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버스와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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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왕재윤 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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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부터 누워서 갈 수 있는 침대형 고속버스가 도입된다고 한다. 이른바 ‘프리미엄버스’라고 불리운다.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에서 침대형 고속버스가 필요할까? 싶지만 이런 버스의 등장에는 KTX와 저가항공에 있다고 본다. 과거 필자의 가족이 명절기간 자동차로 서울에서 마산까지 20시간이 넘게 걸린적이 있었다. 차가 너무 밀리다보니 휴게소를 들어가지도 못하고 밤을 지세우기도 했었다. 이런 교통체증은 개인소득의 증가로 자가용이 증가하는데 비해 도로시설이나 대체 교통편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철도와 항공권은 준비된 수량이 적어 제때 예매하지못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러나 2004년 KTX가 개통된 이후 우리의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버스로 5시간이 걸리던 것이 3시간 이내로 줄고 항공권보다 저렴한 KTX가 등장하면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지금 명절기간 서울-부산간 자동차 이동시간이 평균5~6시간 이내로 줄고 극심한 정체현상이 완화되었다. 이는 그동안 확충된 도로개통의 효과도 크지만 교통수요의 분산과 함께 사회의 변화로 명절기간 해외여행수요 및 역귀성으로 인해 완화된 현상이다. 그동안 고속철도는 전국 산천을 누비며 정차역을 늘리고 구간소요시간을 줄이기위해 선형개선 및 신노선을 개통해왔다. 현재 ‘정차역이 너무 많다’라는 지적이 있지만 전국의 반나절 생활권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겠금 노력중이다. 이에 메이저항공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고 신규로 저가항공사들이 많이 생겼다. 저가항공사는 차별화된 기내서비스보다는 저렴한 운임으로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속버스는 운행속도향상과 정시운행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승객들이 철도 및 항공기의 편의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해왔다. 그 결과가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와 같은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등장이다.
사실 버스와 항공기는 서로 반대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버스는 항공기에 비해 저렴한대신 느리고 항공기는 버스에 비해 빠른대신 비싸다는 점과 공항에서 도심접근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두 개의 장단점을 절충한 고속열차의 등장으로 도심의 역사를 이용하여 목적지까지 정시도착이 가능해졌다.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버스와 항공기의 서비스 개선 및 효율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쟁의 결과물은 소비자가 누리게 된다.
이처럼 시장경제체제에서 대체제가 등장함에따라 경쟁사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과정에서 특정분야의 운송업체가 터무니없이 비싼가격을 제시하는것도 아니다. 시장수요를 독점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 모든 시장경제의 결정은 소비자가 하고 가격이 너무 높으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그 틈새시장으로 대체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대형마트의 등장이 전통시장에 어떤영향을 미치었는지 살펴보면 대형마트가 등장한 이후 전통시장이 어려운상황에 놓였다. 그래서 국가는 법률적 장치를 만들었다. 현재 상생협력의 목적으로 대형마트는 한달에 2회 의무적으로 휴무를 하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가 생겨서 전통시장의 생존이 어렵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규제이다. 하지만 대형마트를 찾는 것은 소비자이고 전통시장을 덜 찾는것도 소비자이다. 대형마트 자체가 전통시장을 위기에 몰아넣은 것이 아니고 또한 규제의 대상도 아니다.
지금 보부상, 버스안내양들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역사적으로 시대변화에 따라 업종이 새로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전통시장도 사회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지 못하면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전통시장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못 쫓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각 전통시장들은 차별화를 위해 정(情)마케팅, 먹거리축제개최, 주차시설 및 보육시설확충 , 비현금결제수단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전통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국가의 간섭보다는 시장경제주체들의 자율적인 경쟁 및 발전을 통해 생존과 번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자고일어나면 없던 것이 생겨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사람마다 가진 능력이 다 다르듯이 어떤 것을 필요로 느끼는 욕구도 다 다르다. 상황에 따라 빠른 것이 필요하기도 하고 느린 것이 필요하기도 한 세상이다. 지나친 국가에 의한 간섭이 자율적인 시장경제의 작동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는 시장경체체제가 잘 돌아갈수있도록 혹은 잘 돌아가는 수레바퀴에서 튀어나온 돌멩이들을 줍고 주변을 정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한다. 이런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현명하게 선택을 하게되고 이런 선택들이 모여 국민들의 삶의질이 향상되고 이는 곧 국가의 성장 및 번영을 가져올 것이다. 필자는 다가오는 여름방학기간 국내여행을 가기위해 고속버스패키지를 이용할지 철도패키지를 이용할지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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