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한 스푼에 숨겨진 경제학: 소비자가 선택한 ‘더 건강한 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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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은지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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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경제이론과 밀접한 현상들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경제이론은 사회 현상을 기반으로 하여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섭취하는 설탕 속에도 미시 경제 현상인 수요와 공급, 그리고 대체재 관련 경제적 현상들이 녹아들어 있다.
[가격 변화에 따른 설탕 대체]
2023년 세계 1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의 극심한 더위로 설탕 공급이 감소되었고, 설탕의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설탕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이는 설탕 가격의 상승으로 설탕을 원료로 하는 식품의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슈거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갈락토올리고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갈락토올리고당은 설탕이 가진 건강상의 결점을 개선하였고, 설탕과 유사하여 기존 설탕과 같이 다양한 식품에 사용될 수 있으므로 설탕의 대체재로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그렇기 때문에 설탕의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갈락토올리고당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은 ‘대체 효과’에 의한 수요 증가로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설탕의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설탕의 가격이 상승한 현상에서는 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수요와 공급 이론도 살펴볼 수 있다. 설탕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설탕을 원료로 하는 식품들의 가격도 상승하게 되어 수요가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어떤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감소하는 ‘수요의 법칙’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격과 수요량 사이에는 역의 관계가 성립여 수요곡선은 일반적으로 우하향한다. 이와 반대로 ‘공급의 법칙’은 가격과 공급량 사이에 양의 관계가 성립하는데, 공급의 법칙에 의하여 공급곡선은 일반적으로 우상향한다.
또한, 기후의 영향으로 설탕의 생산량이 감소하였다는 것은 공급곡선상의 이동이 아닌 공급곡선 자체가 이동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에 의한 변화는 공급곡선상의 이동으로 나타나지만, 가격 이외의 기후, 소득 등의 변화에 의해서는 공급곡선 자체가 이동하므로 차이가 있다.
[소비자 선호에 따른 설탕 대체]
건강을 우선시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소비자의 선호가 반영되어 무가당 식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마트나 집 앞 편의점에서도 쉽게 제로 음료나 무가당 요거트, 저당 간식들을 찾아볼 수 있다. 건강을 위해 혈당 관리나 다이어트를 하는 소비자들의 선호에 의해 기존의 당 제품을 무가당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제로 음료인데, 처음에는 주로 사이다와 콜라 등 탄산음료의 대체재로 제로 음료가 생겨났지만, 요즘에는 탄산음료 이외의 다양한 음료에서도 제로 음료를 찾아볼 수 있게 되어 그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소비자는 각자의 선호에 따라 건강을 더 우선시한다면 제로 음료를 선택할 것이고, 맛을 더 우선시한다면 기존 음료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두 가지의 맛에도 크게 차이가 없다면 가격에 의해서도 선택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만약 기존 음료의 가격이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더 싼 제로 음료를 소비하게 되므로 제로 음료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기존 음료의 가격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더 비싼 제로 음료의 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이처럼 대체관계에 있는 두 재화의 사이에는 한 재화의 가격과 다른 한 재화의 수요 사이에 양의 관계가 성립한다. 이에 따라 두 재화는 경쟁구도를 갖게 되어 두 재화의 가격, 품질 등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는 자신에게 더 알맞은 재화를 소비하게 될 것이다.
[대체재로 펼치는 건강한 사회]
지금까지 우리 주변의 경제 현상들을 경제 이론과 연결하여 살펴보았다. 가격 또는 소비자 선호의 변화에 따라 공급되는 갈락토올리고당 또는 제로 음료 등의 대체재는 기존의 기능을 똑같이 지니면서 설탕이 가진 건강상의 결점을 개선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건강을 중요시하고 더욱 건강한 대체재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은 건강한 대체재가 개발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