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산업 위기의 원인, 경직된 노동시간 규제
엔비디아, TSMC·R&D에 막대한 시간 투입
미국, 주당 최대 근로시간 제한 없는 대신 초과근무에 1.5배 지급
중국 IT 업계 996 관행,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
국회에서 주 52시간 근로 규제의 예외로 인정하는 조항을 포함한 '반도체 특별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반도체 특별법에는 '화이트칼라 면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R&D 종사자를 주 52시간 근로 규제에서 제외하는 규정으로, 경직된 노동시간 규제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이다.
국내 반도체산업 위기의 원인으로 경직된 노동시간 규제 ’주 52시간제’가 꼽힌다. 주 52시간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생산성 저하 원인 뿐 아니라, 반도체 기술인재들이 원활한 협업과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반면,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고소득 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에서 제외하거나 추가 근로 시 정당한 보상 제도를 마련하여 R&D 인재의 집중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R&D 역량이 곧 기술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장시간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왔다.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이 R&D에 막대한 시간을 투입하는 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주 52시간 규제에 묶여있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화이트칼라 면제 조항은 반도체산업에 꼭 필요한 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근로시간 규제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 제한하지 않는다. 대신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할 경우 추가근로시간에 대해 정규 임금의 최소 1.5배 받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일본은 고소득 전문직을 노동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중국 또한 IT 업계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것을 의미하는 '996’관행이 있다.
집중적인 R&D가 필요한 영역에서 근로시간을 통제해놓으니 효율성이 떨어지고, 노동자 자신에게도 불리하다’는 반발들이 거세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제 예외)은 R&D 역량이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는 첨단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반도체업계에서 이 같은 요구가 많았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 52시간 규제에 발이 묶인 사이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경쟁 기업들은 R&D에 막대한 시간을 집중 투입하며 기술력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는 생산성을 저해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해롭다. 노동 존중을 위한 공정한 사회가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 52시간제 규제 완화를 포함한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반도체 산업의 생산성 증가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편익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반도체 특별법’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다. 따라서 화이트 칼라 면제 규정의 적극적 시행이 필요해 보인다.
정하영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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