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존 로크라는 한 철학자가 살았던 시대와 그가 주장한 사상의 의미를,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역사·철학 교양서다. 제목만 보면 마치 로크가 직접 왕 앞에서 열변을 토한 장면이 떠오르지만, 실제로 그는 직접 왕과 맞대면해 외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글과 사상으로 권력의 폭주를 제어하고 개인의 권리를 옹호한 인물이었다. 책은 단순히 로크의 생애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았던 17세기 영국이라는 격동의 정치·사회적 환경 속에서 왜 그런 사상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17세기 영국은 종교 갈등과 왕권 신수설의 절대군주 정치가 맞물려 혼란의 연속이었다. 로크가 태어났을 때 영국은 청교도 혁명과 왕정복고, 명예혁명으로 이어지는 격렬한 정치 변동기를 지나고 있었다. 왕은 신이 부여한 권력이라는 절대적 권리를 주장하며 의회와 국민의 뜻을 무시했고, 종교의 자유는 억압되었으며, 권력은 소수 특권층의 손에만 집중됐다. 이런 환경에서 로크는 '개인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생각을 키워갔다.
책은 로크가 강조한 '자연권’과 '사회계약론’을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연권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권리로, 생명·자유·재산을 포함한다. 이 권리는 국가나 왕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존재하며 결코 빼앗을 수 없다. 그리고 사회계약론은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일부 권한을 국가에 위임하지만, 만약 국가가 이를 침해하면 국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 사상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와 맞닿아 있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로크가 단순히 이상적인 철학자가 아니라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한 실천적 지식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와 과학에도 관심을 가졌고,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왕권이 절대적인 시대에 '국가 권력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이 책은 로크가 이러한 사상을 펼칠 수 있었던 용기와, 그 배경이 된 시대의 긴장과 변화를 생생히 전달한다.
또한 저자는 로크의 사상이 미국 독립선언문과 프랑스 인권선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생명·자유·행복추구의 권리를 가진다’는 문구가 미국 독립선언문에 들어간 배경에는 로크의 자연권 사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로크의 철학이 단지 그의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자유와 인권의 기초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읽는 내내, 현재 우리 사회의 상황과 비교하게 되었다. 권력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반복된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생활의 보호 등은 끊임없이 도전을 받는다. 로크의 사상은 3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저항권’의 개념이다. 많은 사람들이 '법을 지키는 것’만을 시민의 의무로 생각하지만, 로크는 불의한 법과 권력에 저항하는 것 또한 시민의 의무라고 했다. 이는 무질서와 폭력을 조장하자는 뜻이 아니라, 권력이 그 본래의 목적을 잃고 국민을 억압할 때, 국민은 그것을 바꿀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로크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권리 문제를 다룬다. 개인정보 보호, 인공지능과 사생활 침해, 국가 안보와 개인 자유의 균형 같은 이슈가 로크가 말한 '자연권’과 맞물려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이렇게 고전 사상이 현대 사회 문제와 연결되는 지점에서 독자로서 큰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권력은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기에, 국민이 끊임없이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권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로크가 왕 앞에서 직접 외쳤든 아니든, 그의 사상은 권력자에게 분명한 경고였다. “당신의 권력은 하늘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서 왔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로크가 살았던 17세기와 지금 사이에 기술과 제도는 많이 변했지만, 권력과 자유의 긴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절감했다. 로크의 사상은 역사 속 한 장면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매일 새롭게 적용되어야 할 지침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철학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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