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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확대` 움직임에…자유기업원 "피해구제가 과잉규제 돼선 안...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8-24 , EBN 산업경제

국회와 법무부가 소액·다수 피해자의 실질적인 구제를 위해 집단소송제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경제계 일각에서 기업의 소송 부담과 규제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법 시행 이전 사건까지 대상으로 하는 소급적용과 피해자가 별도로 제외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송에 포함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이 도입될 경우 기업이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자유기업원은 24일 낸 논평에서 "집단소송제 확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피해구제라는 명분만으로 기업이 예측하기 어려운 책임까지 확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제도의 조속한 도입보다 소급적용과 옵트아웃, 기존 규제와의 중첩이 가져올 부작용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사건까지 집단소송?…"법적 안정성 훼손 우려"


자유기업원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소급적용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집단소송법안 가운데 법 시행 이전 발생한 손해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자유기업원은 "사후에 만들어진 새로운 소송절차를 과거 사건에 적용하면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사업 당시 적용되는 법과 제도를 토대로 보험과 충당금을 설정하고 투자·경영 전략을 결정하는데, 이후 도입된 새로운 소송절차를 과거 사건까지 적용할 경우 기업이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옵트아웃 방식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피해자가 별도의 제외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판결 효력이 전체 피해자에게 미치는 구조에서는 피해 규모가 큰 사건일수록 기업의 배상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이나 플랫폼 사고처럼 잠재적 피해자가 수십만명에서 수백만명에 이르는 사건에서는 개인별 위자료가 크지 않더라도 전체 배상액은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자유기업원은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는 것과 소송 규모를 자동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짚었다.


◆美 집단소송 그대로 도입하면 '규제 중첩' 우려


미국식 집단소송제를 국내 규제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기업 활동 단계에서 사전규제를 촘촘하게 적용하기보다 문제가 발생한 이후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사법적 수단을 통해 책임을 묻는 방식이 발달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인허가와 신고, 각종 행위규제와 감독·검사 등 상당한 사전규제를 받고 있다는 게 자유기업원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도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 행정제재가 적용되고 일부 분야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까지 시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식 집단소송제를 추가할 경우 규제 공백을 보완하기보다 사전규제와 사후제재가 중첩되면서 기업의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자유기업원의 주장이다.


자유기업원은 "법무부가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소액·다수 피해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제 확대'를 공식 추진과제로 제시한 만큼 집단소송제 하나만 놓고 소비자 보호 효과를 따지기보다 입증부담 완화와 증거제출 확대, 징벌적 손해배상, 기존 행정제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中企·혁신기업 더 치명적"…속도보다 제도 균형 주문


집단소송제가 확대될 경우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과 혁신기업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기업과 달리 대규모 법무조직이나 충분한 보험·충당 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은 최종적인 법적 책임이 확정되기 전부터 소송비용과 평판 훼손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유기업원은 "소송 위험이 커지면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기보다 법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영 판단을 내리면서 투자와 고용, 혁신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더라도 법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한 소급적용을 배제하고 광범위한 옵트아웃 방식보다 당사자의 소송 참여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방식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게 자유기업원의 제안이다. 기존 징벌적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등이 집단소송제와 중첩될 가능성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자유기업원은 "기업의 책임을 묻는 것과 기업에 과잉책임을 지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소비자의 권리는 두텁게 보호해야 하지만 기업의 법적 책임 역시 명확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단소송제가 피해구제의 수단을 넘어 또 하나의 과잉규제가 되지 않도록 입법의 속도보다 제도의 균형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