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이 8월 28일 김영환 명지전문대학 명예교수에 의뢰해 발표한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노동이 과거 1980년대 노동선진국의 투쟁노선을 모방한 만큼 지금은 그들의 달라진 모습에서 무엇인가 배울 때가 되었음이 드러났다.
2009년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미국 GM을 파산시키기까지 했던 미국 노사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올해 폭스바겐 공장에 조직 결성을 시도하였으나, 노조 결성에 실패한 것이다. 미국형 노사 관계에 지각 변동이 나타남에 따라 국제 노사관계 비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직종별(산업별)노조 운동을 일으키며 계급투쟁을 선도했던 영국의 TUC(TradesUnion Congress)도 1999년 이래 기업과 목표를 공유하는 파트너십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역시 서독형 워크스카운슬을 전면 도입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국제 현상에 대해 “21세기 노사관계가 ① 목숨을 건 계급투쟁을 피하여 ② 경영자와 종업원의 대화 창구를 열고 ③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며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
한국의 노사 현실에 대해 보고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전투적 노동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삼각구도의 노사정위원회를 발족시켰으나 노조가 유럽의 계급투쟁 노선을 모방해 취함으로써 노사관계가 얼어붙었다”며 “민주노총의 반복되는 투쟁 전술에 속수무책이던 정부는 일하는 정부로 남고 싶어 노사정위원회를 발족시켰지만, 민노총이 참가를 거부하여 운신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최경환 경제팀이 제안한 노사정 대타협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노동 운동도 과거 투쟁을 배웠던 노동선진국들의 달라진 모습에서 무엇인가 배울 때가 되었으며,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이어 “한국의 노동도 마음의 문을 열고 차세대 노동이 본받고 따를 수 있는 큰 행적을 남길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