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노의 시장경제] CPTPP 가입 신청 보류,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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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0-14 , 법률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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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했다. 지난 8일 농어민과의 대화와 신뢰 회복을 우선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농업 보호를 이유로 시장 개방을 늦추는 것은 우리 경제의 성장 기회를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다. 정부는 가입 신청 보류 결정을 재검토하고 자유무역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계 통상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관세와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가 간 교역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보호무역이 확산되는 상황일수록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거래 상대를 다양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정 국가와의 교역에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다른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무역을 통해 성장해 온 한국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려면 오히려 시장의 문을 더 넓게 열어야 한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캐나다, 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이다. 회원국 경제 규모는 세계 GDP의 약 15%에 이른다. 상품 관세를 낮추고 서비스와 투자 등 여러 분야의 교역 장벽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이 가입하면 기업은 더 넓은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하고 거래처를 다양화할 수 있다. 필요한 원료와 부품을 더 나은 조건으로 조달하고 안정적인 교역 기반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자유무역의 혜택은 소비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시장이 열리면 소비자는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 해외 기업과의 경쟁은 국내 기업의 가격 인하와 품질 개선을 촉진한다. 반대로 수입을 제한하고 국내 시장의 경쟁을 막으면 소비자는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고 선택의 폭도 좁아질 수 있다. 자유무역은 기업의 성장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는 길이다.
농업도 시장 개방과 경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한국 농업은 오랫동안 높은 관세와 각종 보호정책 속에서 유지돼 왔다. OECD에 따르면 2022~2024년 우리나라 농민이 농산물을 팔 때 받은 가격은 국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가격보다 평균 54% 높았다. 농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높은 수입 장벽을 유지하면 경쟁 압력이 약해지고 생산과 유통의 비효율도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 보호가 지속될수록 농업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더욱 과감한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야 생산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활발해진다. 국내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생산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유통 방식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민간의 투자와 혁신을 활성화해야 한다. 농업도 국내 시장의 보호에 기대기보다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CPTPP 가입과 함께 주요 교역국과의 경제협력도 적극 확대해야 한다.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될수록 교역 상대를 다양화하고 자유로운 거래의 길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경제적 교류가 활발한 일본과는 기존 통상협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시장 개방과 양자 협력을 검토해야 한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이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와도 남아 있는 교역 장벽을 줄여야 한다.
우리 경제는 자유무역과 국제교류를 통해 성장해 왔다. 농업을 포함한 국내 시장을 더욱 과감하게 개방하고, CPTPP 가입 재검토와 주요 교역국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개방을 미루는 사이 새로운 거래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정부는 가입 신청 보류 결정을 재검토하고 자유로운 교역과 경쟁을 확대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최승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