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온플법 부정 효과 과소평가, 소상공인 등 약자 성장 차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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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1-29 , 시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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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준 교수, 온플법 도입 후 영세 사업자 영업이익률 23%p 하락 추정
영세·신규 사업자 입점 제한…파급 효과 생산 13조 원·고용 22만 명 감소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이른바 온라인플랫폼법(이하 온플법)이 취지는 좋지만 결국 국가 경쟁력 악화와 영세사업자 사업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9일 개최한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규제와 경제–온라인플랫폼법 도입 시의 경제효과 및 전망’을 주제로 제82회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온라인플랫폼법 도입의 경제효과 분석’을 발제한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플법 도입은 취지는 좋지만 보이지 않는 부정적 효과가 과소평가 되고 있다”며 “플랫폼 규제는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훼손하는 효과가 크며 규제로 인한 손실은 플랫폼 기업에 그치지 않고 입점업체와 소비자, 고용 전반으로 확산된다”고 했다.
유 교수는 지난 2021년 연구결과를 토대로 온플법 도입 시 맞춤형 광고 규제와 플랫폼 의무 강화로 광고 매출이 1조~2조 원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생산 감소 효과는 1조4000억~2조8000억 원, 취업 유발 감소는 최대 3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유 교수는 “더 큰 문제는 규제가 강화되고 책임이 온라인 플랫폼에 전가되면 플랫폼 기업은 리스크 회피를 선택하고 이에 따라 영세·신규 사업자의 입점이 제한되는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 교수는 플랫폼이 책임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안전한 거래만 선택할 경우, 거래 이력이 없는 영세사업자는 시장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연 매출 5000만 원 미만 사업자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23%p(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장기적 거래 기회 상실 규모는 13조4000억 원, 산업 파급 효과는 생산 감소 18조 원, 고용 감소 22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유 교수는 “집값 규제, 최저임금, 서민 대출이자 상한제 등 정부 규제는 언제나 약자 보호를 목표로 하지만, 실제 피해자는 그 보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반복됐으며 플랫폼 규제 역시 소상공인을 보호하기보다 거래 기회와 성장 경로를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장에 순응하지 않는 사전 규제는 혁신을 위축시키고 국가 경쟁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의 국제 비교와 시사점’을 발제한 정만기 산업연합포럼 회장은 EU(유럽연합) 디지털시장법(DMA)을 예로 들며 규제가 공정과 혁신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U DMA 시행에도 유럽 내 글로벌 플랫폼 집중도는 유지됐고, 스타트업 투자와 시장 진입은 위축되는 결과가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와 국회가 DMA를 모델로 추진하는 온플법은 긍정보다 부정 효과가 커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은 검색과 추천, 데이터 기반 개인화를 통해 거래 비용을 낮추고 소규모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해온 구조”라며 “수수료 상한제와 사전 규제는 플랫폼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고 서비스 품질과 거래량을 동시에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EU는 자국 대형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 규제를 도입했지만, 한국은 네이버·카카오 등 자국 플랫폼이 존재하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결성이 매우 높은 국가”라며 “동일한 규제 틀을 적용할 경우 오히려 국내 플랫폼 기업에게 역차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생커 싱햄(Shanker Singham) 켐페테레 재단 회장(전 미 무역대표부 자문관)이 작년 10월 미국 의회에서 한 말을 인용해 “한국 공정위 집행 관행은 약 1754억 달러(약 25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온플법 도입 시 추가로 약 2150억 달러(약 306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쟁정책이 충분한 경제 성과 검증 없이 집행되면서 경쟁력 약화와 성장 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이어 “DMA를 적용한 EU 글로벌 경제 비중은 점차 축소되는 반면, 성장을 독려하는 미국이나 로컬 플랫폼 성장을 지원한 중국은 경제 규모를 키웠다”며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간 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제도 개선을 명목으로 한 규제 입법으로 해결하려는 관행은 자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진 지정 토론에서 박기순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입법을 많이 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 구조가 굳어져 있는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제도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입법이 반복되면서 산업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며 “과거 LED 산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묶어 대기업을 퇴출한 결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해외 기업이 시장을 장악했다”면서 “산업 구조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는 보호가 아니라 시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승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 경제연구원 리더는 “EU DMA는 게이트키퍼를 규율했다는 조치만 강조될 뿐, 그 이후 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시장을 교정하는 힘은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혁신과 경쟁자의 등장에 있다”고 했다.
한 씨는 이어 “시장은 기술 변화로 재편돼 왔다. 구글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검색시장에서 과점했었지만 생성형 AI 등장으로 지위가 흔들리고 있으며 더 나아가 시장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온플법과 같은 사전 규제가 경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 실장은 “플랫폼 규제 논의에는 소상공인 보호라는 정치적 맥락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플랫폼과 소상공인은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에 가깝다”며 “과거 대형마트·SSM 규제처럼 선의의 규제가 오히려 거래와 일자리를 줄인 사례가 반복됐었던 것처럼 정치적 명분으로 사전 규제를 강화할 경우 플랫폼을 통한 일자리와 소상공인의 성장 기회가 동시에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