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고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 새 번역본이 출간됐다.
물질적 욕구에 대한 좌절을 국가권력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시도, 즉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곧 스스로 노예의 길로 들어서는 것임을 상세히 밝힌 책이다.
하이에크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노예의 길’이라 단언했다. 그는 “자본주의에 입각한 자유경제는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자유를 기반으로 성립된 것이며, 자유가 없이는 자유경제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어느 특정한 이념이나 체제, 정부 등이 주도하는 집산주의 계획은 반드시 정치적 자유는 물론 개인의 자유까지 붕괴시킨다는 것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지적하고, 자유경제를 부정하는 집산주의적 계획이 곧 개인의 자유를 파괴하는 반동주의라는 것을 역설한다.
골자는 간단하다. 중세 유럽이 가톨릭이라는 공통의 가치 하에 영주가 농노를 갈취하고, 결국엔 그런 생산 구조 자체가 붕괴한 것처럼, 공산주의라는 가치 아래에서 공산당이 인민을 갈취하면 그 체제도 결국 붕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자유주의 고전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출간 당시엔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 특히 노동당이 주도하던 영국의 정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 이후 1970년대 불어닥친 스태그플레이션과 1980년대 시장 자유주의를 강조한 대처리즘의 시대가 열리면서 재평가받았다. 특히 80년대 들어 소련을 비롯한 공산국가들의 몰락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하이에크의 주장에 대한 세상의 평가도 크게 달라졌다.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권위에 관한 인사이트가 필요한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다.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 지음ㅣ자유기업원ㅣ432쪽ㅣ2만6000원
전태훤 조선비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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