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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무원 시험장 북적, 민간 고용 활성화로 청년들에게 기회 제공하라

글쓴이
이예안 2026-03-03 , 마켓뉴스

공무원 시험 재쏠림, 9급공무원 매년 10만명 응시, 예측 가능한 규칙으로 이동
대기업 일자리 20% 수준, 그외 낮은 생산성과 불안정한 고용구조의 중소·영세기업
노동 규제와 처벌 중심 제도로 민간 채용 위축, 청년 진입 기회 더욱 줄어


공무원 시험 재쏠림 현상은 청년 세대의 보수적 성향이나 도전 회피 때문이 아니다. 민간 일자리의 불확실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결과이며,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만든 시장 왜곡의 신호다. 한쪽을 강하게 누르자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른 전형적인 '풍선효과’다.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릴수록 해법은 멀어진다.

청년 고용률은 40%대 중반에서 오랫동안 정체돼 있다. 민간 기업의 신입 채용은 눈에 띄게 줄었고, 고용 구조도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반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매년 약 10만 명 수준을 유지하며 경쟁률도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민간에서는 '경력 있는 신입’을 요구하는 채용이 일상화됐다. 예측 가능한 규칙이 남아 있는 영역으로 선택이 이동한 결과다.

민간 일자리의 질과 양이 동시에 막혀 있다. 대기업 일자리는 전체 고용의 약 20% 수준으로 수십 년째 정체돼 있다. 대부분 고용은 중소·영세기업이 담당하지만, 상당수는 낮은 생산성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청년이 민간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청년에게 선택지가 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한계기업 문제는 심각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은 최근 20%에 근접했다. 정책자금, 신용보증, 세제 혜택이 반복되면서 자원 이동이 차단됐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은 충분히 커질 기회를 잃고, 청년에게 돌아갈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동 규제와 처벌 중심 제도는 민간 채용을 더욱 위축시킨다. 기업 입장에서 신규 채용은 더 이상 성장 전략이 아니라 법적 리스크가 됐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불확실한 인사·해고 규정 때문에 많은 기업이 외주, 자동화, 경력직으로 대응한다. 그 결과 청년이 민간으로 진입할 기회는 줄어든다.

이 구조 때문에 청년들은 다시금 안정성과 예측 가능한 규칙이 있는 공무원 시험으로 몰린다. 공공 일자리가 특별히 매력있어서가 아니라, 민간 일자리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공시 재열풍은 청년 문제가 아니라 정책 환경이 만든 결과다.

해법은 공무원 숫자를 줄이거나 청년 인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민간이 다시 사람을 뽑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정책금융·보증이 자동 중단되는 명확한 퇴출 기준이 필요하다. 연명 지원이 아니라 자원 재배분이 작동해야 한다.

중소기업 지원도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 고용 유지 여부가 아니라 생산성, 임금 상승, 기술 투자 성과를 기준으로 선별 지원해야 한다. 성과 없는 기업에 대한 반복 지원은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기업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민간 일자리의 질이 개선된다.

노동 정책 역시 처벌 강화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기업이 사전에 지켜야 할 기준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면, 신규 채용은 리스크가 아니라 투자로 인식된다. 민간 고용이 활성화될 때 공무원 시험 쏠림도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청년은 안정만 좇는 세대가 아니다. 선택 가능한 시장이 사라졌을 뿐이다. 최소한의 개입과 원활한 자원 이동이 보장될 때, 시장은 다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돌려줄 것이다.


이예안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