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은 노동의 친구다

최승노 / 2023-08-01 / 조회: 2,844

대로를 막고 경찰과 데모대가 대립하는 광경을 신물 나게 봐왔다. 빨간 머리띠를 맨 노동자들이 팔을 번쩍번쩍 들고 나면 임금 협상 소식과 함께 파업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는 뉴스가 어김없이 나왔다. 그 과정을 지켜보고 나면 ‘자본과 노동은 상극’, ‘극렬하게 대치해 한쪽을 눌러야 끝나는 싸움’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금전이나 기계, 지식같은 유·무형자산이 생산 현장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자본’이라고 한다. 구석기시대는 돌덩이로 땅을 팠고 철기시대는 삽과 괭이로 농사를 지었다. 도구가 점점 자본화했고, 그 자본이 생산성이 높였다. 트럭을 사서 화물을 운반하고, 건물을 사서 임대사업을 하는 것도 돈이 자본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자본가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자본을 투자하고, 노동자는 자본을 잘 활용해 노동생산성을 높여나가는 임무를 맡고 있다. 자본의 축적은 기계의 양, 경험, 주식의 양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늠이 가능하다.


단순히 기계를 더 들여놓는 게 아니라 기계를 혁신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기술이 좋아지면 생산성이 더 높아지니 기술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발전시킬지도 연구를 해야 한다. 특별한 발명에 의한 혁신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좋은 방식을 찾아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발명이다.


결국 자본과 노동은 싸울수록 서로 손해 보는 관계다. 자본을 잘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여야 노동자에게 이득이 돌아온다. 자본에 반감을 갖는 건 ‘일을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을 가로막는 것이다.


누구든 자본이 많이 쌓인 회사에 들어가길 원한다. 삽을 가진 회사보다 트랙터를 보유한 회사에 들어가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회사에 자본이 쌓여 생산성이 높아지면 당연히 임금도 올라간다. 노조가 투쟁으로 높일 수 있는 상승 폭은 한계가 있다. 그보다 안정된 일자리 보장, 임금 인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방식이다.


자본에 대한 반감이 있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건 자본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하는 일이며, 자본 유입을 막는 것이다. 직접 투자든, 대주주든, 주식투자자든 자본이 역할을 하게 해줄 때 투자가 활성화된다.


회사의 발전을 막으면서 임금 인상을 부르짖는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본을 억제하면 당연히 자본이 쌓일 수 없고, 노동자의 소득도 늘어나기 힘들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싶으면 회사에 자본이 쌓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임금과 채권은 계약에 의해 지급하는 것이다. 고용계약에 의해 일한 만큼 받는 것이지 회사에 이익이 많이 남았다고 해서 리지듀얼(residuals, 잔여) 개념을 적용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리지듀얼은 ‘연기자나 제작자들에게 특정 계약에 따라 재상영 및 재방영이 될 때마다 추가로 지급하는 소득’을 뜻한다.


회사에 1조 원의 수익이 났다면 그건 자본가의 몫이다. 1조 원의 손실을 입어도 그 책임은 자본가에게 있다. 노동자가 1조 원 손실을 물어낼 필요가 없듯, 1조 원 이익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잘못이다. 수익률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자본의 투자는 사실상 매우 위험한 행위다.


자본을 탓하기보다 자본을 활용해서 일을 잘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을 혁신이라고 한다. 인공지능(AI)이든 빅데이터든 새롭게 등장한 것을 활용해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나가고 자기계발과 재교육을 통해 실력을 쌓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과거 방식에 사로잡혀 적대시하고 고집부릴 게 아니라 좋은 자본과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고 활용해서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가를 연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본과 노동은 마주 보며 서로를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 할 대상이다.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의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자본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나라 노조들이 선진국 노조의 활동을 연구하여 회사와 노동자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가교역할을 할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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