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0)들과 학계 연구기관의 경제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의 기각결정으로 대통령 탄핵정국이 마무리된 만큼,"노무현 정부 2기"는 그동안 분열됐던 국론을 하나로 모아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경제를 살리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 전문가는 14일 한국경제신문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경제주체들의 불안감부터 해소시켜 줘야 한다"며 "성장과 분배라는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날 수 있도록 시장친화적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해야만 고유가 중국쇼크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뚜렷한 정책방향을 제시하라
대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 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하원만 백화점 협회장은 "경제정책에 대해 부처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도 "기업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제거해 기업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현재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은 자본을 가진 사람들의 불안심리"라며 "현 정부가 사회민주주의가 아니라 시장경제체제를 고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해 시장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외국 기업에 비해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더 크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제프리 존스 미래동반자재단 이사장은 "최근 한국 내에서 반기업정서가 매우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며 "노무현 정부는 하루 빨리 한국 기업들이 한국 경제에 대한 확신을 되찾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투자 활성화가 시급하다
극도로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투자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수출은 호황인 반면 내수는 L자형 장기부진에 빠져 있다"며 "투자위축으로 인한 내수부진이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불거지고 있는 3대 경제악재(미국 조기 금리인상 우려,중국 쇼크,고유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업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꾸준히 만들어 고용을 늘려야만 대외악재로부터 국내 경제를 지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투자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권성철 한국투신운용 사장은 "기업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정치자금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기업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엔진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늘려야 하고 연기금의 주식투자한도를 확대하는 것도 기업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금보다 오히려 재벌개혁의 강도를 높여야만 제대로 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논리도 제기됐다.
홍성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상지대 사회학과 교수)은 "경제위기의 뿌리에는 겉만 그럴듯한 전근대적인 재벌이 자리잡고 있?quot;며 "부가 재벌에 집중되는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경제안정은 물론 분배형평도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조건들
경제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노무현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중시해야 할 경제목표로 '성장잠재력 유지'를 꼽고,노동 교육 등 비경제분야의 문제점들이 성장동력 확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장은 "효율적인 인적자원 육성을 위해 교육제도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초·중·고의 경제교육을 강화해 올바른 경제관을 심어주는 일도 반드시 병행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도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 시장경제 원리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경직된 한국의 노동시장을 최대 걱정거리로 지목했다.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여전히 노동문제"라며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맞게 노동력을 조절할 수 없어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 역시 '노사문제'를 비경제 분야의 가장 큰 숙제로 꼽고,"노사정위원회의 역량 및 권한을 강화해 노사간 화합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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