무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가외성의 측면에서 추가적인 기관이 필요하다”며 “여러 기관들을 통해 주택건설보증 시장이 경쟁 체제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권대중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권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실시는 신규 분양 주택의 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애초에 가격을 규제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분양자에게 주변 시세의 절반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등의 과도한 이익을 주는 로또분양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분양 수익이 감소하더라도 조합원에게 적정한 수준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시행한다면 결국 분양가격 산정기준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개선안을 도출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허 연구위원은 “물량규모가 적은 신규 주택의 가격 통제를 통해서 주택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부작용과 공급감소를 우려했다. 그리고 강남 보금자리주택의 사례를 들면서 수분양자의 과도한 이익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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