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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J. 드닌 저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 독서토론

글쓴이
자유주의 입문 독서토론모임 2025-12-26

2025. 12.23 독서모임 
참석자: 본투런, 미미, 모리, 마루치
작성자: 본투런
책 제목: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
WHY LIBERALISM FAILED ?


공산주의, 파시즘, 자유주의라는 이념들이 충돌하며 발생한 세계대전과 냉전이라는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바로 20세기라고 하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나치의 패망과 소련의 붕괴 되며, 거대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한세기동안 만들어낸 거칠고 탁한 물살은 자유주의라는 큰물결로 합쳐졌었으며, 그것이 만들어낸 시류에 적절히 올라타 재빠르게 돛을 올린 한국과 대만은 빈곤과 독재에서 탈출하여 21세기 경제적 번영과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성공이 화려할수록 이면의 그림자도 짙은 법. 21세기 두드러진 자유주의 기반의 성취의 부작용은, 특히 서구사회에서 공동체 붕괴나 극단적인 양극화로 표출되며, 자유주의 이념의 한계와 모순에 대한 비판을 너머, 일부에서는 자유주의를 惡으로 규정하며 폐기까지 주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실패했다(failed)는 도발적인 제목을 통해, 자유주의는 그것이 가진 내재적 오류 또는 한계에 의해 무조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데올로기이며 그것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대안을 모색한다.


1.지속 불가능한 자유주의

드닌은 자유주의가 주의주의(主意主義, 지성보다는 의지와 감성을 우위에 둠)적 선택에 기반한 개인주의와 인간은 자연과 별개이자 대립관계라는 가정에서 비롯된 이데올로기이며, 이 두가지 특성이 자유주의의 선천적인 오류로 작동하며 자유주의가 지속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한다.

주의주의적 자유주의에 기반한 개인주의는 사회적 욕망과 권력욕을 자극하며 확대시키며, 이렇게 확장된 욕망을 만족하기 위해 자유주의 문명은 자연을 끊임없이 파괴하고 착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자기모순으로,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면 할수록 자신의 토대인 도덕적 자원과 물질적 자원 모두의 고갈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체제라는 것이다.


2. 개인주의와 국가주의의 통합

자유주의는 관습과 신분에 의해 구속되던 인간을, 자유라는 이념을 통해 개인의 선택과 자율성을 중시함으로써 주체적인 개인으로 해방시키려는 사상이다. 필연적으로 자유주의는 개인주의와 불가분의 관계가 될수 밖에 없으며, 자유주의가 성공할 수록 개인의 자유도 극대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주의가 강해질수록 국가주의의 역시 강해질 수 밖에 없다. 토크빌이 이해한 것 처럼, 해방에 대한 개인의 욕망은 다른 개인의 욕망과 무수한 충돌과 분쟁으로 귀결되며, 이것은 보편적인 개인을 넘어선 권력, 즉 국가의 존재를 통해서만 통제되고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유주의의 확장은 갈수록 공고해지는 악순환에 달려 있는데, 국가의 확장이 개인의 파편화라는 목표를 보장하고, 그 결과 사람들이 공유하는 규범과 관행, 믿음없는 사회를 통제하기 위해 국가는 다시 확장되는 악순환, 자유가 확대될 수록 더 많은 법적, 행정적 제제가 요구되는 교도소 같은 국가로 변질되는 것이다.

3. 반문화(反文化, anticulture)로서의 자유주의

개인을 모든 초개인적 권위로부터 해방시키려는 프로젝트가 자유주의라면, 자유주의가 확대 될수록 기존 관습과 문화의 규범적, 제한적 기능은 자유의 장애물로 간주되며, 따라서 자유주의는 반문화의 성격을 띄게 된다.

자유주의적 반문화는 두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기존에 두루 준수되던 비공식 규범들은 억압으로 간주되어 폐기된 후 법으로 표준화되며, 단일하고 균질한 시장에서 만들어진 단일문화(monoculture)가 그것이다. 요컨데 자유주의적 법과 시장이의 등장이다.

그러나 반문화에 기반한 자유의 무대는, 유구한 문화의 특징인 전통이라는 나침반을 잃어버리며, 시간이 갈수록 우리를 속박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장소가 된다. 사회는 갈수록 책임없는 욕망 충족만을 목표로 파편화된 규범없는 개인들의 집합으로 변해가는데, 그결과 전통이라는 비규범적 가치가 이어주던 공동체적 결속은 정부의 감독과 처벌이라는 구속으로 대체되며, 책임감 있게 누리던 자유의 영역은 오히려 축소되고 마는것이다.



4. 기술과 자유상실, 자유학예의 실종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중세까지 자유의 뜻은 인간이 내면의 욕구를 통제할 수 있는 자제력에 가까웠다. 따라서 자유민은 자기통제를 통해 내면의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이며, 이러한 상태가 주체성의 확립이다. 그러나, 오늘날 자유는 정 반대의 의미이다. 내면의 욕구는 통제의 대상이 아닌 실현의 대상이며 그것의 실현이 방해 받지 않는 상태가 자유이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자연의 제약은 극복되어야 했으며, 기술과 STEM교육은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그러나 드닌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은 더 의존적이고 통제에 취약한 존재가 될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과 SNS에 어느덧 중독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듯, 기술은 개인의 자율성을 확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 사실상 개인을 시스템에 종속시켜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며 일개 소비자로 살아갈수 밖에 없게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대학교육 역시 과거 자유로운 시민이 되기 위한 교양 교육을 의미하였던 자유학예(liberal arts)대신 기술,성과,성취 중심의 STEM 교육을 강조하며, 책임감 있는 개인보다는 유능한 전문가 양성에 집중한 결과 오히려 자유 유지에 가장 중요한 인간적,문화적 기반의 붕괴에 기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5. 새로운 귀족정과 시민권의 퇴화

21세기 자유주의 사조가 만들어낸 엄청난 번영은 비록 절대빈곤의 굴레에서 많은 사람을 벗어나게 하였음에도 극단적인 양극화의 원인이자 우리사회에 수저론과 같은 과거에 없던 새로운 용어를 등장하게 끔 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드닌은 자유주의의 속성이 새로운 신분제를 등장시키고 고착화 시킬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자유주의적 규범이 전세계적으로 균질한 정체성을 가진 고소득, 고학력 전문 엘리트층을 양상하며, 출세주의와 스펙 쌓기로 특징되어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승리한 소수의 승자가 경제적 특권을 독식하기 때문이다. 물론 실력과 능력에 의한 결과라고 주장할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특정 계층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밖에 없으며, 이렇게 등장한 새로운 계급, 즉 자유주의 지배층(liberolocracy)은 대물림되며 비공식적 새로운 귀족의 지위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능력주의를 가장한 새로운 귀족정은 개인의 사적이익과 경제적 효율성에 매몰되어 대중의 공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의 약화, 제도에 대한 냉소를 조장하며 결과적으로 시민권은 형식적인 권리로 퇴화되며, 이렇게 야기된 정치적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황폐화로 귀결된다.



6. 결어 : 자유주의는 진짜 실패하였는가?

드닌은 자유주의는 성공할 수록 오히려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개인의 자유가 극대화 될수록 전통,가족,공동체가 붕괴되고 반면 국가 권력은 강화되며 그 결과 우리는 더욱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주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자유주의 자체에 내재된 오류를 제시하며, 그것은 자유의 의미의 변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오랫동안, 오랜 학습과정의 결과로 이성과 정신의 고귀한 능력을 사용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능력이 자유를 의미 하였으나, 자유주의 철학이 관습과 자연의 제약으로부터 해방된 상태를 자유로 정의하는 순간 근본적인 결함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탈자유주의적 실천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데, 과거 자유민들의 교육인 자유학예를 비롯한 인문학의 강화, 공동체 내의 다양한 문화를 유지하는 관행, 가정경제와 일종의 자치단위인 폴리스 생활의 촉진등이다.

그러나, 드닌의 주장과 그가 제시하는 근거에 수많은 의문이 뒤 따른다.

그가 이상적으로 자유의 모델로 제시한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자유는 소수의 엘리트층만 누렸던 특권의 상징이었으며, 우리는 근대에 자유주의에 기반한 개인주의가 보편적으로 수용되기 전까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여성,노인,노예,유색인들의 차별과 고통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가 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강조한 자유학예도 개인의 덕성 함양을 통한 지배층의 통치윤리에 가까웠다. 그가 과거 노예의 학문이자 오늘날 자유주의 폐해의 중요한 기여요인으로 지적한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matics) 역시, 수만년동안 인류가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기아와 질병의 극복을 넘어 안정적인 번영을 가능케한 핵심 요인이며, 사회전반의 물질적 번영과 기술발전이야 말로 개인과 가족의 행복과 안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자유주의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제시한 드닌의 근거는 반대로 자유주의의 성공의 조건이기도 했다. 17세기 이후, 문명은 각 개인에게 분산되어 있던 다양한 지식을 시장이라는 교환 메커니즘을 통해 교환할 수 있게 되며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요컨데 개인주의와 시장이 결합하자 불과 2세기만에 그전 모든 시대를 뛰어넘는 발전이 가능했던 것이며, 애쓰모글로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보여주었듯, 어느정도 중앙집권화된 국가권력을 통한 법치의 확립은 오히려 자유주의를 더욱 강화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드닌의 지적처럼, 관습과 신분의 제약으로 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고자 시작된 자유주의가 결과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기존의 관습과 전통을 해체하며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였지만 이것을 자유주의의 실패라는 드닌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해야 할까? 우리는 북한체제와의 비교를 통해 자유를 통해서만 번영과 평등을 누릴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자유주의의 진정한 가치임을 체감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자유주의를 올바로 운용하기 위한 건전한 시민윤리의 도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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