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저임금, `얼마 인상할지` 아닌 `어떻게 바꿀지` 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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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진수 2026-05-12 , 마켓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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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물가상승 반영해 올려야 한다 vs 경영계, 인건비 상승으로 고용 줄어든다 / 지역과 업종의 차이 감안하지 않고 단일 최저임금 적용, 현실 고려한 재설계 시급 / 일률적 구조로 서로 다른 지역과 산업을 하나로 묶어 왜곡 만들어 낸다
올해도 최저임금 논쟁이 시작됐다. 정부는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고, 노동계와 경영계는 인상 폭을 둘러싸고 맞서고 있다. 물가상승을 반영해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인건비 상승으로 고용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매년 대립한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가 아니라, 모두에게 동일한 '일률적’ 구조다.
임금은 노동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지역마다 물가와 생산성이 다르고, 업종마다 부가가치와 노동 강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현재 제도는 이 모든 차이를 하나의 숫자로 묶고 있다. 최저임금이 존재하는 이유는 저임금 문제를 보정하고 노동자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의 방식은 '보정’이라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현실의 격차는 결코 작지 않다. 서울의 물가는 전국 평균보다 약 5~10% 높고, 주거비는 지방의 약 두 배 수준이다. 1인 가구 기준 생활비 역시 서울은 130~150만 원, 지방은 100~120만 원 수준으로 20~30%의 격차가 발생한다.
업종 간 차이까지 고려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같은 최저임금을 받는 업종이라도 카페, 편의점, 배달업, 숙박업 등은 노동 강도와 업무 난이도, 시간대 부담(야간·피크 시간)에서 큰 차이가 있다. 동일한 1시간 노동이라도 체력 소모와 업무 밀도, 감정노동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노동으로 보기 어렵다.
이 구조는 부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2026년 최저임금 영향률은 약 13%로, 노동자 290만 명 정도에게 영향을 미치며, 특히 소규모 사업장과 저생산성 업종에 집중된다. 같은 기준이지만 어떤 곳에서는 최소한의 보호장치인 최저임금이, 다른 곳에서는 고용을 줄이고 실업자를 늘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는 노동시장 기능 자체를 왜곡하는 문제다.
지역과 업종의 차이를 모두 지운 채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서로 다른 현실을 하나의 기준에 억지로 맞추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구조는 노동자에게는 실질 구매력의 불균형을, 사용자에게는 지불능력과 괴리된 비용 부담을 초래한다.
현실을 고려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지역별로는 물가와 생활비 차이를 일정 비율만 반영하는 완충형 차등제를 도입하고, 업종별로는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고려한 구간 설정을 해야한다. 물가 격차의 40~60%만 반영해 급격한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실질적 차이를 만들고, 노동강도가 약한 업종에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최저임금의 본질은 겉보기에만 동일한 숫자가 아니다. 지금의 일률적 구조는 서로 다른 지역과 산업을 하나로 묶어, 왜곡을 만들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얼마’ 인상할지에 대한 논쟁을 넘어, '어떻게’를 바꿀지 논의해야할 시간이다.
박진수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