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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가 증명하는 자유의 힘

황수현 / 2025-08-27 / 조회: 6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돈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사회, 특정 자본가에게 혜택이 집중된 사회일까?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어느 정도 그렇지 않나?’ 라고 답했을 것이다. '흐름으로 읽는 시장경제의 역사’ 책을 읽고 나는 이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자본주의는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되는 사회다. 자유주의를 방치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사람은 정의의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자신의 방법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경쟁하는데 완전히 자유롭다’ 라는 것이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핵심이다. 이 책은 수렵채집의 원시 시대부터 기업이 출현한 중세, 산업혁명과 대공황을 지나는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장경제의 흐름과 역사를 찬찬히 들려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이슈는 여전히 말이 많은 주제다.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WTO 다자간 자유무역 체제가 실상 끝난 것이 아니냐’, '21세기 신 중상주의 시대가 도래했다’ 등의 논의가 활발하다. 마침 이 책의 중세-근대 파트에서 중상주의를 자세히 그리고 있기에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중상주의는 국가의 부가 금과 은에 달려 있다는 철학으로, 국가가 무역과 경제를 통제하는 보호무역의 일종이다. 17세기 영국의 항해법이 대표적이고, 이 시기 프랑스 등지의 유럽 역시 무역과 상업에 많은 중상주의 규제를 내놓았다. 국내 유치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수입을 제한하거나, 국내 산업의 수출을 세금을 사용해 보조, 외부 노동자의 이동과 진입의 자유를 제약하는 등이 그 내용이다. 자유무역을 제한한 17세기의 유럽의 중상주의는 일시적으로 조세 수입 증가와 중앙정부 권력 증대를 가져왔으나, 우리는 이 끝을 이미 알고 있다. 자연히 특혜와 독점, 정부 보조에 길들여진 기업들이 모험적 기술혁신이나 변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관료제 강화는 비효율적 고착화로 이어졌으며, 가장 손해를 본 집단은 단연 소비자들이었다. 규제로 인해 생산이 왜곡되고 제한될 뿐 아니라 국제 분업이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중상주의 형태의 정부 개입은 폐지, 무시되거나 우회되었고, 이후의 개혁은 개인의 사유재산, 자유를 보호하는 쪽으로 이루어졌다. 


17세기의 중상주의 실패 사례에서 2025년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보호무역은 잠시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혁신 저해·교역 갈등·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이다. 글로벌 패권국인 미국의 행보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함은 틀림없으나, 그와 별개로 수출이 핵인 우리나라 경제가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무역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다층적이고 복합적이다.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심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몰입해서 읽은 3부에서 산업혁명과 자유무역에 관한 이야기다. 18세기, 19세기에 걸쳐 일어난 영국의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시대 전후를 가르는 분수령과 같은 사건이며 경제를 넘어 세계사적으로 갖는 의의 또한 크다. 산업혁명이 다른 나라가 아닌 영국에서 일찍이 일어난 배경이 기억에 남는데, 바로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영국에 확립된 제도적인 환경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다. 사유재산권을 분명히 보장하고 경쟁을 장려해 개방적인 무역과 활발한 경제활동을 북돋웠던 풍토가 산업혁명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은 애덤 스미스가 1776년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국부론은 현대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경제학의 기초를 세운 고전이다. '오히려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행위가 사회 이익을 증진하려고 의도할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회 이익을 증진할 때가 많다.’, '우리가 오늘 저녁상을 차릴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업자, 제빵업자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이익을 추구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시장은 알아서 잘 굴러갈 테니, 자유시장경제를 확신하고 가만히 내버려두어야 하며, 이 때 국가의 역할은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불의를 막는 시민법을 만드는 것 정도에서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자비심 덕분도 아니고, 각자가 자기 살 길을 열심히 만들어 나갈 뿐인 상황이 결국 사회 전체의 살 길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적당한 규제는 필요하겠지만, 결국 경쟁이 성장과 번영의 지름길이자 정도라는 생각이 들어 애덤 스미스의 자유무역 주창에 공감이 간다. 애덤 스미스는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국부의 본질은 금과 은이 아니라 생산과 교환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되는 사회로서의 자본주의를 강조했고, 보이지 않는 손, 강하지만 작은 정부를 내세웠다. '국부론’ 이라는 고전은 너무 유명하지만 어렵고 전문적일 것 같아 읽기를 미루어왔는데,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꼭 읽어봐야겠다. '국부’가 생산과 교환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분업과 발전이 필요하다는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어졌다. 


'흐름으로 읽는 시장경제의 역사’는 줄곧 자유의 힘을 강조한다. 결점이 없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물론 나쁜 결과를 낳을 때가 있겠지만, 그 어떤 제도보다도 가장 덜 나쁜 제도다. 완전한 세상이라면 어떤 경제체제든 잘 작동하겠지만, 현실세계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최선의 체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 이 책의 6부 문단으로 독후감을 마무리하려 한다. 지금까지의 세계 각국의 역사를 봐도 시장경제에 가깝게 가면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나아졌던 반면, 그 반대방향으로 간 나라들은 망하거나 고통을 겪었다. 과거 소련, 동유럽 국가들, 북한 등이 그러했다. 자유시장경제에 더 가까이 갔을 때 경제가 성장하고 활력이 넘쳤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고 규제를 강화하고, 보호무역 정책을 썼을 때 경제가 후퇴하고 활력을 잃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자유시장경제이지, 그 반대 방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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