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자유

김유진 / 2024-08-27 / 조회: 238

자유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자유에 대한 갈망은 곧 소유에 대한 욕망이고, 생명이라면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본능이다. 일례로, 고양이들은 자신 이외에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고 언제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 누구에게도 위협받지 않는 내 공간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 이 습성은 인간에게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찾아볼 수 있다. 흔히 '퍼스널 스페이스' 라고 부르는 개인 공간 영역은 타인과 나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고양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내 공간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듯 소유는 자유와 그 궤를 같이하는, 자유의 가장 일차적이면서도 궁극적인 방식이다. 결국 인간이 개인으로서, 그리고 공동체로서 살아감에 있어 삶을 유지하고 이끌어나가는 자유의 가치는 소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기에 더해서 개인이 자유를 얻는 대가로 지게 되는 책임 역시도 인간이 올바른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게 해준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는 결코 작은 힘이 아니다. 인간이 개인 혹은 공동체로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며, 이는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듯이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하지만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많아도 책임을 지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유자가 불분명해 결국 황무지가 만들어지고 마는 공유지의 비극 역시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책임 또한 개인의 소유로 만들 필요가 있다.


간단한 예시로 당신이 거리를 걷다가 이상하게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가봤더니 누군가 쓰러져있고 그 옆에는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광경을 지켜보고는 있지만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 또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저 평화롭게 거리를 지나가고 싶었을 뿐인 사람이다. 정의와 의협심으로 가득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그 상황에서 먼저 나서서 일을 해결하겠는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한 사람을 지목해서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 즉, 모두에게 책임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한 사람의 소유로 만들면서 이를 이행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착한 사람을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세상에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앞서 든 예시처럼 책임을 개인의 소유로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법이다. 법과 질서가 없는 세상에서는 개인의 자유만이 우선시되고 그에 따른 책임과 타인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에 인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개인으로 바라봤을 때 법과 공동체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자유 역시 소중하다. 인간은 결국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이를 위해서는 개인이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즉 자신의 자유만을 무한정 추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또, 달리 생각해 보면 내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할 때 나의 자유 역시도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개인에게 법과 의무라는 제한이 생김과 동시에 그 안에서는 최대치의 자유를 누릴 수 있고, 그것이 내가 아닌 타인과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이라는 말은 결국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인간의 특성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기 위해서는 법, 질서, 의무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도덕, 배려, 존중 역시도 인간의 삶에 필수불가결하다. 이런 것들이 개인의 자유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앞서 말했듯이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자유도 소중하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해야만 나의 자유도 존중받을 수 있다. 다만 배려와 존중 같은 도덕적인 요소는 법이나 의무 따위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오로지 개인에게 달려있으며 강제가 아닌 만큼 잊고 살기 쉽지만 인류가 진실로 밝은 미래를 맞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다.


종합해 보면, 국가를 유지하고 이끌어나가는 자유의 가치는 소유에 있으며, 그 기반에는 개인이 자유를 얻는 대가로 지게 되는 책임과 타인과 어우러지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배려가 있다. 책임과 배려, 그것은 올바른 방향의 자유가 지속될 수 있게끔 해주는 원천이다. 자유라는 북극성을 향해 갈 수 있게 해주는 지도와 나침반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 그리고 책임과 배려를 기반하는 것. 이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인류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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