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개편으로 청년 부담 덜어 줘야

박혜림 / 2024-03-26 / 조회: 232       미래한국

청년들은 지적하고 있다. 과도한 상속세에 팔다리가 묶여 있다고. 그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상속세로 12조 원을 내는 것을 보고 부의 재분배라고 여기지 않는다. 한목소리로 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전되는 재산에 부과되는 조세였던 상속세가 부유층을 넘어 중산층과 서민 그리고 청년들을 속박하는 '상속세(相束稅)’로 전락한 것이다. 상속세 부담이 일자리 창출과 신규 투자에 대한 위축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 


상속세는 청년들을 절망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인 구인난의 이유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상속세 부담으로 가업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상속세가 높다 보니 창업주는 가업승계를 위한 기술 전수보다 세금을 피하기 위한 해법부터 찾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50년, 100년 이상의 영속적인 장수기업을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은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부담되는 상속세에 결국 고용과 투자를 위축하고 이는 다시 청년 실업 등 사회적인 문제로 연결된다. 


취업뿐만 아니다.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부담을 걱정해야 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6년 뒤 서울 아파트 가구 80%가 상속세 대상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부유층의 금고아 역할을 하던 상속세가 24년 전 과세표준에 머무르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일반 가정까지 옥죄어 온다는 것이다. 경제 규모는 커졌고 물가는 상승하면서 과세표준 구간의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도입 이후 바꾸지 못한 과세표준액은 제도와 현실 사이에 괴리감을 만들고 있다. 


상속세 절감 비법이 주거난을 겪는 청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부모가 사망했을 때 자식은 가지고 있는 다른 재산이 없다면 막대한 세금을 내기 위해 부모가 물려준 아파트를 팔아야만 한다. 부동산의 소유가 자산의 척도를 결정하는 흐름 속에서 최대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숫자계산을 시작한 것이다.


그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법은 상속 이전에 미리 시외권 아파트를 구매하여 수도권에 있는 부모의 집과 교환하는 수단이다. 이 방법은 면세 구간을 극대화해 부모의 부동산을 넘겨받는 데 발생하는 세금을 줄이도록 해 준다. 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명목의 상속세가 부모와 자식이 머리를 맞대고 절세를 논의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상속 세액은 OECD 최고 수준이다. 최고세율 50%에 최대 주주 할증 20%까지 고려하면 가히 기형적이라고 할 만하다. 스웨덴의 한 제약회사는 설립자가 사망함에 따라 자녀가 회사를 승계하였으나 70%의 세율 때문에 결국 회사를 매각했다. 상속세 납부에 대한 부담으로 승계를 포기한 것이다. 이후 스웨덴은 2005년을 기점으로 상속세를 전면 폐지했다. 상속세의 원조인 영국마저 200년 넘게 유지하던 상속세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상속세가 본래의 목적보다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현실에 맞게 변화를 줘야 한다. 청년들에게 상속세는 취업난과 주택난을 일으키는 많은 장벽 중 하나가 되었다.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개편을 논할 때다. 기형적인 상속세율은 낮춰야 하고 과세표준액은 경제적 규모에 맞게 높여야 한다. 안정적인 가업승계 보장을 위해 관련 과세 요건의 합리적인 간소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여 국가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속세 개편이 시급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박혜림 자유기업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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