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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플랫폼 규제 도마 위…“행위 아닌 경쟁제한 효과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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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2026-09-04 , 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쿠팡을 둘러싸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와 조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규율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정 행위를 미리 금지하거나 플랫폼 사업자에게 정당성 입증 책임을 지우기보다 실제 경쟁제한 효과와 소비자 피해를 공정위가 입증하는 사후 규율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쿠팡과 공정위가 현장조사 절차를 놓고 법정 공방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사부터 심사·의결까지 담당하는 현행 구조와 여러 정부기관의 중복 조사 문제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기업원과 좋은규제시민포럼은 4일 서울 푸른홀에서 ‘플랫폼기업 규제 평가와 대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쿠팡 사례를 중심으로 플랫폼 규제의 경쟁제한 효과 입증과 조사 절차, 기관 간 중복 규제 등을 점검했다.


◆공정위 ‘자사우대’ 판단 방식 쟁점…“효과 따져야”


핵심 쟁점은 공정위의 자사우대 규율이다. 공정위는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검색 노출 등을 문제 삼아 14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현재 쿠팡은 해당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서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 역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배치한다는 점을 들어 자사우대라는 행위 자체보다 실제 시장에 미친 영향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특정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사전규제 대신 경쟁제한성과 소비자 후생 감소 여부를 사후적으로 입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회상 강원대 경제학전공 교수도 자사우대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요구 등 플랫폼의 주요 행위가 항상 동일한 경쟁제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자사우대가 가격 인하로 이어지거나 끼워팔기를 통한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경쟁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공정위가 구체적인 경쟁제한 효과를 입증한 경우 사후 제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현장조사 충돌까지…공정위 조사·의결 구조도 수술론


공정위의 사건 처리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 교수는 현행 체계에서는 공정위가 조사하고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위원회가 제재 여부까지 결정한다며 조사 부서와 의결 조직을 실질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입회권과 비밀유지특권 등 조사 대상 기업의 절차적 권리 역시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최근 공정위와 쿠팡의 현장조사 충돌과도 맞닿아 있다. 쿠팡은 공정위가 현장조사 과정에서 사전통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조사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위는 사전통지 시 조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예외가 인정된다며 맞서고 있다.


공정위뿐 아니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 여러 기관이 유사한 사실관계를 반복적으로 조사하는 구조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김주찬 광운대 행정학과 교수는 ‘One Case-One Government’ 원칙을 적용해 조사와 자료 제출은 한 차례로 통합하되 법률적 판단은 소관 기관이 각각 담당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주관기관 지정과 공동 현장조사, 동일 자료 재요구 금지 등을 통해 기업의 조사 대응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다만 참석자들도 플랫폼 규제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소비자 기만과 경쟁사업자 배제, 개인정보 침해 등 구체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되 기업 규모나 사업모델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규율하기보다 실제 위해와 소비자 편익을 기준으로 제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