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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글쓴이
Frank Shostak 2026-01-15

주류경제학은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뿐 아니라 하락도 막아야 한다고 본다. 물가가 떨어지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실질금리가 높아져 경기침체를 부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 즉 연 2%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인플레이션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단순한 가격상승이 아니라 화폐공급의 인위적 증가다. 실제 생산 없이 새로 만들어진 돈은 경제 전체의 부를 늘리지 않고, 단지 부를 재분배할 뿐이다. 새 화폐를 처음 손에 쥔 사람은 아무런 생산 없이 타인의 생산물을 소비하며, 이는 사실상 위조지폐의 효과(counterfeiter effect)와 같다. 그 결과 생산자와 저축자는 피해를 입고, 부의 형성 과정은 왜곡된다.


이처럼 통화팽창은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비생산적 투기와 왜곡된 투자만을 늘린다. 이런 인위적 팽창이 거품을 만들고, 거품이 꺼질 때 경기침체가 온다. 이후 중앙은행은 다시 돈을 풀어 이를 막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경제는 호황과 불황의 악순환에 빠진다.


반대로 가격 하락은 반드시 나쁜 현상이 아니다. 기술 발전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은 경제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또한 통화팽창으로 유지되던 비생산적 거품이 정리되며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역시 부의 형성 회복을 뜻한다. 디플레이션은 부정이 아니라 정화 과정이다.


역사적 사례도 이를 보여준다. 금본위제 하의 19세기 산업경제에서 재화 공급은 꾸준히 늘어 물가는 완만히 하락했지만, 실질소득은 오히려 급격히 증가했다. 조셉 살레르노는 1880년부터 1896년 사이 미국의 도매물가가 약 30% 하락했지만 실질소득이 85% 상승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가격하락이 곧 침체를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정책은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정하게 만든다. 인플레이션은 부의 형성을 파괴하고, 경기순환과 빈곤을 초래한다. 디플레이션은 부의 회복을 뜻하며, ‘물가안정’이라는 이름의 인위적 인플레이션이야말로 진정한 불안정의 원인이다.

번역: 김준세
출처: https://mises.org/mises-wire/inflation-and-economic-growth(원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