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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영업이익 5% 산재 과징금, 이익 규모가 사고 책임 척도 될 수 없어 산정기준부터 재검토해야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0-28
  • [논평] 영업이익 5% 산재 과징금, 제재 및 산정기준부터 재검토해야.pdf

- 실효성 없는 처벌 강화보다 중복제재 우려와 경영 불확실성도 해소해야
- 산업안전정책은 사고 후 제재 중심에서 예방과 실질 감소 성과 인센티브로 전환해야


고용노동부가 반복적인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률이 10월 27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법 시행일부터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경우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을 과징금 산정기준으로 삼는 것은 제재의 형평성을 훼손하고, 기존 법률에 따른 중복제재와 경영 불확실성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자의 생명 보호는 기업이 반드시 이행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다. 반복적인 안전조치 위반으로 중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기업에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처벌 수위의 강화가 실제 산업재해 감소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제재의 실효성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을 과징금 산정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동일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같은 규모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의 영업이익에 따라 과징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영업이익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낼 뿐 안전관리 수준이나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는 기업에 더 많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제재의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사고 책임보다 기업의 수익 규모를 앞세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과징금 부과기준의 비례성 역시 문제다. 개정법은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또는 영업이익의 5%가 3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30억 원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에 연동한 비율과 별도의 정액 상한 병행 방식은 기업 간 제재 부담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안전시설 개선과 인력 확충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행정기관의 재량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위반행위의 중대성, 사고 발생 경위, 기업의 안전조치 이행 수준과 재발방지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구체적인 가중·감경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이 제재 수준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법 집행의 공정성과 정책의 수용성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법률에 따른 제재와의 중복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기업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따른 형사책임뿐 아니라 행정제재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다. 과징금의 법적 성격이 형사처벌과 다르더라도 동일한 사고에 대한 제재 부담이 과도하게 누적되지 않도록 전체적인 비례성을 검토하고 절차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작업중지권 확대에 따른 현장의 불확실성도 최소화해야 한다.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뿐 아니라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까지 작업중지 요건이 확대되는 만큼, 판단기준이 모호하면 사업장 운영을 둘러싼 불필요한 혼란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위험 판단의 객관적 기준과 작업중지 범위, 안전조치 이후 신속한 작업 재개 절차를 하위법령에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산업안전정책은 사고 발생 이후의 제재보다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예방체계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안전설비와 전문인력 확보에 필요한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일률적인 규제 강화만으로는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고 예방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과 제도적 유인을 병행해야 한다.

이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은 입법을 넘어 구체적인 제도 설계 단계에 들어섰다. 고용노동부는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영업이익 기준에 따른 제재의 형평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과징금 산정의 합리성과 중복제재의 비례성, 작업중지 절차의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 산업안전 정책의 성과는 기업에서 얼마나 많은 과징금을 거뒀는지가 아니라 산업재해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줄였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2026.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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