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새로운 세대갈등 전망·과제 ④ 386대 포스트386의 충돌 : 기업들 대응

포스트386세대에 대한 대응은 기업들에도 생존이 걸린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 전무는 "포스트386세대의 등장으로 향후 5~10년 안에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면서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순혈주의보다는 혼혈주의,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 채용, 국적과 나이를 가리지 않는 채용 등이 인사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기획 이종현 차장은 "P세대들은 기존 제품에 쉽게 싫증을 느끼면서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대해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적극 표출하는 세대"라면서 "이러한 수요와 시장구조의 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제일기획이 지난 연초에 명명한 'P세대'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모습과 힘을 갖고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Paradigm-shift)를 일으키는 세대란 의미다.

물론 기업들은 진작부터 이런 변화를 읽고 차츰 대응해 나가고 있다. SK㈜ 김만기 부장은 "SK텔레콤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포털사이트인 싸이월드를 인수해 적극 키우고 있다"면서 "사원교육도 주입식보다는 토론 위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 KTF는 자사의 드라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휴식과 만남의 공간(드라마 하우스)을 제공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정이 느껴지는 기업'등 마음과 정을 강조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한 지 오래다. 체험과 감성을 소중히 생각하는 포스트386세대를 향한 손짓이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은 "선배 세대들은 그동안 먹고살기 바빠 후배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살아왔다"면서 "이젠 이들의 생각을 읽고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해야 할 일을 교육하는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막연히 기업은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외칠 게 아니라 시장경제 교육과 같은 교육투자를 통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전무도 "상대적으로 늙은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자기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면서 "전혀 새로운 생각과 문화로 무장된 포스트386세대를 위한 경영이념을 설정하는 등 미래를 내다본 경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욱 전문기자 young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