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의 관료주의가 대참사를 불러일으켰다

Jon Miltimore / 2022-09-02 / 조회: 3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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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롭 초등학교에 침입하여 총격을 가한 지 3분도 지나지 않아 경찰관들이 총을 뽑아 들고 복도를 메우기 시작한다. 이 장면은 더스테이츠맨(The Statesman)과 KVUE 뉴스가 지난 5월 24일 입수한 텍사스주 유밸디(Uvalde)에서 2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새로운 비디오 영상에서 나온 것이다. 77분 분량의 영상에는 총격범이 학교에 들어간 지 불과 몇 분 만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총격이 시작되자 재빨리 철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KVUE가 지적한 바와 같이, 그후 한 시간 동안 경찰이 추가적으로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밸디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은 무엇보다도 총기 규제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총기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강력히 요구되자, 의회 의원들은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방 총기 법안을 통과시켜 젊은 구매자들에 대한 신원조사를 강화하고 주정부들에게는 "붉은 깃발 (red flag)" 법을 도입하도록 장려했다. 그런데 이러한 법적 조치를 이번 사건과 연결하면 주목할 점이 있는데 롭 초등학교 사건은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핵심 논거 중 하나를 오히려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워싱턴 D.C.의 변호사이자 책 '911을 부르고 죽다’(Dial 911 and Die)의 저자인 리처드 W. 스티븐스는 총기 규제 이념을 뒷받침하는 공통적이고 잘못된 믿음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범죄로부터 민간인들을 보호하기에 시민들은 총기가 필요 없다는 믿음 말이다. 스티븐스는 이 생각이 두 가지 이유에서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이유는 유밸디의 사례에서 뚜렷이 살펴볼 수 있다. 경찰은 모든 사람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없고, 거의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경찰의 첫번째 목적은 범죄가 발생한 후 이에 대응하는 것이지만, 자료에 따르면 이마저도 잘 수행하지 못한다. 유타 대학의 형법학 교수인 시마 보먼에 따르면 실제로 전체 중범죄의 약 11%만 체포되고, 약 2%만이 유죄 판결로 종결됨을 알 수 있다.


둘째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부와 경찰은 범죄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당신이 신고 전화를 걸었음에도 그들은 출동할 필요조차 없다. 워싱턴 D.C. 최고법원은 '정부와 그 대리인은 특정 시민에게 경찰 보호와 같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일반적인 의무가 없다는 기본 원칙'을 분명히 밝혔는데 이러한 원칙은 한 섬뜩한 사건에 의해 수립되었다. 1975년 3월 16일 두 남자가 워싱턴 D.C.의 한 주택 뒷문을 부수고 침입했다. 가장 먼저 2층에서 한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자 3층에 사는 동거인들은 비명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첫번째 신고 전화는 응답의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이에 경찰관들은 뒤늦게 출동, 주택 문을 노크하였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어 주위만 순찰한 뒤 현장을 떠났다. 그들이 두번째로 경찰에 신고하였을 땐 출동조차 없었다. 결국 범인들은 14시간에 걸쳐 세 여성 모두를 납치, 강탈, 강간, 폭행했다. 


해당 사건은 법적 여파로 이어졌는데 피해자들은 시와 경찰서를 직무 방기로 고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정부가 피해자들의 신고에 응답하거나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없다면서 고소를 기각했다. 이런 법원의 판결이 유례없는 것은 아니다. 스티븐스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에서 이와 유사한 법률이 있으며, 그중 일부는 상당히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캔자스 주에서는 경찰 보호의 과실을 이유로 시민들이 정부를 고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가 하면, 캘리포니아 주법은 "공공 단체나 공무원은 경찰 부서를 설립하지 않거나 기타 경찰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관료주의의 본질


물론 경찰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울 법적 의무가 없다 한들, 대부분은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경향성을 지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관료주의는 그 성격상 경찰 부서가 이런 경향성을 지니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는 유밸디 사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밸디 경찰서장 페드로 아레돈도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묘사는 관료주의적 절차와 적폐가 생명을 앗아가는 모습을 폭로한다. 주 경찰들의 진술에 따르면 범인이 이미 100발 이상의 총탄을 교실 벽과 문에 난사했으며 4학년 학생들이 겁에 질린 채 범인과 함께 교실 내에 갇힌 상황임에도 아레돈도는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교실 내 진입 보류를 명령했다. 경찰관들은 당초 아이들을 구조하기도 전에 용의자를 제압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용의자가 바리케이트를 치는 상황으로 바뀌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찰서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스티븐 맥크로 주 경찰국장에 따르면, 서장 지시에는 판단 오류가 있었다. 빗발치던 아이들의 911 신고 전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실 안에서 범인이 산발적으로 총격을 가하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바로 근처 교실에서 범인이 아이들을 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토콜만을 논하며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는 경찰관들의 모습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지만, 이는 관료주의에 만연히 내재되어 있는 “더딤과 해이함”에 의거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완벽히 보여준다. 유밸디 시의회는 비난 끝에 사의를 표명한 아레돈도 경찰서장의 사표를 수리했지만 분명한 것은 유밸디 경찰의 대응 부족은 관료주의 그 자체의 특징이며, 이는 경찰서장 개인의 리더십 부족을 훨씬 뛰어넘는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경찰은 대개의 경우 범죄로부터 개인을 보호할 의무가 없고, 보호한다고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 911만 부르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미국인들의 믿음은 현실과 다르며, 유밸디 사건 뿐만이 아닌 수많은 비극적인 사례들이 현실을 보여준다.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입니다.

Jon Miltimore, Uvalde Footage Underscores the Myth of Police Protection: 'Just Call 9-1-1’, 14 July, 2022

번역: 신유정

출처: https://fee.org/articles/uvalde-footage-underscores-the-myth-of-police-protection-just-call-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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