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규제,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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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류호익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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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단과 탑승객들이 만나는 장소를 의미하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차용한 단어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며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였는데, 이러한 관계들이 다각화되고 발전되어 지금의 플랫폼이란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즉, 교통수단과 탑승객들의 만남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관계를 의미하는 단어로 변모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플랫폼은 ‘여러 경제주체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체계’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유형의 경제 모델을 탄생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승자 독식하는 플랫폼 경제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사회적 규제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필자는 플랫폼 경제의 승자독식에 대한 비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승자독식을 옹호하고자 한다. 그리고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소개하여 플랫폼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플랫폼 경제의 승자독식 문제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플랫폼 경제를 비판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승자독식이다. 공유경제라는 모델을 차용하면서도, 시장 점유율과 이윤은 왜 공정하게 공유하지 않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제기되는 비판이다. 플랫폼 경제는 기본적으로 자원의 희소성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자원 중심의 오프라인 세계와는 달리, 온라인 상에서 정보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연결되는 관계 중심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에서는 재화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 재화의 가치가 증가한다는 네트워크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곧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결국 플랫폼 기업의 승자독식은 경제주체들의 합리적인 선택과 시장 자유 경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지, 불공정함의 결과가 아닌 것이다.
경제학자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은 이러한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내부로부터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기존의 구조를 파괴해 새로운 구조를 창조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의 ‘창조적 파괴’개념을 주장하였다. 이 개념을 승자독식 문제에 대입한다면, 시장 내 독점기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독점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더 나은 기업이 등장하면 이전의 독점기업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을 따라잡는 쿠팡이츠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이처럼 승자독식은 오히려 경쟁과 혁신을 재창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규제 완화로 인한 수확체증의 법칙과 소비자 후생의 증가]
플랫폼 기업은 생산요소의 투입량이 증가할수록 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특징으로 갖는다. 특히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정보재의 경우 완전성, 즉시성, 확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예비한다.
①디지털화(digitalization)한 제품은 복사본을 원본과 똑같이 만들 수 있다. ②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정보재의 완전한 사본을 거의 즉시, 어느 곳에나 유통할 수 있다. ③ 확장성은 완전성과 즉시성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 정보재의 특징이다. (『플랫폼 승자의 법칙』128쪽)
다시 말해, 플랫폼 기업은 사업 초기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지는 몰라도,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한계비용은 0(영)에 수렴하기 때문에, 기업의 산출량과 그로 인한 이윤이 체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가 획기적인 것은 이러한 기업의 이윤의 증가가 소비자의 후생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네트워크 효과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소비자가 모일수록, 기업의 가치는 증가하게 되고, 이에 소비자가 또 몰리게 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한다. 한계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게 되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소비자에게는 소비자 잉여가 증가하게 된다.
플랫폼 경제가 가진 이러한 특징들은 규제가 완화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처럼 플랫폼 경제에 대한 규제는 플랫폼 경제의 순기능이 활성화되고 소비자의 후생이 증가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어 완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