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화가있는날’확대...영화 등 특정산업 보조금 상시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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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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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영화 등 특정산업 보조금 상시화 우려.pdf
문화정책 대상은 온․오프라인 컨텐츠 등 다양한 영역 포괄해야...영화․공연 한정 안돼
영화 등 특정산업 가격개입 및 특혜성 보조금은 시장 신호 왜곡과 재정 부담 키울 것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16일, 문화기본법 시행령 개정령안 입법예고 하면서, ‘문화가있는날’을 매주 수요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주요 영화관의 2D 영화 7,000원 할인도 사실상 상시화된다.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으나, 이번 확대는 문화정책을 넘어 영화산업에 대한 간접보조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문화정책의 대상은 관광, 문화재, 스포츠,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영화, 사진, 건축, 만화, 게임, 에니메이션 및 온라인 컨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다. 그러나 ‘문화가있는날’의 주요 혜택 범주가 국공립 문화시설 외 영화관과 공연․전시회 등에 한정되어 있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문화정책이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간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반 소비재의 가격을 정부가 반복적으로 낮추는 방식은 특정 업종의 수요를 세금으로 떠받치는 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 ‘문화’라는 명분이 산업 부양의 수단으로 전환되는 순간, 정책의 정당성과 효율성은 더욱 엄격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영화산업의 위기를 ‘푯값’ 문제로 단순화하는 접근은 한계가 분명하다. 관객은 싸다고 영화를 보지 않는다. 볼 만한 작품이 있을 때만 지갑을 연다. 가격을 낮추는 지원책은 일시적인 관객 유인을 만들 수는 있어도,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인 OTT 확산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 콘텐츠 경쟁 심화, 투자·제작시장 경색 등을 해결하기 어렵다.
상시 할인은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 관람 수요를 늘리기보다 특정 요일로 이동시키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며, 흥행이 가능한 일부 작품에 관객이 더 쏠리는 결과만 강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영화관과 제작·배급시장의 혁신 압력은 약해지고, 정책 의존만 커지는 ‘지원의 함정’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보편적 할인 혜택은 문화격차 해소라는 정책 목표에도 부합하기 어렵다. 시간과 이동 여건이 갖춰진 기존 문화소비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세금이 특정 소비층에 쿠폰 형태로 환류되는 역진적 구조가 될 수 있다. 인기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시화를 추진하기보다, 비용 대비 효과와 형평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영화표 값을 정기적으로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변화된 환경 속에서 자생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애를 정비하고 시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문화정책은 시장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문체부는 이번 제도 확대가 쇠퇴되는 특정산업에 대한 보조금 상시화로 흐르지 않도록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