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자원의 비극과 해결 – 스터디카페편

도혜찬 / 2023-11-29 / 조회: 1,761

학교 수업을 마치고 저녁 7시쯤 늘 가는 집 근처 스터디카페를 간다. 스터디카페에서는 월 이용료만 지불하면 음료 및 다과, 프린트 서비스 이용이 무료이다. 하지만 내가 스터디카페를 가는 시간에는 늘 종이가 없었고, 이로 인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프린트를 이용하지 못했다. 분명 매일 아침 관리하시는 직원분께서 종이를 충분히 채워두시는데, 늘 종이가 부족했다.


프린터기 근처 재활용 종이 수거 박스나 쓰레기통, 각 책상 위층 서랍을 살펴보면 늘 종이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심지어 무료라는 이유로 회원 중 일부는 용지 보관함에서 종이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꺼내 집으로 가져가거나, 필요 이상으로 출력하여 이면지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특히, 재활용 종이수거 박스에는 인쇄를 하다가 추가적으로 나온 새 종이도 버려져 있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은 종이는 충분히 공급되고 있으나, 스터디카페 내에서 공유자원인 A4용지는 공동체 중 개인의 효용만을 극대화하려는 이기심으로 인해 공유자원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않았으며 공동체의 효용은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처음에는 관리인과 회원들이 용지 보관함 앞에다른 이용자를 위해 필요한 만큼 사용하세요와 같은 문구를 적어 공동체 회원들의 자발적인 행동 교정을 추구하기도 했고, 인당 종이 사용 제한을 하루에 5장으로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이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무료라는 이유로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 공용용지가 계속 부족한 문제가 지속되었고, 이를 통해 같은 비용을 내고 있지만, 저녁 시간에 가면 전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회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결국 무료 정책을 바꿔 흑백 출력 50, 컬러 출력 100원으로 해당 정책을 변경하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생겼다. 해당 가격은 근처 인쇄 가게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고, 컬러 출력의 가격은 1/3 수준이었지만 가격을 설정하고 나서부터는 종이가 부족한 현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가격이 설정되고 나서부터 정말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제대로 재화와 서비스가 분배되어 사용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용지 과다 사용 문제 및 이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많은 이용자들의 불만 또한 매우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스터디 카페라는 작은 사회에서 프린트 용지 무료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공유자원의 비극 사례를 보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여 가격 신호를 통해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이를 통한 서비스 소비자의 효용 극대화 및 공동체의 효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면서 시장경제의 단순하면서 효과적인 힘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무조건 무료가 좋은 것이 아니며, 개인의 효용 극대화가 결과적으로 공동체의 효용 감소로 이어지는 공유자원의 비극 문제에 있어 시장경제의 도입이 합리적 배분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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